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계위 8월 중순 상정…2018년 착공 전망
재건ㆍ달터ㆍ수정마을 사업은 지지부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로 생겨난 강남 판자촌에 개발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구룡, 재건, 달터, 수정마을 등 1980년대 초 개포택지개발로 인해 떠밀려난 주민들이 정착한 판자촌이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이들을 떠밀었던 개포동 아파트들은 최근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판자촌에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변 경관 개선이나 안전 확보, 기반시설 확충 등의 이유로 판자촌을 헐고 주택이나 공공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첫 개발 사업지로는 ‘구룡마을’이 가장 유력하다.
구룡마을은 개포동 567-1번지 26만6304㎡ 일대다. 1980년대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서울시내 무허가 판자촌이 철거되면서 떠밀린 이주민들이 촌락을 이룬 곳이다. 1242가구, 2529명이 비닐하우스 집을 짓고 살았다.
서울시 도시활성화과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에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구룡마을 도시계획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의 각 부서, 강남구, 외부기관과 개발계획 및 구역지정 등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안건이 도계위 심의를 통과해 인가되면 바로 실시설계에 착수할 것”이라며 “2018년 3월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 이주는 여전히 난제다.
현재 구룡마을의 주민 중 절반이 이주를 한 상태이며, 1000여명은 아직도 그곳에서 생활 중이다. 강남구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을 중심으로 임대주택을 마련해 이주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일부가 남아 있는데, 임대주택 입주 심사에서 자꾸 떨어진다”며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도 부족하고, 다세대주택으로 월세 이주를 권유하고 있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룡과 더불어 재건, 달터, 수정마을도 주민 이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 소유 부지에 진행되는 개발 사업에 시비가 제대로 투입되지 않고 있다”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오는 9∼11월에 마련되는 예산안에 판자촌 이주 사업비가 꼭 증액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마스터플랜이 나오고 있지 않은 곳도 있어 사업추진이 수년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