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알이여... 이것은 나의 의지이네. 나의 의지를 잇게나. 자네가 자카룸의 복수를 할수 있기를 빌겠네.'
'카, 칼림 대사장님..'
"칼림 대사장님!!!"
"어허!... 이거 큰일날 친구로군. 깨어나자마자 소리를 지르다니."
카알은 어리둥절해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렇다, 카알은 살아남았던 것이다. 마지막 칼림의 신체부분들이 카알을 감싸고 이곳까지 카알을 날려보냈던 것이다. 카알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했으나 곧 머리에 통증이 와 일어날수가 없었다. 그걸 본 카알의 옆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아직 일어나는 것은 무리이네. 자네를 여기 캠프의 로그분들이 찾아 이곳으로 데려왔을때 자네 상태가 어떠하였는지 아나? 정말 살아있는게 기적일 정도였다네. 다행히 이곳엔 아카라라는 신통방통한 분이 계셔서 자네가 살수 있었던 거라네."
"크윽... 여, 여긴 어디죠?"
카알은 남자가 만류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어질 했지만 이젠 견딜수 있을 정도였다. 남자는 그러한 카알을 보고 질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허허... 정말 못말릴 친구로군. 그래, 이제 정신을 차린것 같으니 얘기나 좀 나누어 볼까?"
"아, 네. 저를 살려주신것... 고맙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대체..."
"뭘, 내가 살려준 것도 아닌데.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 내 이름은 와리브. 방랑상인이라네. 이곳은 이 지방의 로그들의 캠프이고. 원래는 로그들도 이런 캠프를 치지않고 병영에서 살아야 하지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카알은 의자에앉아 와리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그게... 얼마전부터 데몬들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자네도 알고 있겠지. 아카라의 말에 의하면 얼마전에 검은 옷을 입은 방랑자가 병영을 통해 동쪽으로 건너갔다고 하네. 동쪽으로 가기위해선 병영을 통과해야한다는 것쯤은 알고있겠지. 그런데 그 방랑자가 지나가고 부터 이상하게도 데몬들이 병영을 쳐들어와 병영과 이 지방을 완전히 지배하기 시작했다네. 그 배후엔 지옥의 대악마인 엔다리엘이 있다는 소문도 있어... 병영이 함락되자 로그들은 어쩔수 없이 이런 황무지에 캠프를 치고 밖에 있는 데몬들을 경계하고 있다네. 그런데.. 소문에는 디아블로가 다시 부활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네. 디아블로는 분명 트리스트럼에서 영웅에 의해 죽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
맵피스토또한 부활했죠... 카알은 절망적이라고 생각했다. 희대의 대악마둘이 부활하다니... 이제 인간세상은 끝이야. 와리브는 갑자기 카알이 축늘어지자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금방 다시 얘기를 꺼내었다.
"병영이 그렇게 된 덕분에 나도 동쪽으로 물건을 팔러 못가고 있지. 아, 아카라가 자네가 정신을 차리면 자기에게 데리고 와달라 했는데 어떤가 지금 가볼텐가?"
"아, 네... 그러죠."
그때 카알의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이있었다.
'나의 의지이네.'
"저, 저기 와...리브씨. 혹시 저를 이곳에 데리고 왔을때 인간의 뇌와 눈, 심장이 있지 않았나요?"
"응? 그런것은 전혀 없었는데? 근데 왜 하필이면 그런것인가...."
"아, 네... 어서 가죠."
카알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칼림의 신체부분은 자신과 함께 빛의 구슬에 들어있었는데.... 카알은 나중에 자신을 발견한 로그에게 물러보기로 생각하고 와리브를 따라 아카라가 있는 천막으로 향했다.
로그들의 대해선 카알도 몇번 들었던 적이 있었다. 모두 여자로 된 활을 주무기로 한 용병집단이라고. 카알이 알고있던 대로 로그들은 모두 여자들 뿐이었고 모두 활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모두 데몬들과의 싸움에 대비한 최정예 로그들이었다.
"여기라네. 친구."
