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김죽파제 줄풍류 (1:14) ‘영산회상’ 또는 ‘줄풍류’로 알려진 현악 영산회상은 조선 후기 선비들의 풍류방에서 발전되어 오늘날까지 전승되었는데 전승 지역 및 형태에 따라 국립국악원 풍류와 지역 풍류 및 산조 명인의 풍류로 나뉜다. 국악원 풍류는 법금을 사용하며 서울을 중심으로 전승되었고, 여타 지역의 풍류와 산조 명인의 풍류는 산조 가야금을 사용하며 각 지방에서 연주되었다. 가야금의 명인인 김창조(金昌祖), 한숙구(韓叔求)나 그 이후 세대인 한수동, 한성기, 최막동, 심상건, 김윤덕, 성금연에 이르기까지 산조의 명인들은 또한 풍류에도 통달했는데 죽파 역시 산조의 명인일 뿐만 아니라 풍류의 명인으로 당대의 본풍류(다스름~군악)와 뒷풍류(천년만세, 굿거리)를 완벽하게 연주하였다. 죽파는 ‘풍류의 연주수법은 원칙적으로 산조와 동일하나 농현을 깊거나 많이 하지 않아 난잡하지 않게 타야하고 또한 산뜻하게 타야한다’고 하였다. 오늘 연주되는 김죽파제 풍류는 김창조-김죽파-문재숙에게 전승된 풍류 중 ‘다스름-하현(下絃)-염불(念佛)-타령(打令)-군악(軍樂)’과 뒷풍류인 ‘계면(界面)-글게양청(兩淸)-우조(羽調)-굿거리’가 연주된다. ‘非悲非喜(비비비희)’라 하여 인간의 희노애락 어느 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관조적이고 절제된 시선으로 ‘풍류’를 바라보고자 했던 옛 명인들의 정신을 만날 수 있다. ○ 가야금/이슬기, 대금/김정승 , 장구/김청만
02.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34:01) 김죽파(1911~1989) 명인은 전라남도 영암 출신으로, 본명은 난초, 예명은 운선이며, 19세기 말에 가야금 산조를 처음 만들었다는 김창조 명인의 손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서 가야금을 배웠고, 그의 제자인 한성기 명인에게서 풍류와 산조, 병창을 익혔다. 김죽파는 이후 할아버지와 한성기 명인으로부터 배운 가야금 산조 가락들을 다듬고, 자신만의 가락과 장단을 추가하여 약 55분 가량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완성하였다.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의 특징은 남성에게서 나온 가락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여성인 김죽파 명인에 의해 다듬어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음색과 섬세하고 심오한 농현에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있는 가락으로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었다. 오늘은 김죽파-문재숙 명인으로 이어진 ‘겹청조현법’을 사용하여 연주한다. ○ 가야금/이슬기, 장구/김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