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농가에서 농후사료와 볏짚만을 먹이는 관행적인 한우 사육을 하고 있다. 이는 편리하기는 하지만 사료효율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나타낸다. 이제라도 옥수수나 총체보리 등 영양가치 높은 조사료에 눈을 돌린다면 지금까지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올림과 동시에 사료비를 크게 절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백봉현(축산연구소 한우시험장장)
우사육에서의 생산비 절감책으로는 우선 양질 조사료의 생산과 이용을 들 수 있다. 최근 전업농가를 중심으로 사료용 보리, 이탈리안라이그래스 등 답리작 사료작물 재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러한 양질조사료의 이용은 배합사료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국제 경쟁력 향상과 더불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이들 양질 조사료의 급여가 사료비 절감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위주로 알아보고자 한다.
농후사료 못지않은 보리 총체 담근먹이 보리 총체 담근먹이는 볏짚보다 조단백질 함량이 높고 가소화 양분 총량(TDN)도 약 64%가 함유돼 있다. 이정도의 영양소를 가지는 사료라면 조사료라기보다는 강피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보리 총체 담근먹이는 황숙기에 보리 알곡과 잎줄기를 함께 담근먹이로 제조하므로 영양가가 높다. 거세한우 비육시 조사료로 볏짚과 보리 총체 담근먹이로 구분해 비육한 결과 보리 총체 담근먹이를 이용할 때 볏짚 급여시보다 24% 더 자랐으며 비육우가 1kg 비육되는데 필요한 배합사료량도 1.3kg이나 적게 소요돼 배합사료를 19%나 절감할 수 있었다<표2>. 또한 볏짚 급여구보다 출하체중이 24% 더 높았을 뿐 아니라 육질 1등급 출현율도 7% 향상됐고, 육량도 B등급 이상 출현율이 11% 개선됐다. 종합해 보면 보리 총체 담근먹이 급여는 증체량 향상뿐 아니라 배합사료 소요량이 절감돼 마리당 월간 소득이 볏짚 급여구에 비해 100% 증가하므로 결국 생산비도 그만큼 절감된다고 볼 수 있다.
옥수수는 다수확과 영양효과가 강점 단위 경지면적당 생산량이 많은 옥수수 담근먹이를 한우 사육에 이용한다면 한우 생산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옥수수 담근먹이의 장점은 발효과정에서 미생물들의 활동으로 사료의 pH(산도)를 떨어뜨려 부패성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료의 안전성과 저장성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영양분 함량도 높아 농후사료의 절감효과도 크다. 거세 비육에서 조사료로 볏짚과 옥수수 담근먹이를 사용한 결과 옥수수 담근먹이 급여시는 같은 출하월령에 체중이 70㎏ 더 높았으며, 육질을 평가하는 근내지방도에서도 볏짚 급여시보다 19%나 향상되는 반면 육량 등급에서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육성기 거세한우에 같은 배합사료를 급여하면서 조사료로 옥수수 담근먹이룰 급여했을 때 일당증체량은 0.84㎏으로 볏짚 급여구의 0.61㎏에 비해 38% 정도 개선됐다. 그리고 볏짚 급여구의 1㎏ 증체당 농후사료 소요량 5.1㎏에 비해 옥수수 담근먹이 급여구는 3.9㎏으로 농후사료 요구량이 31% 정도 감소했다<표3>. 이상의 결과를 통해 육성기 거세한우에 옥수수 담근먹이를 급여하게 되면 조사료 섭취량 증대를 통해 일당증체량이 개선되며, 생산비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합사료 소요량을 경감시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육성기 동안 조사료 섭취량 증대는 반추위 및 골격 발달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옥수수 담근먹이의 가치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육질 등급에서도 볏짚 급여구에 비해 1등급 출현율은 증가하는 반면에 2등급 출현율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옥수수 담근먹이 급여로 인해 사료비는 볏짚 급여에 비해 20만 원 정도 더 소요되지만, 조수입 증가로 인해 실제로 소득은 19% 정도 개선된다는 점이다.
이탈리안 담근먹이는 출하 6개월 이전까지만 거세한우에 이탈리안라이그래스 담근먹이를 급여한 결과 일당증체량과 1㎏ 증체당 농후사료 요구량은 개선되됐으나 육질 및 육량 형질의 개선 효과는 없었다. 이는 이탈리안라이그래스의 건물이나 영양분 함량이 옥수수나 보리 담근먹이보다 낮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표4>. 이탈리안라이그래스 담근먹이를 비육후기까지 급여했을 때는 지방색이 진해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출하 6개월 전부터는 건초나 볏짚으로 변경해주는 것이 좋다. 이탈리안라이그래스를 담근먹이로 제조할 때는 예건을 많이 해 건물 함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질배합사료(TMR) 급여에 의한 사료비 절감 섬유질배합사료는 기존의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분리 급여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인 소의 기호성 혹은 개체의 강약에 따른 사료의 선택채식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동시에 공급하는 효과로 반추위 발효 안정화를 유도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부존사료자원의 이용이 가능하고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원료사료의 수급 및 가격변동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육성기 거세한우에 대한 섬유질 배합사료 급여는 기존의 배합사료와 조사료의 분리 급여에 비해 일당증체량을 9% 개선시키며, 사료섭취량 역시 16% 증가시켰다. 반면에 비육후기에는 일당증체량과 사료섭취량 모두 분리급여구에 비해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한편 거세한우에 대한 섬유질 배합사료의 급여가 거세한우의 육량과 육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분리급여구와 섬유질 배합사료구간의 도체중과 배최장근단면적의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근내지방도의 경우 분리급여구의 4.7에 비해 섬유질배합사료구는 6.8로 45% 개선됐으며, 분리급여구와 섬유질배합사료구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각각 44% 및 89%로 나타나 섬유질배합사료구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이 2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거세한우에 대한 섬유질배합사료의 급여는 증체와 육량에 대한 개선효과보다는 육질 개선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거세한우에 대한 섬유질배합사료의 급여로 인해 기존의 분리급여에 비해 사료비는 2만6,000원 절감됐으며, 육질 등급의 상승으로 인해 조수입은 45만6,000원 증가됐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분리급여에 비해 섬유질배합사료 급여시 소득은 20% 증가해 한우 사육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비육기간 단축에 의한 생산비 절감 고급육생산에서 출하월령은 생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출하월령이 길어지면 유지사료는 많이 소요되고 비육속도는 떨어지므로 생산비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한우 사육농가들은 장기비육을 고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축산연구소에서 개발한 고급육 사양 프로그램은 출하월령을 24개월령에 맞춰 보급했고, 이때의 1등급 출현율도 70% 이상이었다. 출하체중은 조사료로 볏짚을 사용하는 경우 570kg 내외, 옥수수 담근먹이 이용시는 630kg으로 보급해 오고 있다. <표6,7>은 선도농가에서 24개월령 내외에서 37두을 출하한 성적을 나타낸 것이다. 출하월령은 24.5개월이었으며, 출하체중은 625kg, 등지방 두께는 11.3㎜, 등심 단면적은 82.2㎠ 이었으며, 근내지방도는 4.64로서 1등급 이상 출현률이 64.8%, 1+ 등급 이상이 35.1%였다. 화우의 경우 평균 출하월령이 현재 28~29개월령이나 일본 정부에서는 2013년까지 26개월로 단축하겠다는 정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우리 양축가들도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라면 출하월령을 길게 잡는 것은 재고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의 : 033-33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