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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七 章. 고뇌(苦惱), 소중한 가치
( 一 )
일독문주(一毒門主) 안태강(安泰剛)은 급박하게 날아오는 전
서구를 보면서 씨익 웃었다.
"만우당이 당천우에게 대붕파가 당풍준에게? 흐흐홋! 하룻 강
아지들에게 당했단 말이지."
"하룻 강아지가 아닙니다. 문주, 대비를 해야 합니다."
호리호리한 키에 눈매가 날카로운 중년인이 안태강에게 주의를
줬다. 도관(道冠)을 쓰고 태극 문양이 새겨진 도복(道服)을 입
고 있었으나 도인은 아닌 것 같았다.
"흐흐홋! 제갈(諸葛) 선생(先生), 선생은 내가 젖비린내 나는
놈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얘기요?"
안태강은 몹시 기분 나쁜 듯 말투가 거칠었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이 가장 심한 문파를 말하라면 독문과 녹림
(綠林)이다. 관군(官軍)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곳이 녹
림이라면 좀더 강한 독성(毒性)을 찾아 부나피처럼 떠도는 세
계가 독문이다.
천하제일 문파라도 되는 듯 급격히 일어섰다가 누구에게 쓰러
지는 지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다반사인 독문 생리.
그러기에 대를 이어 가며 문파를 물려준다는 것은 장문이 평생
동안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심오한 문제였다.
인재난(人才亂)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지혜가 백출하거나
무공이 뛰어난 낭인들이 식객(食客)처럼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들의 마음을 잡는 일도 장문이 해야 할 일 중 큰 일이었다.
제갈문(諸葛雯).
삼고구류(三庫九類)의 모든 학문에 정통하다는 호북성의 지낭
(知囊) 이 바로 그였다. 계산(界山) 태생으로 마음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백 가지 지혜를 마음껏 사용한다는 모
사(謀士). 들리는 말로는 촉(蜀)나라의 명재상인 제갈무후(諸
葛武候)의 후손이라는 일설도 나돌았다.
그러나 영입(迎入)하는 데 기울인 심혈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잠잠했다. 대회의청(大會議聽)에서 한 말이라고는 '끝냅시다.'
뿐 그런 인물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들을 어찌 안다고 대비를
하라 마라 하는가.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뒤에는 당문 십절이 버티고 있습니다. 비록 비전(秘傳)
의 부육수(腐肉水)를 완성했다고 하지만 당문 십독과 당문 칠
병이 동원된다면 양패동사(兩敗同死). 지금은 물러서는 것이
최선이고, 선공기습(先攻奇襲)이 차선, 정면 대응이 가장 하책
입니다."
제갈문은 무표정한 얼굴로 남의 일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모습이 안태강의 비위를 심하게 건드렸다.
"제갈 선생은 부육수만 알고 화골수(火骨水)는 모르는 모양이
구려."
"똑같겠지요. 일독문의 신법이 아무리 빠르다 할지라도 당문
칠병을 피하지 못하는 한..."
"듣기 싫소!"
안태강의 고함소리가 쩌렁 대청을 울렸다.
"썩을년 때문에 그 동안 숨어 산 것만해도 억울한데 이제 또
애송이들까지 피하라고? 당문 십절 중 오절이 몰려온다면 몰라
도...음! 제갈선생은 물러가시오."
제갈문을 영입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이호법(二護法) 배원태
(裵原台)는 고개를 파묻고 잠잠히 있었다. 확실히 무골과 문골
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제아무리 지략이 뛰어나도 막상 싸움
에 임하면 그 차이는 현격하다. 배원태도 제갈문이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이만..."
제갈문은 망설이지 않았다. 물러나라는 명을 기다렸던 것처럼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회의청을 물러났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문주님!"
배원태는 문득 기이한 예감이 들어 황급석 문주의 말을 차단했
다.
"제갈문은 백계백출하다는 위인입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왔다
면 아예 목숨을 끊어 버리시는 게 어떨지..."
"그럴 가치나 있소?"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는 말이 있지요."
"쯧쯧쯧! 소심하기는...마음에 걸린다면 베어 버리시오. 출정
(出征) 전에 고사(告祀)를 지내는 것도 괜찮겠지.흐흐흐...!"
배원태는 길게 장읍(掌揖)을 하고는 황망히 제갈문의 뒤를 쫓
았다.
