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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5년 8월 23일(일) / 분당선 구성역 대합실 (10시 30분)
◈ 참석자 : 14명 <갑무, 정남, 종화, 양주, 기인, 형채, 윤환, 경식, 정한, 해황, 문형, 양기, 천옥 및 동준(뒤풀이)>
◈ 산행코스 : 구성동주민센터-용인향교-경찰대학체력단련장-정상-코오롱중앙연구소-현대연구소-뒤풀이-오리역
◈ 동반시 : "새" / 박남수
◈ 뒤풀이 : 보쌈과 부대찌개에 소·맥주 및 막걸리 / 오리역 3번출구 근처 → 해황 친구 협찬
화성으로 이주하여 생활한지도 어언 8년이 되어간다. 이곳은 좀 과장하면 매달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정도로 도로가 자주 바뀌는데, 그런 신설도로를 잘 알면 수도권 정체구역을 멋지게 우회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휴가철이나 명절 때 경부고속도로나 서해안고속도로가 정체될 때는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동탄근처에서 북오산IC를 통하여 평택까지 연결되는데, 그 이후는 다시 경부나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이 길은 지금껏 한 번도 정체된 적이 없는 도로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분당선 구성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내가 북한산 가기가 어렵듯이 이곳 남쪽까지 이동해야 하는 도봉구쪽 산우들은 좀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릴듯 하다. 아무튼 위 총장의 배려로 나는 거의 30분만에 구성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벌써 부지런한 주말농장 농부 경식과 형채 산우는 이미 도착해 있다. 일부 서쪽에서 오는 산우들은 수원역을 지나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 모양이다.
용인지역을 한때 난개발지역으로 폄하하는 때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환경과 주택이 잘 조화를 이뤄 전원주택지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등산로는 주택가 뒤를 지나 산책로로 이어지는데 경찰대학을 끼고 오르도록 되어있고, 특히 말끔하게 정리된 골프장을 바라보며 완만한 그늘길을 걷는 여유는 어느 둘레길에 못지않은 훌륭한 산책로였다고 생각된다. 특히 오랜만에 만나는 정다운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흘리는 땀은 행복감 최고를 느끼게 해 준다.
도착하자마자 위 총장이 반가운 인사를 전할때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오늘의 기자란다. 워낙 글재주가 없고 공문 작성만 주로 하다보니 감성도 없고, 차진 맛이 없어 읽는 산우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상을 오르는동안 사이사이 자주 쉴 수 있고, 시간여유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힐링의 산행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다행스런 것은 이정도는 산행으로 생각하지 않을 임(삼환) 회장이 불참, 산행 열등생인 나에게는 천천이 쉬어가는 이번 코스에 더욱 만족하였다.
동반시 낭송은 기자에게 주어진 특권인데, 특히 박남수 시인의 '새' 중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의 부분이 좋았다. 그렇다 우리는 하면서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나이들어 느끼는 회한이다.
이번에는 점심 후에 잠깐 눈을 붙이는 시간도 주어져서 식후 포만감과 함께 잠깐 동안의 오침 시간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하였다. 정동준 산우가 산행은 참석하지 못하고 직접 뒷풀이 장소로 오겠다고 하여 그 시간을 맞추기 위한 목적도 있다. 법화산 정상에 누워 바라본 하늘이 더욱 아름답다.
산행중 불교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정남이가 법화(法華)에 대하여 설명하는데, 대승불교에서 나오는 이야기란다. 더 이상은 워낙 지식이 일천하여 자세한 설명을 옮기지 못함을 용서 하시고 추후 정남 거사에게 직접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좀더 법화사상을 알고자 인터넷을 검색하여 읽어 보았으나 역시 어렵다. 그러나 그중 조금 눈이 뜨이는 곳이 있기에 여기에 붙여넣기 하였다.
대승불교 운동은 자기만을 위한 독선에서 벗어나 민중에게 불교를 개방하고, 보다 자유롭게 사상을 해석하면서 서서히 일반 민중의 구제, 즉 이타행(利他行)을 강조하게 된다. 대승불교의 개방성은 불교의 궁극목적인 해탈, 열반, 붓다관에 극명하게 표출된다.
초기불교시대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반의 개현은, 대승불교로 계승되어 모든 중생의 성불을 주장하게 된다. 이런 주장의 주체는 출가, 재가를 가리지 않는 佛敎를 숭배하는 그룹과 보살들이었다.
보살들의 사명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죄짓지 않고 살면서 행복해지는 때가 올 때까지 열반에 들지 않고 윤회를 거듭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장보살은 지옥에 간 중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은 지옥에서 환생하는 윤회를 거듭하겠다는 것이니 보살 정신의 극치이다. 관세음보살은 현 세상에서 계속 윤회하면서 같은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것이고.
이들은 붓다란 현재 석가모니불만이 아니라 과거 미래에도 부처님이 계시고 공간적으로도 사방, 팔방, 시방에도 계시다고 보았다. 이제 부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되고, 그리고 불성은 세상의 모든 것에 있으며, 성불은 특정계층 인종이 아닌 모든 성별을 초월한 중생에게 개방되었다.
온 세상을 법, 즉 진리로 향기를 내는 꽃을 피우겠다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줄인 말인 법화경은 이런 경향의 대표적인 경전이라 할수 있다. 법화산 등산이 덤으로 안겨준 소득이란 생각이 든다. 정남 거사가 이인 한의원장을 선생으로 모시고 단식 명상을 하고 왔다는데 명상과 강의, 단식으로 이어진 일주일 간의 생활 중 묵언 침묵이 더 말할 나위 없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본래 업은 신(身), 구(口), 의(意) 3업이 있는데, 그 중 나쁜 업(業)의 95%는 입에서 나오는 잘못이라 한다. 2천5백년 전부터 말을 아끼고 조심하라는 부처님 말씀이 있었다. 가까운 주변에 입으로 고통을 주고 받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마지막 7일째는 세상으로 나오지 않고 싶었다니 이유가 몹시 궁금하다. 기회가 되면 지면으로 소개바란다. 이제 가을과 겨울이 멀지 않은듯 하다. 비지땀 흘린 법화산, 처서 산행후 3일이 지났는데, 벌써 가을이 느껴진다. '시산회' 회원들 모두의 건승을 빈다.
2015년 8월 26일 남기인 씀.
※ 동반시
'새' /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낭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