북한산에서 친구와 함께 한가롭게 마음을 비우고..
산행일시: 2007년 5월 5일(토요일)
날 씨: 아주 맑음
누 구 랑: 친구랑 둘이서
산행길에서:
산!!!
산이란 무엇이기에 그토록 갈증을 느껴왔었던가..?
그 깊은 뜻은 산을 찾음으로써 건강을 챙기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아 실현을 위함이 아니던가..?
보고 배우고 느낌으로서 베풀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함이었는데 그 동안 산이라는 굴레에 빠져 또 다른
사각지대를 잉태하게 했으니 이제 그 사각지대를 새롭게 따뜻한 우정의 길로 바꾸기 위해서..
우산살의 하나 하나가 곱고 아름다운 우산을 만들어주듯
지나온 산길 하나 하나들 뒤돌아보며 벗들과 지인들과 함께 하기 위함이다.
지맥이나 기맥산행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다짐하기까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바로 들어가지 못해
친구들과 영원히 헤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처럼 삶의 의욕까지 잃어버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지기까지 했던 시간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일년동안 논밭에 나가서 힘들게 일했던 그때도
이랬었을까..?
이런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무엇보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아내였다.
그리고 다정한 친구들과 지인들....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의 따듯함에 고마움을 표한다.
힘든 산행중에도 뭔가를 남기고자 메모하고 사진찍고 호들갑을 떨었던 지난 추억도 이제는 뒤돌아보는
회상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짐하는 것이다.
그래 산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처음 맞이하는 연휴..
바래봉으로 철쭉구경을 갈까 아님 지장산 줄기나 한바퀴 돌아볼까 생각하다 언제부터 노적봉과 만경대에
함 가자했던 친구와 함께 북한산 산행길에 나서기로 한다.
아내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산행준비를 해주고서 체육관으로 발길을 돌리고 큰아들 녀석은 한양대학교
응원단에 열중하느라 어젯밤 집에도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아들을 둔 부모와 딸을 둔 부모의 차이일까..?
딸자식이 그렇게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편안한 생각을 할 수나 있겠는가..?
어쩜 그것도 우리만의 이기심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친구에게는 노적봉에 오르자 했으나 기분 내키면 숨은벽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릿지화에 자일 두동
그리고 막걸리 두병을 배낭에 넣고 불광역에 도착하니 친구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
초등친구는 언제나 허물없고 그저 반갑기만 하다.
친구에게 숨은벽이나 갈까 살며시 권했더니 거긴 다음에 가고 오늘은 노적봉에 꼭 한번 오르자 한다.
우리가 노적봉 만경대 릿지를 할 때마다 시간이 엇갈렸던 친구였기에...
그래 사부작사부작 노적봉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
사실 산행 끝나고서는 또 다른 친구들과 강서보건소 맞은편의 부산횟집에서 오후 7시에 약속이 잡혀있는
터라서 산행을 멀리 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어쨌거나 친구와 단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노적사에 도착된다.
노적사에서 노적봉을 오르려하는데 어떤 산님 한분이 이쪽으로 가도 길이 있느냐고 물어와 이쪽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조용한 길로써 노적봉에 오르는 길이라고 말씀드리니 뒤따르신다.
그렇게 해서 쉬엄쉬엄 노적봉에 올라 뜨거운 햇살을 피해 바위 밑 그늘에 자리를 잡고 친구와 둘이서
막걸리 두 병을 비우는데 친구의 배낭에도 막걸리가 한병....
노적사에서부터 함께한 산님은 술을 못 드신다해 길을 안내해 드렸더니 먼저 떠나시고...
(이 견봉은 내마음을 아는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노적봉을 오르고자 하는 산님 몇 분이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어 자일을
내려드렸더니 고맙다며 쉽게 오르신다.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만경대 오르는 것은 포기하고서 산성을 따라 진행하다 대남문에서 마지막 남은
막걸리 한병을 친구와 함께 비우고 평창통제소로 내려와 택시를 타고 구산동으로 이동 서부시립병원
근처의 성당 앞 홍어횟집에 들려 3명이서 삼합으로 쐐주를 마시는데 아내로부터의 전화가 걸려온다.
등촌동에서 중학교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면서 왜 오지 않느냐고...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 넘어버렸고 몇몇 친구들이 지금 어디냐고 전화다.
으크~~
바쁘다 바빠~
삼합으로 친구 3명이서 소주 3병을 비우고 먼저 일어나 택시를 잡아타고 마포구청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또 다른 약속장소로 발길을 재촉하는데 등산복입고 모임에 나간다는 아내의 질책성 전화..
어린이날 하루는 그렇게 온종일 친구들과 마시다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리고 늦은 시간에 날 태우러온
아내..
술에 대한 욕심을 비우지 못함은 의지력이 약함이 아닐까..?
일욜!!
일욜은 토욜의 후유증으로 하루 종일 쉬면서 집안일 돌보고 늦은 시간에 의정부로 나들이나가 처남식구들과
또 한잔 나누고 돌아오니 밤 11시다.
이제 술에 대한 욕심도 비워보자...
첫댓글 바위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오금이 저립니다. 산,사람,술 좋아하시는 것에 공통점^^!
다알만 한사람인디 한두잔 하시고 안주가 부족하면 저한테 부탁해요
수고하셨어요 대장님
근디 우리가 사우나에서 나온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