제갈문은 대회의청을 빠져 나와 자신의 숙소로 돌아오는 즉시
간단히 행낭(行囊)을 수습했다. 배원태가 뒤 따라올 것이고 자
신의 목숨을 노릴 거라는 예측은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
다.
'구파일방은 기반이 탄탄하다. 녹림은 어수선한 가운데 질서가
있다. 그들의 세계는 쉽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지, 가장 성
장 가능성이 빠른 곳은 역시 독문인데...'
생각을 이어 가면서도 신형은 밤 고양이보다도 날렵했다. 아!
지낭으로만 알고 있던 제갈 선생이 무공을 사용하다니 빛살처
럼 빠른 신형은 일 장 높이의 담을 쉽게 넘었다.
'당문주 당기룡은 호전적이며 지혜가 뛰어나다. 그에게 가면
대우를 받을수 있으나 대업이 완수되는 날...죽을 수 밖에 없
다. 사충전은 멸문 직전의 상태...결국 무산파라는 이야기인
데...'
쉬이익!
한줄기 바람처럼 쾌속하게 나아가는 신형, 장애는 물론 없었
다. 만일을 대비하여 도주로(逃走路)를 세밀하게 관찰했던 탓
이다.
그는 일독문주 안태강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자책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사람,
설혹 무공이 절륜하고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런 성격은
위험한 법인데 하물며 천방지축(天方地軸)은 말해 무엇하랴.
흥미를 잃은 그가 할 일이라고는 도주로를 탐색하는 것 뿐이었
으니. 한데,
"엇!"
제갈문은 헛 바람을 토해 내며 옆에 있는 수풀 속으로 뛰어들
어 몸을 숨겼다.
"그놈이 도주한다면 틀림없이 이 길을 택할 것이다. 한눈 팔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라!"
"예!"
이호법 배원태가 수하들을 이끌고 길목을 지키고 있지 않은가!
'배원태..나를 아는 친구로군. 너는...죽어야겠어.'
- 적과 싸울 때는 반드시 적정을 상세히 분석, 평가하여 결단
한 후 싸워야 한다.
'좌측 숲에 두 명, 우측 바위 뒤에 다섯 명 정도, 나무 위에
두명...저들은 부육수를 가지고 있을 테니 정면 충돌을 하면
당한다. 특히 배원태의 신법은 추측 불가...'
품에서 비표(飛剽) 두개를 꺼냈다.
'기회는 단 한번...'
생각을 정하자 선물 맞은 멧돼지처럼 달려나갔다.
"나타났다!"
나무 위에 있던 문도가 제갈문을 발견하고 황급히 외쳤다.
쉬익! 쉭!
"으아악!"
"커억!"
나무위에 있던 문도 두명은 날아온 비표에 변변한 대항 한번
못해 보고 허리를 굽혀 떨어졌다. 하지만 이때 나머지 문도들
은 자리를 박차고 튀어나온 직후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선제
공격을 가하지는 못했다. 제갈문의 태도가 너무나 여유만만했
으니까.
그는 도망갈 생각이 없는지 당당하게 버티고선 채 배원태를 바
라보며 빙긋이 웃었다.
"하하하! 배 형, 고맙소. 과연 배 형이 가르쳐 준 길로 오니까
아무도 없구려."
"이, 이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게냐?"
배원태는 너무 황당한 소리에 잠시간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제갈문이 방금 전에 보여 준 암기술 한 수는 똑똑히 기억했다.
필히 죽여야 할 놈이리는 생각을 다지면서.
"일찍이 배 형의 천거를 받아 일독문에 가입한 지 벌써 육 년
이 지났구려. 이렇게 낙향(落鄕)하는 길목까지 배웅해 주다니
내, 배 형의 은혜는 잊지 않겠소."
제갈문은 십년지기(十年知己)나 만난 듯 태연 자약했다.
"얘들아, 저놈을 핏물로 만들어 버려라."
순간 제갈문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배 형! 정말 미안하오. 내 잠시 눈이 멀어 취마옥환(翠魔玉
環) 한쌍을 가져 왔소. 그건 돌려 주리다."
제갈문은 황급히 왼 손목에 끼고 있던 취마옥환 두 개를 풀어
배원태에게 던져 주었다.
"응! 네놈이 정녕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감히 문주의 취마옥환
을 훔치다니..."
