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7일에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에서 '국가소멸을 부르는 한국의 초저출산, 세계적 석학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세계 인구학 분야 권위자인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만(David Coleman) 교수를 초청하였다. 그를 초청한 이유는 콜만 교수가 이미 2006년에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인구가 소멸하는 1호 국가로 한국을 거명했기 때문이다. 초저출산과 유래를 찾기 힘든 고령화 속도를 경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해답을 내놓아야 할지를 심각하게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구는 631만9천402명으로, 20대(619만7천486명) 인구를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고령 인구’도 전년보다 46만여 명 늘어난 97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0%를 차지하여, 내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빠른 고령화는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에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미래사회 위험으로, 노동력 부족 국가로의 전환, 노동력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 잠재성장률 하락, 사회보장 부담의 증가, 재정수지의 악화, 노후소득의 불안정, 농어촌과 지방의 공동화(空洞化)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고령화의 큰 파도는 한국교회에서도 크게 일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1년에 실시한 ‘한국 종교 현황’ 조사에서 개신교인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종교지표’ 조사에서는 26%로 나타났다. 또한, 통계청에서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2015)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을 말하는 고령화율은 2015년에 13.3%이며, 개신교인 중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14.3%로 나타나 교회의 고령화율이 전체 인구의 고령화율보다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2005년 대비 2015년 60대 이상 총인구와 개신교인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총인구 중 60대 이상이 49% 증가한 것에 비해 개신교인 중 60대 이상은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고령화 증가 속도가 한국사회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점에서,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더욱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가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이 부정적일 것이라고만 단정 짓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노년층의 절대적·상대적 증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지만 과거의 노년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해진 노년층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토대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결과의 긍정적인 측면은 고령자의 특성 변화에 있다. 현대사회로 진입하면서 과거의 노인세대와는 달리 더 활동적이며 사회참여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을 뿐 아니라, 보다 주도적이며 능동적으로 자신의 노후의 삶을 설계하고 조정해 나가는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 이들을 일컬어 ‘뉴시니어’(New Seniors)이라고 부른다.
전 지구적인 고령화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보통의 노화’(Normal Aging)에서 ‘최적의 노화’(Optimal Aging)로 나아가고자 하는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와 ‘활동적 노화’(Active Aging) 등 적극적 노화 개념에 기초한 노인 정책과 교육 및 복지 체계가 수립되어왔다. 이러한 변화를 나타내는 시대를 가리켜 ‘신노년 시대’(New Aging)로 지칭한다. ‘신노년 시대’는 노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 의존에서 자립적인 삶의 추구, 활동적 노년으로의 전환 등의 특징을 갖는다.
한국목회데이터연구소(2023)의 <기독교 통계>(159호) '고령 교인의 신앙생활 및 인식 조사'에 의하면, 60대의 절반 정도인 49.5%가 ‘노인대학’ 혹은 ‘경로대학’이란 명칭이 시대에 뒤떨어진 명칭이라고 응답하였는데, 시니어는 자신을 노인으로 간주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인지 연령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2021)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한국노인 표본에서 노년기 시작 연령 기준 70세 이상이 74.1%인 것에 비해, 한국목회데이터연구소(2023) 설문 분석에서는 개신교 노인들이 노년기 시작 연령을 70세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8.5%로 일반 노인 표본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 개신교인들의 인지 연령에 의한 노화 인식이 일반 노인들에 비해 더 긍정적임을 볼 수 있다. 또한 75세 이후까지도 활동 가능하다는 응답이 55%가 넘는다는 점에서 한국교회 시니어 교인들의 활동 의지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개신교인 60대 중 30.2%는 교회가 자신을 교회의 동역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70대 또한 27.7%가 자신을 여전히 교회 사역에 참여 가능한 대상으로 봐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교회가 시니어들을 중심 세력으로 인정하고 이들에게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는 데 힘을 집중한다면 한국사회와 교회의 성장 둔화와 침체를 극복할 뿐 아니라 고령화 파도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2025년에 도래할 초고령사회를 맞아 고령 친화적 교회 혹은 연령 친화적 교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시대에 맞게 긍정적이고 주도적인 ‘성공적 노화’와 역량 강화의 관점에서 시니어와 노인들이 자신의 삶의 변화와 위기에 잘 적응하도록 도우면서,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인의 생산성과 활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첫댓글 할일이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