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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부는 태권도 열풍 | ||
<앵커 멘트>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우리의 국기, 태권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태권도가 육군의 정규 훈련 과목으로 채택돼 군인들의 심신단련에 한 몫을 하고 있는데요. 아울러 어린이들에게는 올림픽에 나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으면서 태권도 바람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확산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곽희섭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힘찬 기합과 함께 태권도 수련이 한창입니다. 흑인은 물론 백인 군인들이 우리 태권도복을 입고 한국인 사범의 구령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며 품새를 익히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육군 장교들로 태권도 교관이 되기 위해 석 달째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백인 장교들을 중심으로 일본 가라데가 널리 퍼져 있던 남아공 육군, 하지만, 우리 군과 대사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태권도를 접하게 되면서 태권도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인터뷰> 루신다 풀라르드(남아공 육군 중위) : "장교로서 부대원들에게 태권도 기술을 가르쳐 능력을 향상시키고 또 다른 많은 새로운 것들도 가르칠 것입니다." <인터뷰> 클린트 다실바(남아공 육군 장교 후보생) : "군인으로서 전투 상황에서 적이 다가왔을때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을 키우는데는 태권도가 최고입니다." 지금까지 외국군대에서 우리 사범들이 시범적으로 태권도 교육을 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현지인 교관을 육성하기는 남아공이 처음입니다. 남아공 군은 일단 올해 말까지 교관 백여 명을 양성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룽길리 들루라니(남아공 육군 전력구조참모부장) : "앞으로 태권도 훈련을 모든 군에 확대할 것이며 특히 방위군은 이 태권도 기술을 꼭 훈련받아야 합니다." 남아공 군의 이런 파격적인 조치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흰 띠 초등학생부터 검은 띠의 국가대표까지, 남아공 전국 각지에서 모인 태권도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이 대회는 남아공 전국 각지에 있는 40여개 태권도장에서 2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렇게 매달 대?! 만? 개최 함으로써 남아공에 태권도 바람을 일으키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배운 대로,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르지 않지만, 승부욕은 누구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고프리 모코보토(남아공 태권도연맹 회장) : "현재 15.000명 정도가 태권도를 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기술 뿐 아니라 태권도 자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육군 사범이자 남아공 국가대표 코치인 조정현 사범, 현재 남아공 국가대표는 모두 20명으로 이 대회에서 잘만 하면 바로 조 사범의 눈에 띌 수 있습니다. 때문에 멀리 케이프 타운은 물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오지 마을에서도 며칠씩 차를 타고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4시간 정도 떨어진 시골 마을, 이 오지 마을에서도 태권도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오늘은 이 마을출신 조안나가 남부 아프리카 14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축하하는 날, 송판 격파와 공중 발차기 등 친구들의 멋진 태권도 시범에 조안나는 물론 마을 주민들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3년 전 조 사범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한 조안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꿈입니다. <인터뷰> 발레셍(조안나 언니) : "조안나가 태권도를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몸도 건강해 지고, 또 유명해지면 덕분에 먹을 것도 생기고..." 현재 이 마을에서는 100여 명이 매일 2시간씩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서 태권도가 인기 있는 이유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만하면 명예는 물론 큰 돈을 벌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남아공에 가장 유명한 마슬랑구, 알피오스 선수 모두 이 마을 출신으로 조 사범이 태권도를 전수해 국가대표로까지 이끌었습니다. <인터뷰> 티미 라모코카 : "마슬랑구 선수처럼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싶고 2008년 올림픽 때는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마슬랑구(남아공 태권도 국가대표) : "모든 어린이가 태권도를 하면서 올림픽 메달 획득이나 월드 챔피언 같은 꿈을 가져야 합니다. 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하고요." 조안나와 티미처럼 흑인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꿈을 이룰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태권도?! ? 배우고 싶어도 남아공 전체에 한국인 사범은 겨우 3명 뿐이고, 우리의 지원이 없다면 도복 구하기조차 힘든 상탭니다. <인터뷰> 조정현(남아공 태권도 사범/KOICA 파견) :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참 난처했는데 지금은 많이들 열심히 해서 남부 아프리카 게임에서 금메달도 따고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요. 앞으로 이곳 어린이들이 많이 태권도를 해서 꿈도 이루고 희망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권택일(남부 아프리카 태권도 연맹 회장) : "저변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학교인데, 올 초에 쁘레뚜레 체육고등학교에 정규 과목으로 채택됐습니다. 내년에는 대학교에 정규 과목으로 채택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의와 인내, 극기의 태권도 정신, 이제 남아공을 넘어서 아프리카 전체를 휩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권도를 사랑하는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물질적 지원이 급선무라고 말합니다. 멀리 남아공 오지에서 태권도를 전수하는 한국인 사범, 그리고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젊은이들, 이들 모두 도전정신과 패기로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또 다른 자화상일 것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 ||
[국제] 곽희섭 기자 입력시간 : 2007.07.15 (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