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뉴스 302/1116]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자
한국고전번역원(www.itkc.or.kr)에서 한 달에 한번쯤 이메일로 보내주는 ‘한시감상’서비스가 있다. 오랜만에 메일함을 보니 11월 11일자인데 제목이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필자 장유승 단국대교수 )였다. 평소에도 ‘나는 학생이다’라는 말을 좋아한 지라 얼른 열어보았다. 송강 정철의 현손이라는 정호鄭澔의 한시를 풀이하면서, 그가 썼다는 마음에 쏙 드는 글을 인용했다. 어설프게나마 그 글을 한지에 써보았다<사진>.
글 말미에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언급했는데, 왕년에 간디의 자서전을 읽으며 줄 쳐놓은 곳도 많았는데, 이 말은 듣느니 처음이다. 역시 사람은 자기의 필이 끌리는대로 기억을 하는 것같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이나 어떤 책(아니면 어떤 구절), 그것도 아니면 어떤 사건이나 현상들을 접하며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순식간에 휘까닥 바뀔 수 있는 게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은 여러 번 된다’는 말을 하리라. 필자는 아마도 이 구절이 뇌리에 팍 꽂힌 모양이다. 그러니, 그와 같은 의미로 정호의 글을 발견했고 인용했으리라. 아래는 정호의 글이다.
師曠有言 *사광은 춘추시대 음音을 잘 분별하는 진나라 악사樂士
幼而學之 如日初昇 *초승은 처음 해 돋는 모양
壯而學之 如日中天
老而學之 如夜秉燭 *병촉은 촛불을 쥔다
幼壯之學 無以尙已 *상이는 이미 좋다
旣老且學 毋曰晚矣 *무왈은 말하지 말라
以燭照夜 無暗不明 *무암불명은 어디든 환하니 어두운 곳이 없다
燭之不已 可以繼暘 *계양은 햇빛이 계속 비치다
暘燭雖殊 其明則均 *유수는 비록 다르다
其明則均 其味愈眞 *유愈는 더욱
所以衛武 九十作詩 *위무는 위나라의 무공
老而冞篤 其惟我師 *미冞는 더욱, 깊게
한시가 아니고 일종의 잠箴이리라. 모르는 한자도 별로 없고 해석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 풀이를 보자.
사광師曠이 말하기를 “어려서 공부하는 것은 해가 처음 떠오르는 것과 같고/젊어서 공부하는 것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것과 같으며/늙어서 공부하는 것은 밤에 촛불을 켜는 것과 같다/그러니 어리고 젊을 때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늙어서 배운다하여 늦었다 하지 말라/밤에 촛불을 켜면 아무리 어두운 곳도 밝아지나니/계속 촛불을 켜두면 햇빛을 대신할 수 있다/촛불과 햇빛은 다르긴 하지만 밝기는 마찬가지/밝기는 마찬가지이나 그 맛은 더욱 진실하다/이 때문에 위무공衛武公은 아흔 살에 시를 지었으니/ 늙을수록 더욱 독실하여 나의 스승이다”
실제로 정호는 나이가 들수록 사광처럼 공부를 더욱 독실하게 했다고 한다. 함경도 관찰사를 지낸 정호가 63세에 함경도 삼수갑산으로 귀양을 갔는데도 조금도 비관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열공’을 했다고 한다. 2년여 후에 풀려나 벼슬이 영의정까지 오르며 당시로는 천수인 89세까지 살았다는데, 간디가 말했듯 ‘내일 죽을 것처럼 (치열하게) 살고, (나이를 핑계로 포기하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운 것’같다. 그러나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그 반대로 사는 사람들(영원히 살 것처럼 살면서 배움에는 게으름을 부리는 부류)이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일 터. 그러니 세월이 흐를수록 쌓이는 것은 오로지 한숨과 후회뿐인 것을. “죽을 때까지 학생學生이다”고 한 사람은 중국의 작가 왕멍王蒙이다( 졸문 참조. http://yrock22.egloos.com/3992). 우리 모두 반성할진저!
첫댓글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자.
새벽부터 눈에 쏙 들어오는 말이네.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찬샘뉴스만 봐도
여러 사람 성공스토리를 잘 알수있지 않은가?
나 역시 길거리를 걷다가 음악학원을 지나면 지금부터 섹스폰이나 배울까?
붓글씨나 배울까?
그림이나 배울까?
하지는 못하고 배울까? 타령만 하고있다.
어느친구는 회사다니며 한문1급 자격증을 땃다네.어느지인의 형수 수년간 아침마다 출근을 하기에 저분이 다니는 회사는 정년이 없나보지했는데 어느날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이 모이기에 왠일이냐 물어보니 68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네.그동안 늦깍이 학생이 되어 한번도 결석안하고 졸업을 했다네. 지금 우리나이에도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는 친구들 보면 나이가 몇인데 정말 영원히 살려나보다 생각이든다.엇그제 멏달간 죽자사자 공부하여 공인중계사 시험보더니 뒤돌아서 다시 주택관리사 시험준비해야겠다는 낙겸친구도 대단하다.
장하다 아니 대단하다.
맨날 글쓰고 책읽고 틈틈히 농사짓고
정말 영원히 살아갈것 처럼 살아가는 우천친구가 부럽다.
당구계의 제2의 이상천이 되겠다고 매일 당구장에서 열공에 취한 우포 친구도 대단하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듯이.
영원히 살 것 처럼.
이 둘 사이의 외줄타기 인생.
테스형! 모르는 한문이 왜이리 많은기여, 정철처럼 한번 시작해볼까나, 우보스승님 좀 도와주소.
따르릉님, 당구를 즐겨하나 느는 속도는 거북이일세, 우리 고수님들의 기쁨조 해드릴정도까진 정진해야겠지.
어제 4구 즐당모임에서 완전 방전되도록 즐겼다.
또 하나의 규칙을 만들고자 한다. 2승한 멤버는 그 다음게임은 쿠션 두개로 마무리 하는 것으로 제안 하고자 한다. 우리 숫사자들은 지는 것을 싫어하니까!
우천님의 글 구석구석에 의미 부여가 다 되어있네. 우린 밤에 촛불 켜놓고 공부해야될 필요성! 에라, 이것도 만만치 않으면 ㅈ~옷불 잔치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