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스미스는
1700년대 초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골격을 잡은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나 그 당시에는 경제학이라는 과목이 없었다.
도덕철학이나 법철학 이런 제목이었다.
그가 경제학의 시조라고 불리 우는 몇 가지 배경 중 하나는
그가 인간이 지닌 이기심을 내리누를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이용하는 것이 경제 성장에 더 좋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 지닌 이기심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힘이 세다.
그리고 이것은 내리 누른다고 없어질 것이 아니다.
이것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잘 살리는 것이 오히려 사회 발전에 보탬이 된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 제조업자의 박애심 덕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돈벌이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한 이기적인 인간이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의 세상을 바라본 후
천연자원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 대신, 남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한다.
그것도 자신이 팔고 싶은 양만큼이 아니라 남들이 사고 싶어하는 양만큼,
자신이 꿈꾸는 가격이 아니라 남들이 인정하는 가격에.
<책-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그러나 과연 개인의 이기심에서 출발한 사회가 남을 위한 사회에 이르게 될까?
폐기품으로 사라지는 중고 핸드폰, 아무때나 걸려와서 집중을 빼앗아가는 광고성 전화와 이메일,
농약이 들어간 농산물, 심리학까지 이용하는 수 없이 많은 광고, 정치와 경제의 하룻밤 동거…
우리는 매일 아침 신문과 저녁 뉴스에서 인간 이기심이 만들어내는 거짓을 보고 듣는다.
개인 이기심에서 출발한 사회가 남을 위한 사회를 만들어 내려면
이 사이에 반드시 공정한(?) 경쟁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보고, 듣고, 때로는 스스로 저지르기도 한다.
공정한 경쟁이란 일종의 게임의 규칙 같은 것이다.
그러면 누가 이런 규칙을 만들고, 이런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나오면 누가 벌을 줄 것인가?
가장 바람직하기로는 시장 스스로가 공정한 게임을 어기는 이기심을 벌 주어야 한다.
시장 스스로 이런 기능을 갖지 못했을 때 ..
한 사회가 공정한 게임을 유지하기 위해서 져야 할 부담은 매우 크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는 가끔 한번씩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보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 남에게 더 친절해지고, 비용도 더 줄여서 값도 낮추고,
경기가 좋을 때도 손님이 무서운 줄 안다
이 규칙을 어겼을때 잃은 것이 더 크다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시장이 스스로 이런 기능을 몸에 익히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해야 한다.
어기고 돈 챙겨서 도망가버리는 놈이 있기때문이다.
단기 이익은 내가 챙기고 장기 손실은 남에게 미루는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된 카드 사태도 이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시장이 아직 이런 기능을 갖지 못했을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가나 관료가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사람은 믿어도 되는가? 그 사람들이 과연 공정한 규칙을 만들 것이며,
그 규칙을 공평하게 적용할 것이며, 어긴 사람에게 알맞은 벌을 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은가?
정치가와 관료는 은퇴하면 어디로 가는가?
자리에 있을 때 누가 도와달라고 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 도와줄 것이다.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혈맥, 학맥, 지맥이 끊일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더 큰 것은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 소수의 것으로 중간에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모두에게 가면 아주 미미한 돈이지만 소수에게 집중되면 아주 큰 돈이다.
그래서 다수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가운데 소수에게 엄청난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다.
각종 이익단체가 법을 없애달라, 또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로비는 모두 이런 것에 해당한다.
더 무서운 것은 조용히 법망을 피해가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은 말 할 것이다.
이 나이에 아직도 그런 어린아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세상 어느 곳 인간이 사는 곳에 그런 부분적인 기울어짐이 없는 곳이 있겠느냐고,
그런 것이 없으면 세상 사는 맛이 있겠느냐고,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역사책에 나오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니냐고….
나도 역시 아담 스미스처럼
인간이 가진 이기심이 인간 행동의 가장 큰 동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상사회를 꿈꾸었던 앞서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지 못해서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기심을 인정하고 여기서 출발한 사회 역시
자연의 운행처럼 스스로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한국 사회에 앞으로 많은 비영리 사회 단체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단 이들이 제2, 제3의 정치가 집단이나 관료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희망아래.
세상 사는 맛으로 치면
변학도가 있으면.. 어사또가 있어야
더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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