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를 따라가지 않고 휴일을 집에서 보내다가
점심을 해결할 겸 급히 서두른다.
고속도롤르 타고 옥과 한우촌에서 생비빕밥을 먹는다.
차와 사람이 가득하다.
옥과에서 순창읍 입구까지 4차로를 타고 가다가 지난번 출근길에 들른 풍산면의 향가터널에 들른다.
입구쪽에 차가 많다.
터널 안이 시원해 좋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많아 보기 좋다.
터널 끝에는 차를 파는 곳도 있고 한마을에서 온 이웃인지 부부인지 나이 그득한 노인네들의
좋다는 소리를 엿듣는다.
자전거길이 된 교각 위를 걸어갔다가 온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노란 해바라기 사이에 피어 있다.
무더위가 등짝에 땀을 내리는데 터널로 들어오니 시원을 넘어 춥다.
차를 다시 운전해 장군목 요강바위를 찾아간다.
멀리 회문산인 듯한데 그 앞의 용궐산이 뾰족하다.
섬진강미술관을 지나쳐 체계산 앞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인계 동계를 지난다.
공사 중인 어느 마을 앞의 도로에서 머리없는 거북이와 다리 양쪽에 서 있는 무늬없는
선돌을 잠깐 본다.
섬진강 줄기 따라 좁은 길을 계속 오르니 장군목이다.
강변의 식당들은 휴어중이고 복숭아는 다 익어가고 포도는 아직 연푸르다.
강에 들어가 놀고 있는 가족 옆에 가 요강 바위로 들어간다.
바닥에 물이 고였는데 내 키가 거의 다 드어간다.
매끈한 바위벽을 손을 위로 뻗어 내몸을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애들은 빠지면 힘들겠다. 장마중엔 비가 많이 차기도하겠지만 여인네가 걸터앉아
아들낳기를 빌었다는 것은 뻥 같다. 모를 일이다.
어린 아이느느 할머니를 부르다가 부모에게 달려갔다가 돌 위를 걷는다.
젊은 부부는 다슬기를 잡나보다.
다시 징검다리를 나와 임대글씨가 붙은 식당마당 앞의 복숭아나무를 본다.
내가하날 따자 바보도 딴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지만 주인은 없는 듯하다.
요강에 꽃을 꽂아두기도 했고, 싱그러운 포도가 커가는 대문 울타리도 만들어 두었는데
손님이 없어 그만두려나 보다.
현수교 다리를 건너 건너편까지 걸어본다.
자전거길이 향가유원지까지 안내되어 있고, 건너편 용궐산의 등산지도도 있다.
용궐산을 오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먼저 간 바보는 또 복숭아를 따 온다.
하늘이 흐려진다. 차를 끌고 훈몽재를 찾아간다.
더 윗쪽 강길을 따라 임도를 오르니 강진가는 길이다.
덕치뽁으로 가다 되돌아와 강진에서 칠보쪽으로 안내한다.
칠보댐을 지나 정읍 산내면 가는 길에서 왼쪽으로 쌍치로 들어간다.
내장사 추령 넘어 복흥앞에서 장성이나 담양 용면을 지나보긴 했어도 처음길이다.
쌍치중학교 앞 개천을 지나 잠깐 운전하자 전봉준기념관이 보인다.
김경천의 밀고로 전장군이 잡힌 곳에 작은 기념관을 세웠다.
바보는 김경천의 후손들은 어디서 부끄러워하며 살고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배반자의 이름은 밝혀 욕먹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좁은 전시관의 불은 금방 꺼지곤 한다. 빗방울이 들리더니 나오자 제법 굵어졌다.
훈몽재는 금방이다.
왼쪽으로 강이 흐르고 안내판 뒤로 산능선 앞에 큰 한옥이 몇 채 서 있다.
까만 운동복을 입은 청년들이 물에 젖어 웃으며 강에서 돌아오고 있다.
삼연당 자연당 훈몽재 등을 돌아본다.
옛훈몽재의 모습은 없다. 어제이던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문화유산이
되었다는 보도를 봤다.전남에서는 이 훈몽재의 주인이었던 하서 선생의 장성 필암서원이
뽑혔다. 열심이셨던 김재수 교수님도 생각났다.
강을 따라 긴 들판이 펼쳐진 끝에 산 색깔이 다르고 주변 건물 뒤로는 온통 낮으막한 산이 휘둘렀다.
노령산맥의 장성담양 뒷산 벽지의 처가마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던 그분은
임금과 한양을 다 잊었을까?
한 여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던 바보가 대학생들인데 숙식은 자기가 해결하며 몇 주를
한문을 배운다고 말해준다.
좋은 일이다. 학성강당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옛글을 배우고 있는 동네가 좋은 동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청년들은
더 바탕이 든든한 어른으로 자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난 평생 학교와 교육기관에 있었으면서도
동네 서당 훈장을 꿈꾸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아마 꿈 속으로 끝나고 말겠지만.
광주로 목적지를 찍으니 처음 본 고개를 넘어간다.
구비구비 골짜기에 큰 교각을 생겨 돌아내려가는 다리를 세웠다.
지나 본적이 있었을텐데 잘 모르겠는데 백양사 입구가 나온다.
4차로 1번국도를 달리다가 담양 한재를 넘어 와 금호지구에서 매운 냉면으로 저녁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