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전화는 언제나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가끔 있습니다. 나이가 나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친구로부터 다른 친구의 암 발병 소식을 접했습니다. 췌장암 3기랍디다. 바로 인터넷을 뒤져보았습니다. 완치 확률 20%랍니다. 며칠간 망설이다 겨우 마음을 추슬러 전화를 했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성격을 알기에 씩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화 목소리가 너무 밝아 도리어 놀랐습니다. 조만간 항암치료 시작하는데, 중간에 구미 한 번 올라오겠다고, 부부동반으로 보자더군요. 기분 좋았습니다. 숫자 ‘20’은 잊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만났습니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담담하고 씩씩해서 좋았습니다. 항암치료 하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통증이 심해 체중이 13kg이나 빠졌지만, 다시 3kg 쪘다는 얘기에 더 큰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 좋아하던 술을 못 마시는 걸 잘 알기에, 우리도 술을 시키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술과 술잔을 들고 오더군요. “나는 술 생각 없지만 너희 둘이라도 마셔야지, 보는 재미라도 느끼게” 하면서 말입니다. 암 치료에 있어서는 항암치료도 중요하고 음식물도 중요하지만, 긍정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완치, 판정 받은 이 친구와 몇 년 뒤 술잔 기울이며 옛날 얘기를 할 상상에 미리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부터 건강에 더 신경 써야지, 다짐합니다.
60대 중반, 적은 나이는 분명 아닙니다. 그렇다고 많이 먹은 나이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신체 나이보다 젊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마음가짐, 습관이 건강을 지키고,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 관련, ‘23년 12월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생명표'에 따르면 '22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이라고 합니다. 남자는 79.9년, 여자는 85.6년이라는데 전년 대비 0.9년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기대수명의 남녀 격차는 5.8년으로, '85년의 8.6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랍니다. '22년 60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22.8년, 여자는 27.4년이라고 합니다. 전년 대비 줄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남자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인 78.0년보다 1.9년, 여자는 평균인 83.2년보다 2.4년 높다고도 합니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13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남성 68.26세, 여성 72.05세로 나왔답니다. 당해년도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남성은 77.20세, 여성은 83.66세이니, 건강수명과의 격차는 남성은 8.94년, 여성은 11.61년이었습니다. 수명이 길어졌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며,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명백한 이유입니다.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는 장기 세포의 재생주기를 다음과 정리하고 있습니다. 심장의 수명은 신체 나이와 동일하여, 심장근육의 세포는 평생 동안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조금만 재생될 뿐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세포를 죽을 때까지 사용하므로 나이를 먹으면 심장도 그만큼 함께 나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뇌의 수명 또한 신체 나이와 동일하며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뇌세포가 재생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예는 없다고 합니다. 비록 속도가 아주 느리긴 하지만 뇌세포는 손상이 될 경우에는 회복이 가능하다고 하나, 한 번 죽은 뇌세포는 재생이 불가능하답니다. 간의 수명은 12~18개월로, 간세포는 200~500일 주기로 완전하게 새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즉 1년 정도만 지나면 매년 새로운 간을 갖게 되는 거라 볼 수 있는 겁니다. 장의 수명은 15년 9개월로, 대장과 소장 등 장의 세포는 아주 느린 속도로 재생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 내벽의 점액은 5일마다 새롭게 바뀐다네요. 눈의 수명은 신체 나이와 동일하고 수정체의 세포는 새롭게 재생이 되지 않고, 갖고 태어나는 것을 평생 사용해야 한답니다. 그만큼, 아껴 써야 한다는 얘기지요. 뼈 조직의 수명은 10년이랍니다. 성인 기준으로 전체 뼈 조직이 새롭게 바뀌는 데에는 보통 10년 정도가 걸린다는 거지요. 혈액은 수명이 3~4개월로 사람의 수명과는 별개로 끊임없이 새롭게 바뀝니다. 적혈구의 수명은 약 120일, 백혈구의 수명은 3일~20일 정도라고 하네요. 피부의 수명은 2주~4주라고 합니다. 즉 2주~4주 간격으로 재생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표피의 가장 아래층인 기저층에서 태어난 세포는 한 달 정도가 지나면 각질이 되어서 박리됩니다. 근육의 수명은 최소 15년이라고 합니다. 신체 부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적어도 15년 정도가 지나야 완전히 새로운 근육조직을 얻게 된답니다. 심장은 하루 10만 번 뛰며, 90세 기준 평생 33억 번을 뛴다고 합니다. 폐의 호흡수는 7억 회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치들로 보았을 때, 모든 신체 부위가 소중하지만 무엇을 좀 더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지, 왜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능력이 절정에 오르는 시기를 정리한 자료 중 미국 인터넷 매체인 Business insider의 자료를 참고로 보면,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은 7세, 두뇌 회전은 18세, 이름 외우기는 22세, 여성의 미모는 23세, 근력은 25세, 골밀도는 30세, 얼굴 외우기는 32세, 학문적 성취는 40세, 공감 능력은 51세, 인생 만족도는 69세, 어휘력은 71세에 정점을 찍으며 82세에 심리적 평온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동아사이언스 기사를 보면 창의성은 25세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40세까지 완만히 감소하며 60세까지 변화가 없다가 60세 이후에 급격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글과 이미지 처리속도는 10대 후반에, 기억능력은 20대 초반, 기억용량, 얼굴 회상능력, 암산 능력은 30대, 다른 사람의 눈에서 심리상태를 읽는 능력은 40~50대에 정점을 찍는다고 합니다. 계산 능력은 25세, 반응속도는 39세, 귀납적 추리능력, 공간 지각능력은 46세, 어휘 능력과 언어 기억능력은 60세에 절정에 달한다고 합니다. 두 자료의 수치가 편차가 있긴 하지만 큰 맥락에서는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특히 두뇌 회전은 18세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떨어지지만, 근력은 25세를 정점으로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은 거의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이 들어가면서 지혜가 쌓여가니, 그것이 어찌 보면 유일한 경쟁력, 삶을 지탱하는 힘일지도 모릅니다.
친구의 발병 소식을 듣고 심란했지만, 삶의 주기, 수명에 대한 생각, 신체 부위별 수명주기를 다시 곱씹으며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해야겠다, 다시 한 번 마음먹게 됩니다. 발병해서도 그렇지만, 발병하지 않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긍정의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스트레스가 오면 그를 즐기거나, 내 노력으로 개선, 방지가 안 되면 통과시켜버리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췌장암 3기 친구가 그러한 마음으로 살아왔고 현재도 그러하니, 분명 완치판정 받을 거란 믿음을 강하게 가집니다.
대구 이곡장미공원, 축제는 끝났지만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446364123
송당정사에서 금계국을 만났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450845572
부처님 오신 다음날, 통도사 부속암자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느낌, 좋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449452775
성리학역사관에서 열리고 있는 어린이인문축제에서 봉사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심신이 더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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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밥(모셔온 글)==========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도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만복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