"다른것은 배형이 말한 곳에 숨겨 두었소. 지금 한 말은 정말
이오. 정 의심스럽거든 내 몸을 뒤져 보시오."
말하는 표정을 보다 보면 진정 억울하다는 기색을 완연히 읽을
수 있었다.
"네, 네 이놈!"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 나왔다.
비로소 제갈문이 횡설수설하는 이유를 알았다. 차도살인(借刀
殺人), 성격이 급하고 행동이 경박한 문주는 틀림없이 이놈 말
을 믿을 것이다. 제갈문을 죽이든 죽이지 못하든 간에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진배 없었다.
"쳐, 쳐라...어!"
공격 명령을 내리던 배원태는 또 한번 경악했다.
휘익!
공중으로 도약한 제갈문은 수하의 어깨를 밟고 멋들어진 부운
삼회(浮雲三回)의 신법을 펼쳐 몸을 세 번 뒤집었다. 단 한 번
의 방심이 만들어 놓은 거리는 무려 일 장 반 더욱이 제갈문은
쉬지 않고 쏜살같이 신형을 쏘아냈다.
"쳐라!"
배원태는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신법을 전개해 추격하기 시작
했다.
* * *
사천성과 호북성의 경계에 있는 산, 무산(巫山).
태양신 염제(炎帝)의 딸인 요희(瑤姬)가 죽어 무산 운우(雲雨)
의 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가! 아침이면
아름다운 구름이 산과 골짜기를 감싸고 저녁이면 혼탁한 먼지
를 말끔히 씻어 주는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미독환사(微毒幻士) 전유(全諭)는 심란한 마음으로 초여름 비
를 바라보았다.
무산파파가 노여움에 질려 파랗게 변한 얼굴로 갈홍아를 안고
폐관(閉關)에 들어간지 나흘 이제 소식이 올때가 되었건만 자
연석동(自然石洞) 깊은 곳에서는 숨소리 한올 들리지 않았다.
'휴우! 이번 기회에 장문의 마음이 변했으면 좋으련만...'
인적없는 산골에 그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고는 슬피 우는
산새 밖에 없었다.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우짖는 산새 소리
는 언제 들어도 구슬펐다.
- 야얍! 허허허! 조심하쇼. 이놈한테 물려면 약도 없소.
- 타앗! 사제나 조심하게. 하하하! 거 보게 역시 뱀은 믿을게
못 된다니까. 겨우 홍갈분(紅蝎粉) 한봉지에 꼬리를 마는 것도
병기 축에 속하나?
- 형님들, 그렇게 할 일이 없소. 오늘도 종아리 맞기 싫으면
빨리 약초나 캡시다.
모두들 떠나가고 난 빈자리는 썰렁했다.
치기 어린 목소리로 맑은 소성을 토해 낼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육십 년...사부가 죽었고, 당시 최고기재였던 무산신녀
(巫山神女)가 무산파 역사상 여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장문직을
맡았다.
무산신녀가 베푼 공덕(功德)이 그 얼마던가, 동으로는 운양(雲
揚), 서로는 흥산(興山), 북으로는 마천령(摩天嶺), 남으로는
건시성(建始城)...병에 걸렸으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 약
값으로 지불할 동전 한 문이 없었던 그들은 천리를 마다 않고
찾아왔고 무산신녀는 한번도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었어.'
전유의 입가에는 염화시중의 미소가 자연스럽게 그러졌다.
비록 몸은 고달펐지만 마음은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장문의 결혼, 사내아이의 탄생...
그러나 행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호전적(好戰的)인 당문
의 위협에 늘 고심해야 했다. 특히 물불 가리지 않는 투견(鬪
犬), 전위대의 검날은 너무 차가웠다.
모두들 떠나갔다. 모두들...
죽기 싫어서이기도 했지만 미온적(微溫的)인 장문에게 반감을
가진 문도들이 태반이었다. 역시 난세(亂世)에는 치세(治世)를
잘하는 군주보다 승리의 쾌감을 안겨 주는 용장(勇壯)이 환영
받기 마련이니까.
문도가 문파를 떠나다니...몇 남지 않은 장로들은 분노와 절망
과 냉엄한 현실을 실감했다. 자신들의 가치관으로는 상상할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렇다고 그들에게 제재를 가할수도 없었다. 다른 독문들과 마
찬가지로 그들이 아는 독술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의학 상식에
불과했다.
