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의 주필대(周必大)가 지은 《이로당시화(二老堂詩話)》에 노인에게 나타나는 열 가지의 어긋남[十拗]을 말하였는데 “얼마 전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전의 일은 기억하는 것, 가까운 것은 보지 못하지만 먼 것은 볼 수 있는 것, 곡(哭)을 하면 눈물이 나지 않지만 웃으면 눈물이 나는 것, 밤잠을 자지 않고 낮잠을 자는 것, 가만히 앉아 있으려 하지 않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것, 연한 것을 먹으려 하지 않고 단단한 것을 찾는 것, 자식은 아끼지 않지만 손자는 아끼는 것, 큰일은 묻지도 않으면서 사소한 일에 잔소리하는 것, 술은 적게 마시면서 차는 많이 마시는 것, 따뜻하면 나가지 않다가 추우면 나가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익 선생이 쓴《성호사설(星湖僿說)》의 내용은 《이로당시화(二老堂詩話)》의 것과 조금 다르지만 아래와 같다.
노인(老人)의 열 가지 어긋남[拗]이란,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곡할 때에는 눈물이 없고 웃을 때에는 눈물이 흐르며,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되어도 눈 앞의 일은 문득 잊어버리며, 고기를 먹으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이 모두 이 사이[牙縫]에 끼며, 흰 얼굴은 도리어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지는 것이니, 이는 태평 노인(太平老人)의 명담(名談)이다.
내가 장난삼아 다음과 같이 보충해 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보면 오히려 분별할 수 있는데, 눈을 크게 가까이 보면 도리어 희미하며, 지척(咫尺)의 말은 알아듣기 어려운데 고요한 밤에는 항상 비바람 소리만 들리며, 배고픈 생각은 자주 있으나 밥상을 대하면 먹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원문) 老人十拗者白日頓睡夜間不交睫哭則無淚笑則泣下三十年前事總記得眼前事轉頭㤀了喫肉肚裡無總在牙縫裡面白反黑髮黑反白此太平老人袖中錦也余戯為之補曰㣲睇逺眺則猶辨而大開目近視反迷咫尺人語難別而靜夜常聞風雨聲頻頻有飢意對案却不能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