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 [산불료정](1993년, 이동승 감독)의 일본판 리메이크로 시작되었다가 반도 켄지가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쓰고 소설로도 출간하면서 영화화 된 [태양의 노래]Midnight Sun는, 주제별로는 성장영화이고 등장인물의 연령층으로 보면 청소년 영화이며 소재별로는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환자를 다루고 있다. 너무나 상투적 요소를 듬뿍 안고 있는 작품이지만 때묻지 않은 싱싱한 매력은 있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은 영화 촬영 당시 불과 25살. 여주인공 카오루 역의 유이는 18살, 상대 역인 츠카모토 타카시는 23살이었다. 감독과 남녀 주인공 모두 20대 초반이 안되는 젊은 에너지들이 싱싱한 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물론 노회한 솜씨는 없다. 여주인공 카오루가 햇빛을 못보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설정 때문에 2005년 9월 초부터 두 달동안 거의 밤에만 촬영되었다. 일본에서는 2006년 6월 개봉되었고 10억엔의 흥행수입을 거두었으며 유이가 부른 주제가 [Good by Days]는 35만장의 싱글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반도 켄지의 소설은 TBS에서 드라마 [태양의 노래]로 방영되었다, 외모만 보면 야마다 다카유키와 사와지리 애리카가 주연한 TBS의 드라마가 훨씬 더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카오루 역의 유이는 싱어 송 라이터로서 이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녀는 [태양의 노래]에 캐스팅되면서 직접 카오루가 부르는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카오루가 죽기 직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Good by Days]에는 유이가 느낀 카오루의 내면이 절절하게 담겨져 있다.
태양 빛을 볼 수 없는 16살 소녀 카오루(유이 분)는 선천성 색소성 건피증(XP)을 앓고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집 안에 있다가 해가 지면 외출을 한다. 아무도 없는 역 앞 광장에 가서 혼자 기타를 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인 카오루는, 자신의 방 창문을 통해 버스정류장을 내려다 보다가 한 남학생을 발견한다. 서핑을 즐기는 코지(츠카모토 다카시 분)는 처음에는 카오루가 태양 빛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른다.
돌발적으로 코지에게 달려가 자신을 소개한 코오루. 그녀는 코지를 오래동안 지켜봤지만 코지는 처음 본 여학생의 강렬한 대쉬에 너무나 놀란다. 상투적 설정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노래]에는 청춘의 건강한 힘이 담겨져 있다. 호흡은 조금 느리지만,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이제 막 첫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청춘 남녀의 내면을 섬세하게 추적해 들어간다.
그러나 [태양의 노래]에는 좋은 성장영화가 갖는 삶의 새로운 발견이나, 자신의 지나온 흔적을 되돌아보고 삶을 성찰하는 힘이 부족하다. 갈등구조가 지나치게 관습적 구도 아래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