무산파 고유의 독술은 선택받은 극히 몇 사람만 전수받았다.
하지만 그들...진정한 무산파의 제자들은 전위대의 칼날에 추
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가관이었던 점은 구파일방마저 그들의 이탈(離脫)을 암중 묵인
한 점. 독문이 문파(門派)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뼈저리
게 절감했다.
하지만 당문은 어떤가? 막대한 힘을 축적하자 자신들이 떠벌리
지 않아도 하나의 문파로 정당하게 인정받지 않았는가.
힘이 지배하는 세상, 정당성(正當性) 앞에 힘으로 논증받는 무
림. 독문은 일어서기 쉽다. 야무진 독 하나만 개발하면 문도들
이 벌떼처럼 모여든다. 일어서야 한다.
많은 날을 그렇게 하소연해도 들은 척하지 않은 무산신녀, 아
니 무산파파. 그것이 답답한 전유였다. 지금은 막내조차 불귀
(不歸)의 혼(魂)이 되었으니.
"휴우!"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밤새도록 내린 비가 아침 공기를 더욱 상쾌하게 만들었다.
운공조식으로 간밤의 피로를 푼 전유는 깨끗이 씻은 솔잎을 꺼
내 어적거렸다. 송진(松津)의 찐득함과 떫으면서도 씁쓸한 맛
이 배어 나왔지만 입 안에 가득히 퍼지는 향기가 무척 좋았다.
산중에서 공복(空腹)을 달래는 데는 이만한 요깃감도 없었다.
문득 전유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암동을 걸어나오는 발걸음 소리, 피로에 지친 듯 질질 끌리다
시피하는 극히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내공이 정순한 고수라는
증거, 무산파파였다.
전유는 손에 든 솔잎을 버리고 벌떡 일어섰다.
"지금 정(鄭) 장로(長老)는 어디 있소?"
닷새 만에 처음 듣는 목소리. 평소 온화하던 무산파파의 음성
이 아니었다. 갈가마귀 수십 마리가 떼지어 까악거리듯 듣기
거북한 탁음(濁音)이었다.
"지, 지금 흥산성에 있습니다."
말까지 더듬 거려졌다. 전유는 급히 내공을 끌어올려 일주천
(一周天) 시켰다. 침착함을 찾으려는 행동이었다. 장문이 분노
로 이성을 잃었다면 자신이라도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
다. 그렇지 않다면 무림에 부는 혈겁을 무슨 수로 막겠는가.
무산파의 모든 독술은 무산파파가 집대성(集大成) 했다해도 과
언이 아니었다. 비록 이제는 갈홍아까지 네 명밖에 남지 않았
지만 성세를 누리던 때에 비해 절반 정도의 힘은 이들이 가지
고 있었다. 그 중 가장 강한힘을 가지고 있는 무산파파가 분노
한다면...
"애송이들은 어디 있나?"
"정 장로가 계속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전서에 의하면 애송이
들은 만우당과 대붕파를 멸문시키고 일독문을 찾으러 나섰다
합니다."
"그깟 놈들이 무슨 수로 만우당과 대붕파를 멸문시켜. 분명 당
문의 쓰레기들이 뒤를 받쳐 줬겠지."
"그 쓰레기들이...전위대주 암안독살 당천우와 중위대주 오독
일지 당풍준이라 합니다."
"당문 십절!"
"몇 명이나 뒤를 따르고 있는지는 사제도 파악치 못했다고 합
니다. 저...홍아의 상세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 사나흘쯤 요양하면 일어
날 게야, 하지만..."
말을 마치지 못한 무산파파의 눈에는 살광이 이글거렸다. 눈빛
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적어도 만여 명은 죽일 만한 눈빛
이었다.
'좋지 않구나...'
전유는 할말을 잊었다. 무산으로 데리고 올적에도 정상적인 생
활을 영위할수 있다고는 믿지 않았지만 현실화 되고 보니 세상
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홍아의 상세를 치료해 준사람이 멍청이라고 했나?"
무산파파의 탁한 음성은 깊이 침잠한 채 흘러 나왔다.
"정확한 것은 알수 없지만 정황(情況)으로 미루어 보아서...무
애객찬에 홍아가 있다는 말을 멍청이가 해주었습니다. 그 순간
엔 결코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바보가 아니야. 응급조치가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어. 그렇지
않았다면 홍아의 목숨은 벌써 끊어졌을 거야. 나 장로 무산파
의 계훈(戒訓)이 뭐요?"
