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죽음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가진 것들도, 사회적인 지위와 능력도, 그 어떤 것도 죽은 이를 살리지 못합니다.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며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우리를 주님께서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제1독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알려 줍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이 사랑은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복음에서 ‘마르타와 마리아, 라자로를 사랑하신’(요한 11,5 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랑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하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정말로 가져야 할 것, 곧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믿음을 가진 신앙인이 됩시다. 라자로가 죽음에서 일으켜졌던 것처럼, 이 믿음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소중하신 예수님까지 희생시키시면서 우리를 살리시려는 하느님 사랑의 초대가 이 믿음 안에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을 외면하면서까지 무엇인가 가지고 싶어질 때마다, 마르타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아멘.
(김재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