어느새 와리브와 카알은 아카라의 천막에 도착해있었다. 천막안에는 온갖 포션들과 희귀한 물건들로 가득차 있었다. 아마도 아카라라는 사람은 주술사인가 보군... 카알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지금 아카라가 어디 갔나본데 앉아서 좀 기다리지."
"네..."
돌에 걸터 앉고 카알은 생각했다. 자신만 이렇게 살아남은 것이 죄일지도 모른다고.
'칼림대사장님은 처절하게 돌아가셨고 자카룸은 아마 데몬들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다... 근데 나만 이렇게 살아남다니... 분명 다른 사제들은 죽거나 데몬들의 먹이가 되었겠지... 젠장!'
카알은 그날의 악몽을 애써 잊어버리려 했지만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았다. 같은 방을 쓰던 사제들의 죽음. 칼림의 죽음. 그리고 수많은 데몬들과 맵피스토... 카알은 금방이라도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당신이 그 사람이군요."
카알은 목소리가 난쪽으로 돌아보았다. 카알이 바라본 쪽엔 보라색 두건을 둘러쓰고 목엔 여러가지 장식을 하고 길다란 치마를 입은 중년여인이 보였다.
"아카라! 어디갔었소?"
"와리브님, 죄송합니다. 제가 찾아뵈달라고 부탁을 해놓곤 자리에 없다니... 하지만 로그들중 한명이 순찰을 하던중 데몬들에게 공격을 받곤 간신히 살아돌아와서... 그 치료를 하는라 늦었습니다."
"뭐, 괜찮소. 자, 저족에 있는 청년이 그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카알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 로그캠프의 총 책임자인 아카라라고 합니다. 처음뵙겠습니다. 팔라딘을 이렇게 보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카알은 깜짝 놀랐다. 겉보기에 카알이 팔라딘으로 보일만한 것은 없었다. 카알은 아카라가 자신이 팔라딘이란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러보았다.
"당신의 오오라를 느꼈습니다. 참으로 성스러운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었어요. 마치 분노를 하는 것처럼."
카알은 아카라의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카알은 아카라의 말처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자카룸을 그렇게 만든 맵피스토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맵피스토앞에서 무력했던 자신을 생각한 카알은 또다시 정신이 이상해 질것만 같았다. 카알은 자카룸에서 수업을 쌓을때 천재라고 불리정도로 상당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카알은 맵피스토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전혀 손도 써보지 못한채. 카알은 그런 자신이 수치스러웠다.
"대강의 이야기는 와리브님에게 들었을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우리 로그들의 힘만으론 밖에 있는 데몬들조차 상대하기 버겁습니다. 그리고 병영을 되찾기 위해선 엘다리엘을 쓰러뜨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희로그들에겐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카알님. 당신의 팔라딘의 능력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면 않되겠습니까?"
"네? 하지만... 저의 능력은 미약합니다. 더군다나..."
카알은 다시 자카룸의 일이 생각나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이봐, 친구. 이 상황을 보게나 로그들이 불쌍하지도 않나?저런 연약한 여자들이 그런 역겨운 데몬들과 싸워야 되겠냐고. 자네가 좀 도와주지 그래."
카알은 와리브의 속셈을 알고있었지만 생각해보니 이곳 캠프의 사람들은 자기를 구해준 은인이었다. 뭔가 보답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좋습니다. 하지만 대악마라는 엔다리엘을 죽일수 있을진 잘 모르겠습니다."
카알의 말을 듣고 아카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아마 캠프의 사람들은 당신을 신뢰하지 않을겁니다. 어찌됐든 외지의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당신을 믿게해줄 행동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게 뭐죠."
"캠프를 나가서 황무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팔른무리들이 살고있는 동굴이 있답니다. 제가 치료했다는 그 로그가 발견한 곳이죠. 그녀도 그곳에 들어갔다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겁니다. 어쨌든 카알님이 그곳에 가서 동굴에 있는 데몬들을 없애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데몬들이라면 상대할수 있겠지... 카알은 이렇게 생각하고 아카라의 의뢰를 수락했다.
"근데... 지금 당장 출발입니까?"
"아직 불편하시다면 다음에 떠나셔도 좋습니다. 지금 떠나실거라면 캠프의 위쪽에 가면 대장장이 찰시가 있습니다. 그녀에게 가 무기를 얻어 가시면 됩니다."
