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발자국 따라 신비로운 지질 탐험,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
경북 청송군
수정일 : 2020.12.15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 명소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백석탄
신성계곡 녹색길은 주왕산과 주산지로 유명한 청송이 숨겨둔 ‘또 하나의 보물’이다.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신성계곡을 따라 걷는 녹색길은 굽이마다 지질 명소가 여행객을 맞는다. 깎아지른 암벽 위에 날렵하게 자리 잡은
방호정을 시작으로 쥐라기 공룡 발자국 화석, 한반도 지형, 만안자암 단애, 기암괴석이 융단처럼 펼쳐진 백석탄
포트홀 등이 12km 가까운 녹색길 3개 구간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 출발점인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
주차장이 잘 갖춰진 출발점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평탄해, 아이들도 부담 없이 걷는다. 그래도 부담이
된다면 지질 명소가 모여 있는 1구간(4.2km)만 걸어도 좋다.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신성학습관)에 상주하는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상세한 그림지도까지 챙겨 출발하자.
깎아지른 암벽 위에 날렵하게 자리 잡은 방호정
하늘하늘 갯버들 군락지를 지나 첫 지질 명소인 방호정에 이른다. 방호정(경북민속문화재 51호)은 조선 중기
산림 처사로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한 방호 조준도 선생이 아침저녁으로 어머니 묘소에 문안 인사를 드리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정자가 들어앉은 암벽도 볼거리지만, 그 아래 조각칼로 그은 듯한 퇴적암층이 신기하다.
평야 지대를 여유롭게 흐르던 하천이 융기한 바닥을 빠르게 지나면서 남긴 흔적이다.
다시 병풍처럼 솟아오른 절벽 아래를 지나면 실물 크기 공룡이 움직이며 괴성을 지른다. 중생대 쥐라기 공룡
발자국 화석 입구에 실감 나는 공룡 모형을 설치했다. 여기서 50m 오르면 가파른 바위에 공룡 발자국 화석
400여 개가 보인다.
원래 물가 점토에 찍힌 공룡 발자국이 단단한 화석이 됐다가 지각 활동으로 솟아오른 것이다. 흙 속에 있던
공룡 발자국 화석은 2003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났을 때,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발견했다.
우연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은 경북을 대표하는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자리
잡았다.
길안천 물길이 절벽 위 소나무 군락을 휘감은 한반도 지형
이곳에서 10분쯤 걷다 가파른 계단 수백 개를 오르면 전망이 확 트이고, 눈 아래 우리나라 모양을 꼭 닮은 솔숲
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이곳은 아까 방호정을 지나 절벽 아래로 걷던 길이다. 길안천 물길이 절벽 위 소나무
군락을 휘감아 멀리 위에서 보면 한반도 지형을 이룬다. 자연이 만든 신비한 풍경이다.
붉은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만안자암 단애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사과 과수원이 줄을 잇는다. 과수원을 지나 갈대봇도랑길 징검
다리를 건너면 계곡 맞은편에 거대하고 붉은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신성계곡의 또 다른 지질 명소 만안
자암 단애다. 만안은 안덕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고, 자암은 붉은 암석, 단애는 깎아 세운 듯한 절벽이다.
중생대 백악기에 진흙과 모래, 자갈 등이 쌓여 퇴적암이 됐는데, 여기에 포함된 철 성분이 산소와 만나 붉은빛을
띤다. 동쪽을 바라보고 선 만안자암 단애는 이른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 빛을 받아 더욱 붉다. 덕분에 ‘붉은 덤(
언덕)’ ‘붉은 병풍바위’라고도 불린다.
만안자암 단애를 지나 한참 걷다 보면 신성계곡 녹색길의 마지막 지질 명소이자 으뜸으로 꼽히는 백석탄이 눈앞
에 나타난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란 뜻이 있는 백석탄은 이름처럼 눈부시게 흰 퇴적암이 카펫처럼
깔렸다. 희다 못해 푸른빛이 감도는 바위가 겹겹이 둘러싼 모양이 마치 작은 히말라야산맥을 보는 듯하다.