"근검(勤儉), 절약(節約), 사랑(愛)입니다."
"종사(宗師)에 고하고 계훈을 바꾸겠소!"
"네에?"
전유는 깜짝 놀랐다. 계훈을 바꾸다니 있을수 없는 일이다.
무산파파란 이름이 존속하는 한 영원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다. 이런 일은 남만(南蠻)의 미개인(未開人)들도 저지르지 않
는다. 그러나 전유는 침만 꿀꺽 삼킬 뿐 아무 소리도 하지 못
했다. 곧 이어 들려 온 섬뜩한 일갈에 몸서리 쳐졌기에.
"무산파에 한 됫박의 쌀을 준 자에게는 가마니로 갚는다. 무산
파에 눈물을 흘리게 한자에게는 피를 받아낸다. 종사에 고할준
비를 하시오."
"자, 장문...!"
"종사에 고하는 대로 흥산성으로 출발하겠소. 일독문을 찾아갔
다고? 흥!"
냉소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것도 잠깐, 갑자기 무산파파는
신형을 날려 나는 새처럼 유연하게 고목 한그루를 향해 쏘아갔
다.
"자, 잠깐! 이러다 사람 죽이겠소."
고목위에서 다급한 말소리가 들리며 키가 멀뚱하게 큰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산파파의 육장 앞에 가슴을 훤히 드러내
싸울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놈은 오래 전부터 고목위에 숨어 있었다. 그 점을 나장로가
몰랐다면 고수중에 고수다.'
무산파파는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이 손녀를 해한 원수로만 보
였다.
"웬 놈이냐?"
"하하하! 무산파파는 성품이 온후하다 하여 내심 불안했는데
그렇지도 않군요."
"누구냐고 물었다?"
북풍한설처럼 차가운 말소리, 중년인의 유들유들한 음성이 기
분을 상하게 했다. 한 번 더 묻는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한다면
일장을 날릴 생각이었다.
"제갈문이라는 사람이오, 들어 보셨는가?"
순간 무산파파와 미독환사의 눈에 놀람의 빛이 스쳐 갔다.
"그대는 일독문에 투신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쫓기는 입장이지요."
"이유가 무엇인가?"
"당문과 부딪치지 말라고 건의했더니만...죽이려고 합디다. 그
래서 무산파에 몸을 의탁하려 하는데 받아 주실는지..."
일순 미독환사가 빠르게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무산파파에게
공손히 읍했다.
"장문, 제갈문이라면 호북성 제일의 현자(賢者)입니다."
돌려서 말했으나 내용은 명확했다.
"제갈문, 무공은 어디서 익혔는가? 신법은 상당히 고명하던
데."
무산파파의 안색은 많이 풀어진 상태였다. 아무리 분노를 했다
고 하지만 천성을 버리지는 못한 듯 온후한 어투였다.
'부족해. 당문을 상대할 배포는 있되 실력이 없어...어떻게
한다?'
"이리저리 떠돌다 몇 수 배웠지요."
"굳이 묻지는 않겠네. 일독문주에게 당문과 맞서지 말라고 건
의했다는데, 우리 무산파는 당문과 싸울 생각이네. 역시 같은
건의를 하겠나?"
말을하는 무산파파의 눈빛은 칼끝보다도 날카로웠다. 마치 속
에 있는 모든 것을 끄집어 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늙었지만 여장부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할수 있는 여
자. 좋아, 승부를 걸어 보지.'
"하하하! 싸움도 싸움 나름 아닙니까? 머리를 활용할 줄 안다
면 승산이 있지요."
"나 장로!"
무산파파는 제갈문을 쳐다보면서 미독환사를 불렀다.
"네."
"본파 계율에 하나를 더 첨가하자. 앞으로 무산파를 이탈하는
자는 지옥끝까지라도 따라가 척살한다. 그 누구를 막론하
고..."
"알겠습니다."
미독환사는 오랜만에 흐뭇한 심정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문파
일망정 이제야 비로소 기틀이 잡혀 간다는 뿌듯한 희열이 들었
기 때문이다. 문파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파가 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본파에 가입하겠나?"
제갈문은 조용히 장읍을 취했다. 문주를 대하는 예, 지난날 제
갈문의 모든것을 버리고 무산파 일원이 되는 순간이었다.
