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적산 정상 육각정 (광주광역시 소재)

해발 350m 지점에 위치한 동굴 약수터


동·남쪽 방향으로 시야가 확 트여 해발 700m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선사함
◆ 나도 모르게 도사가 되다 ◆
7년 전 노대동으로 이사온 이래 시간이 있을 때면 마을 뒷산인 분적산을 오르곤 한다.
분적산은 5단지에서 산 정상까지 2.7km이며 성인 보통 걸음으로 오르는데 50여 분, 왕복
1시간 30여 분이 소요된다.
3년 전 햇살이 따가운 봄철 어느날 동네 만물상에서 창이 넓은 밀짚모자를 사서 쓰고 산을 오르던 중 산에 무슨 식물이 서식하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에 등산로 부근 숲을 돌아다니다가 꾸지뽕나무 서식지를 발견했고 그 중 작은 꾸지뽕나루 하나가 지팡이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을 보고 산을 오르내릴 때 요긴하게 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
그 후 등산 중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내릴 때면 지팡이 형태를 띤 그 꾸지뽕나무가 자꾸 생각이났고
드디어 어느날 톱과 정전가위를 들고 산을 올라 그 나무를 베어 내려오면서 울창한 숲에 작은 나무 하나쯤은 자연훼손이 되지 않는다고 나의 행위를 스스로 정당화시켜 버렸다.
나무 껍질을 벗기고 잘 다듬어 말린 후 니스칠을 하고 나니 훌륭한 지팡이가 되었고
창이 넓은 밀짚모자에 기다란 지팡이를 짚고 사색을 하며 산길을 걸어갈 때, 아는 사람을 만나면 ‘도사님! 가십니까?’ 하며 농담을 걸어오기도 하였고 때로는 모르는 사람들도 뭐라고 수근거리는 것 같아 좀 쑥스러울 때도 있지만
누가 뭐래도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밀짚모자와 경사로를 오르내릴 때 도움을 주는 골동품 같은 지팡이가 어쩐지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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