이암편(진흙이 굳은 이암이 떨어져 나가 퇴적된 것), 사층리(지층의 단면이 비스듬히 누운 상태), 생흔화석(생물체
의 활동이 퇴적물에 남은 화석) 등과 함께 세찬 물살이 수백만, 수천만 년을 흐르면서 바위를 깎아 만든 구멍(포트홀, 돌개구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에서 8km쯤 떨어진 백석탄은 자동차로도 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청송의 대표 관광지 주왕산국립공원은 또 다른 지질 명소다.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이 주왕이라 자칭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실패하고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깃든 주왕산도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에 속한다.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용추폭포와 절구폭포, 용연폭포를 지나 절골계곡에 이르기까지 기암 단애와 주상
절리, 마그마 혼합대 등이 이어진다. 오랜 시간 신성계곡 녹색길을 걷느라 힘이 빠졌다면,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대전사를 둘러봐도 좋다.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대전사는 관음전
과 보광전 뒤로 웅장한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서 장관이다. 기암을 마주 보고 솟아오른 장군봉까지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왕산국립공원 인근에는 청송백자전시관과 체험관,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한옥민예촌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5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청송백자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생활 도자기다. 흙으로 빚는 다른 백자와
달리 하얀 도석을 곱게 빻은 가루로 만들어, 눈처럼 희고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다.
청송백자체험관에서는 도자기 채색과 물레 체험 등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청송백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청송백자체험관과 전시관 앞마당에 청송백자를 굽던 사기굴과 사기움을 재현했다. 원료 준비부터 성형, 건조
까지 도자기를 제작한 사기움은 청송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통 공방이다.
싱그러운 숲속에서 묵을 수 있는 청송자연휴양림
청송백자전시관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유아숲체험원과 숲속의집, 야영 덱 등을 고루 갖춘 청송자연휴양림이
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싱그러운 숲속에서 묵을 수 있는데, 인기가 높아 일찍 매진되니 서둘러야 한다.
10명 이상 단체는 하룻밤 머물지 않더라도 숲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휴양림을 구석구석 돌아보거나, 자연물을
이용해 곤충과 목걸이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신청한다.
〈당일 여행 코스〉
신성계곡 녹색길 1구간→청송자연휴양림→청송백자전시관→주왕산 대전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신성계곡 녹색길 1~3구간→청송자연휴양림
둘째 날 / 청송백자전시관과 체험관→주왕산 대전사(용추폭포 트레킹)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문의 전화
-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 054)873-5116
-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194
- 주왕산 대전사 054)873-2908
- 청송백자전시관(청송문화관광재단) 054)874-0101
- 청송자연휴양림 054)872-3163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청송,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4회(08:40~15:30) 운행, 약 4시간 10분 소요.
청송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청송-현동 농어촌버스 이용, 도평버스터미널에서 도평-안덕 농어촌버스 환승, 신성1리 정류장 하차,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까지 도보 약 8분.
○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경서로 우회전→충효로 현서·영천 방면 우회전→청송로 현동·청송 방면 좌회전→방호정로 길안·안동 방면 좌회전→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가 궁금하시다면? KQ 접속!
- 방호정민박 : 안덕면 방호정로, 054)872-0528
○ 식당 정보
- 대궐안집 : 한식, 안덕면 방호정로, 054)872-5330
- 대성식육식당 : 불고기, 부남면 대전로, 054)872-3429
- 주왕산청솔식당 : 산채비빔밥, 주왕산면 공원길, 054)874-5358
○ 주변 볼거리
청송 주산지, 달기약수탕, 청송 얼음골, 운봉관, 청송 송소고택
글 : 구완회 (여행작가)
사진 : 구완회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