* * *
단비하는 전신을 팽팽히 긴장시켜 주위를 살펴 가며 은밀히 나
아갔다.
주루(酒樓)에서 만취하는 순간까지 정확히 말하면 만취한 몸으
로 주루를 나와 길모퉁이 한구석에 쓰러져 잠이 들기까지 한
여인의 눈이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눈의 임자가
한연지라는 것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연지는 흥산성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시도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았다. 아버지 단추강이 당문에 있는 한
도주할 염려가 절대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마치 단비하
의 진면목을 알고 정체를 밝혀 내겠다는 심산처럼 보였다.
그러기를 거의 닷새하고도 반나절, 그녀는 꼭 거지처럼 길모퉁
이에 쓰러져 잠든후에야 떨어졌다.
달도 별도 구름 속에 잠겨 버린 칠흑 같은 야밤, 행동에 자유
를 얻은 단비하는 번(番)을 도는 순라꾼들의 눈을 피해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 청림약방(靑林藥房) >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흥산성에서는 제법 이름이 나
있는 약방이었다. 주인 임은후(林殷厚)는 사천성 사람으로 의
독에 관한 지식이 풍부했다. 자그마한 키에 단단한 몸집을 지
녀 차돌 같은 인상이 풍기는 사람이지만 마음이 충후하여 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받고 있었다.
쉬이익!
울타리를 소리없이 넘은 단비하는 불빛 한 점 없는 약방 안으
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내부 사정에 익숙한지 쓸데없는 곳은
거치지 않고 곧바로 거실로 향했다.
드르륵!
장지문이 미미한 떨림을 토해 냈다.
"어서 오시게."
눈앞에 있는 손가락도 볼수 없을 정도로 칠흑같이 어두운 방안
에서 조용한 말소리가 들려 왔다.
단비하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다가섰
다.
"유독제는 만드셨는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다시...생각해 보게. 해독제도 없는
상태에서 잠복된 독을 이끌어 낸다면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도 있어."
"시간이 없습니다. 당철휘...그 친구가 괄려인(括呂仁:하눌타
리 씨앗)과 괴화(槐花:생나무 꽃), 용골(龍骨)을 다량으로 구
입 했습니다."
"으음! 용해제(溶解製)를 만들 심산이군."
"사천에서는 연화제라고 하지요."
"정말 악독한 심성이군. 연화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네 몸을
찢어 발기겠다는 것인데."
"그래서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이대로 도망친다면 잠시 목숨
을 부지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곧 잡히고
맙니다. 당문십절이 뒤를 따르고 있으니까 그리고 사천에 계신
아버님도 위험합니다."
"반항할 수는 없는가? 목승이 걸린 일이니까 그 정도는 이해할
텐데."
"당철휘는 지금껏 자신을 숨기고 있습니다. 진독은 한 번도 사
용하지 않았지요. 그의 독술과 한연지의 무공이라면 감당할 자
신이 없습니다."
"자네 가문은 독공이 약한 대신에 검공이 강하잖은가?"
"독공이든 검공이든 익히는 자의 자질에 따라 무위(武威)가 틀
려집니다. 아마도 저의 자질이 둔한 모양이지요."
"으...음!"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저의 몸을 정
상화시켜 연화제를 사용할 생각을 버리게 하는 것 뿐입니다."
"잘 알겠지만 유독제는 오독(五毒)인 부시독, 장기독, 혈액독,
신경독, 효소독을 고루 섞어야하네. 고통을 참지 못한다면...
누구도 구하지 못하네."
"독이라면 많이 겪어 보았지요."
"그런 독과 유독제는 틀리네. 몸에 잠복된 모든 독을 건드려
증세를 격발시킨다네, 그 고통은 이루 말할수 없을 텐데..."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준비하게."
단비하는 한쪽에 마련된 환자용 침실에 드러누웠다.
임은후는 튼튼한 가죽끈으로 단비하의 사지를 결박했다. 어둠
속에서도 한치도 틀림없는 익숙한 솜씨였다.
"임독양맥(任督兩脈)을 먼저 건드리겠네."
단비하에게는 임은후의 말이 대도를 든 망나니의 사무(死舞)처
럼 들렸다. 그리고 곧이어 목으로 찝찔한 액이 흘러들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도인술(導引術)...실패하면 죽는다.'