"... 지금 떠나기로 하죠. 그럼."
카알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카라와 와리브에게 인사를 하곤 대장장이 찰시가 있다는 곳으로 걸어갔다. 카알이 걸어가고 잠시후 와리브가 아카라에게 말했다.
"근데, 아카라. 그 곳이라면 아까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며 떠났던 그 네크로맨서가 간곳 아니오?"
"맞습니다. 우릴 도와주는 사람이 많을 수록 더 좋은 것이지요."
"아카라 당신도 약간 사악한 구석이 있군그래."
아카라는 와리브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한편 찰시를 찾아 캠프를 돌아다니던 카알은 로그들의 부상자들을 보았다. 모두 불에 덴 상처와 날카로운 무언가에 살이 찟겨나간 상처였다. 카알은 그것을 보곤 약간 겁에 질렸으나 자신의 능력을 믿기로 하고 계속 캠프의 위로 걸어갔다. 마침내 상점처럼 보이는 천막이 나타났고 그곳에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여자한명이 있었다.
"어머나~ 캠프에 젋은 남자가 온 것은 오늘로 두번째네~ 아, 당신은 3일전에 왔었지."
".... 저 말고 또 누가 왔었나요?"
"그래요. 왠지 인상이 무섭게 생긴 청년이었는데 삐쩍말라서 남자의 멋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카알은 찰시가 좀 덩치에 않맞는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런 쓸떼없는 생각을 할 시기가 아니었다.
"어, 어쨌든 무기를 좀 구할수 없을까 해서 왔는데요."
"오~ 손님? 무슨 무기를 원하는데요?"
"손님이 아닌데... 롱소드와 방패를 좀.... 괞찬다면 하드레더도."
"아, 다 여기 있는겁니다!"
찰시는 천막안으로 들어가 카알이 말한 무기들을 가지고 왔다. 찰시가 무기와 갑옷을 들고 나오자 카알은 바로 그것들을 장비했다.
"싸우러 나갈거에요?"
"네, 그럼."
카알은 찰시에게 인사를 한다음 다시 아카라에게 가 출구가 어딘지 물어본다음 캠프를 빠져나왔다.
캠프를 빠져나오니 정말 황무지답게 보이는 것은 땅뿐이었다. 그리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처럼 어두웠다.
'찰시가 말했던 사람이 캠프에 없는것을 보니 이곳에 있을것 같은데... 그 사람을 듣자하니 체력도 약할것 같은데 이런 데몬들이 돌아다니는 곳에...'
그때 멀리서 무언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왠지 어린애 같은 목소리여서 카알은 바로 소리가 난 쪽으로 뛰어갔다. 카알이 달려간곳엔 왠 흰긴머리에 남자가 데몬들과 맞서고 있었다. 카알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더 빨리 달리려 했으나 곧 바로 보여진 광경에 발을 뗄수가 없었다.
"골렘소환."
남자의 짤막한 소리와 함께 땅이 진동하더니 잠시후 온몸이 진흑으로 된 거대한 물체가 땅에서 솟아났다. 그 흰머리남자에 두배는 될 만한 크기였다. 골렘은 소환되자 마자 앞에있던 데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골렘이 공격을 시작하자 흰머리만자도 뭔가 주문을 외우는 것 같더니 손에서 붉은 색의 빛을 데몬들에게 뿌렸다. 그러니 갑자기 데몬들이 골렘을 공격하면 바로 쓰러져 버렸다. 어느새 많던 데몬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고 흰머리의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카알은 그모습을 보고 놀라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다. 뭐야, 저사람은...
"누구냐."
카알은 남자에게 자신이 발각되자 자신도 데몬들처럼 될까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인간이군.... 넌 이상한 기운을 풍기는데? 나와 정반대의 기운이야... 기분나쁘군."
카알은 두려웠지만 갑자기 그의 정체가 알고싶어졌다.
"다, 당신은 누구죠?"
남자는 카알을 향해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왠지 말라보이는 체격에 얼굴도 살이 거의 않붙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원래 나이보다 더 늙어보이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차가운 음성으로 카알에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