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에 서 있을지라도 김옥춘 외로운 날은 나 있는 곳이 세상의 끝이 된다. 행복한 날은 나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 된다 가난한 오늘이 외로운 오늘이 세상의 끝이라면 가난하지만 감사할 줄 아는 오늘은 세상의 중심이다. 외롭지만 자연과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오늘은 세상의 중심이다. 날마다 외로워서 날마다 가난해서 날마다 나 있는 곳이 세상의 끝 같지만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날마다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 날마다 사랑의 가슴으로 날마다 세상의 중심에 나를 세워야 한다. 2005.10.10 | 술을 마시면 김옥춘 취한다 나를 취하게 하는 것은 늘 사랑스러운 너다 때때로 실망스러운 나다 취한다 나를 취하게 하는 것은 사랑스럽기만 한 네게 빠져들어 헤어나기 싫은 나 자신이다 나를 취하게 하는 것은 때때로 실망스럽기만 한 내게서 도망치고 싶은 나 자신이다. 술을 마시면 취한다. 때로는 너 때문에 때로는 나 때문에 너를 사랑해도 취한다 때로는 너 때문에 때로는 나 때문에 취한다 2005.10.12 |
세상은 신은 김옥춘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 맞을 것이다. 신은 편애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세상은 나의 것이 아닌 것이 맞을 것이다. 인생은 나의 것이 아닌 것이 맞을 것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무엇 하나 맘대로 되는 것이 없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 맞다 나 가난한 만큼 불공평한 것이다. 신은 편애하는 것이 맞다. 나 불행한 만큼 편애를 한다. 세상은 가진 것 많은 너의 무대가 맞다 인생은 사랑받는 너의 보람이 맞다.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것은 신이 아닌 나와 우리 모두다 신의 사랑이 공평하게 만드는 것은 신이 아닌 나와 우리 모두다. 가난하지 않은 이의 세상은 언제나 공평하다 사랑받는 이의 신은 언제나 공평하다 2005.10.13 | 중년의 가을 가슴앓이 김옥춘 여린 잎으로 저 산을 오르더니 붉은 단풍으로 저 산을 내려오는구나. 부풀어 가는 꿈처럼 그렇게 저 산을 오르더니 꿈꾸던 빛깔이 되어 그렇게 저 산을 내려오는구나. 꽃향기 실은 봄바람과 함께 저 산을 오르더니 바스락거리는 가을바람과 함께 저 산을 내려오는구나. 산을 올라간 봄은 가을이 되어 내려오는구나. 그리고 그리고는 춤을 추는구나. 춤을 추는 너는 새싹이었으며 봄이었으며 푸르름이었으며 여름이었으며 열매를 남긴 꽃이었으며 섭리에 충실한 아름다운 자연이었구나. 춤을 추며 떨어지는 너는 으스러져 흙이 된다 해도 아름답기만 한 삶 간직한 아름다운 자연이구나. 춤을 추어야 하는 나도 아기였으며 걸음마였으며 청춘이었으며 열정이었으며 사랑이었으며 섭리에 충실한 아름다워야 할 자연이었구나. 춤을 추어야 하는 나도 열정의 빛깔 두려움의 빛깔까지 얼굴에 그대로 물들어가는구나 돌아가 흙이 된다 해도 아름다운 삶 간직해야 춤출 수 있겠구나 오늘 하루를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야겠구나. 오늘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구나. 단풍들고 낙엽 지는 오늘 아름답지만 두렵고 외롭구나. 2005.10.18 |
커피 한잔 하세요 김옥춘 향기를 드리고 싶어요 온기를 드리고 싶어요 내 마음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그래서 커피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향기로운 삶이길 바라요 따스한 가슴이길 바라요 사랑 가득한 하루하루이길 바라요 그래서 그래서 커피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2005.10.20 | 가을날의 빗소리 김옥춘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빗소리가 들립니다.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가을 빗소리가 평화롭습니다. 자연의 소리라서일까요? 재앙이 아닐 거라는 믿음 때문일까요?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빗소리 따라 마음 걷기 시작했습니다.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가을 빗소리가 외롭습니다. 낙엽 지는 날 앞두고 있어서일까요? 사랑은 비껴가도 이별은 비껴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인생이기 때문일까요?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빗소리가 단풍의 볼을 타고 흘러 떨어집니다. 그리워 그리움에 사무쳐 빗소리 볼 위로 흐릅니다. 사랑의 가슴이 그립습니다. 이별도 아픔도 두려워하지 않을 사랑으로 그대 걸어오소서. 다닥 다닥 다닥 또독 또독 또독 2005.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