무도가(武道家)는 제자를 선별할때 근골(筋骨)과 함께 정신력
(精神力)을 본다. 외공(外功)도 마찬가지지만 내공(內功)을 익
히는 데는 정신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관(內觀), 의념(意念)...모든 것이 정신에 의하여 움직인다.
도인술은 정신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무(無)가 유(有)를 이끌
어 내는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행할 수 있다. 몸에 들어온 물
질의 기운을 정신력으로 이끌어 각 혈도에 보내는 경지 지금
단비하의 내공 정도로는 확실히 무리한 행동이었다.
호흡을 닫고 회음혈(會陰穴)에 의념을 집중시켰다.
회음혈은 임맥과 독맥의 시발혈(始發穴)이다. 거기서 이끌어진
기(氣)는 두가닥으로 나뉘어 흐른다.
장강(長强), 양관(陽關), 지양(至陽), 신도혈(神道穴)을 타고
백회혈(白會穴)에 이른 다음 윗 입술 은교혈(垠交穴)에서 그치
는 독맥(督脈).
몸 앞 부분인 곡골(曲骨), 관원(觀元), 기해(氣海), 중완(中
脘), 거궐(巨闕), 천돌(天突)을 거쳐 은교혈에서 독맥과 만난
다음 눈으로 들어가는 임맥(任脈).
태아는 항상 혀를 입천장에 댄다. 그러면 백회혈이 들쑥날쑥하
면서 자연의 기를 빨아들인다. 자연적으로 임독양맥이 통하고
있는 것이다.
혀와 입천장은 임독양맥을 연결하는 중요 교차점이다. 양맥이
통하는 무인들이 진기를 일으키면 은교혈에서 만난 두기운은
그치지 않고 올라온 순서의 역순으로 다시 흐른다. 그렇게 해
서 정련된 기운은 기해혈에 운집되고 내력이 형성된다.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쏟아져 들어온 유독제를 진기로 이끌어
임독양맥을 주유시켰다.
'크윽!'
단비하는 쏟아지려는 신음을 이 악물며 참았다. 제일 먼저 관
원혈(觀元穴)에서 극통이 밀려든 까닭이다.
비명을 토해 내고 혀가 입천장에서 떨어지는 순간 임독양맥으
로 들어온 유독제는 겉잡을 수 없이 전신에 스며든다. 그러면
대라신선이 온다해도 살아날 수가 없다.
'장(腸)에 독기가 스며 있다. 크윽!'
연신 밀려드는 참을 수 없는 아픔 몸이 갈가리 찢긴다 해도 이
보다 더 아프지는 않을것 같았다.
'거궐혈(巨闕穴)...심장, 위 ...크윽! 지양혈(至陽穴)...신장
(腎臟)...크윽!'
가슴속이 불처럼 뜨겁게 화끈거리고 손발이 바르르 떨려 왔다.
만약 사지가 묶이지 않았다면 열댓 번도 더 뛰쳐 일어났으리
라.
일 각이 흐른후,
"증세를 알았는가?"
꿈결에서 처럼 아득한 음성이 들려 왔다.
"후욱! 후욱! 전신...전신 어느 한군데 성한 곳이 없습니다."
"으...음! 지독한 독이군! 어떻게 할까? 그런 독이라면 해독제
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그만두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중단하면 저는 죽습니다."
단비하는 절실했다. 한연지의 독심을 알고 당철휘의 성격을 안
다. 그들은 무슨 짓이라도 능히 할수있는 사람들이다.
시간도 없다. 당철휘는 내일 중으로 연화제를 만들어 낼 것이
다. 그러면 자신의 살점을 한 점씩 베어 연화제 속에 넣고 변
화하는 증세를 관찰하면서 희희낙락하리라. 새로운 독을 알게
되니까.
"이번 유독제는 물 팔 할에 독 이 할의 비율로 희석(稀釋)시켰
네, 독성이 조금 강할 거야. 참아낼 수 있겠나?"
"참는 거라면...자신 있습니다."
"쯧쯧쯧! 매에는 장사가 없는 법일세.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
부터 진단하게 다음은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으로...혈도
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순응하면서..."
저미한 음성과 함께 입 속으로 다시 액이 부어졌다. 이번 것은
혓바닥을 톡 쏘면서 아릿했다. 독성분이 강하다는 증거였다.
단비하는 다시 호흡을 멈추고 진기를 끌어 올렸다.
소주천(小周天)에서 발견한 증세를 대주천(大周天)에서 확인해
야한다. 아픔의 강도를 감안하여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판별
하고 그런 부위에 그만한 아폼을 줄 수 있는 독초들을 모두 연
상해 낸다. 그런 다음 서로 호환(互換) 작용을 하는 독초들을
분류하면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 알수 있다.
하지만 너무도 고단한 작업이다.
남이 이십 년에 걸쳐 만든 독을 하루 만에 깨닫는다는 것은 처
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독제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것, 난해한 모든 일을 해가 뜨기
전에 끝내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다.
'크으윽...!'
이마에서 솟은 땀이 송알송알 맺히더니 주르륵 흘러내렸다.
툭 튀어 나온 힘줄이 얼마나 처참한 고통에 시달리는지 대변해
주었다.
'수태음폐경은 폐를 관장한다. 중요 혈도는 모두 아홉개...으
으억!'
중부혈(中府穴)은 통증이 오면 팔을 위로 쳐들 수 없게 된다.
심하면 요통과 심장병이 온다. 반면에 같은 수태음폐경에 속했
을지라도 운문혈(雲門穴)은 목에 통증이 오고 협백혈(俠白穴)
은 얼굴색이 하얘진다. 척택혈(尺澤穴)은 전신에 힘이 빠지고
공최혈(孔最穴)은 맥없이 푹 꺼진 듯 아프다.
이 모든 통증들이 폐질환과 연관이 있다.
임독양맥을 통과하면서 폐에 나타났던 통증들은 복합적인 현상
이라 정확히 어디에서 이는 통증인지 분별할 수 없다. 하지만
대주천을 하면 이렇게 사소한 증세들 때문에 정확히 알수 있는
것이다.
폐경을 한바퀴 돌고 난 기혈은 내장의 대장(大腸)과 직결되어
있는 수양명대장경으로 넘어갔다.
'여, 열 개의 경혈...'
단비하는 혼절하기 직전에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일반
적인 운공조식과는 달라서 기혈 속에 유독제가 함유되었다.
정신을 잃기만하면 독기는 기다렸다는 듯이 전신으로 유포되리
라.
'크으윽...!'
찰나도 아까운 시간이 불어오는 바람처럼 무심히 흘러갔다.
도한(盜汗), 식은땀을 흘리며 자다가 잠에서 깨면 땀이 나지
않는 질병을 도한이라한다.
단비하는 도한에 걸린 병자 같았다.
땀에 젖어 후줄근한 의복, 하얗게 탈색된 안색, 모두가 비정상
이었다. 하지만 정신만은 또렷했다.
"...어류(魚類) 검복, 쑤기미, 곰치...균류(菌類) 화경버섯,
외대버섯, 독깔대기버섯...독초(毒草) 독미나리, 독말풀..."
단비하는 몸의 증상을 체험한 후 정신을 차렸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정심(精深)한 내공을 수련하지 않은자
가 도인술을 성공리에 마쳤고, 극통을 이겨 내고 정신을 차렸
다는 것은 차라리 기적이었다.
그는 유독제를 신장으로 몰아넣어 뇨(尿)와 함께 배출시킨 후
정신나간 사람처럼 무려 백여 가지의 독물들을 읊조렸다.
임은후는 정신없이 받아적으면서도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단비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신체를 지녔단 말인가. 그건 아니
다. 원인없는 결과가 어디 있는가. 강인한 정신력, 불굴의 의
지가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어려서부터 독에 길들여진 내성이
일조를 했음은 두말할 여지도 없었다.
받아 적기를 마친 임은후는 북방매물고둥조개의 즙액을 묻힌
헝겊을 들어 단비하의 코에 갖다댔다.
"으...음...!'
단비하는 쉽게 잠이 들었다. 혼혈(混穴)이나 수혈(睡穴)을 짚
을 수도 있지만 독에 상처받은 몸인지라 독을 사용했다. 이독
제독(以毒制毒)이 손상된 원기(元氣)를 북돋는데는 바람직했기
때문이다.
"휴우!"
동녘이 터오고 있었다. 어둠이 물러가고 밝은 광명이 비춰들었
다.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것이다.
임은후는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받아 적은 독물들의 독성
과 서로 융합할수 있는 독물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첫댓글 즐독하였습니다
즐감 함니다.
즐감합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드려요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어려운 소설입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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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수준이 높은 무협소설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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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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