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일(주일) 낮 설교 - 성령강림 후 제12주[교역자보건주일] -
마음과 몸의 건강
( 잠언 17 : 20~22 )
Ⅰ. 「 골프장의 딤플 」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몸체가 유선형이고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비행기표면이 울퉁불퉁하면 더 많은 공기저항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입니다. 비단 하늘을 나는 비행기뿐 아니라 공기 중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만든 것은 대부분 매끈한 표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 더 멀리 날려 보낼 목적으로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표면에 수많은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골프공입니다. 골프공에는 ‘딤플’이라는 수많은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습니다.
초창기 골프공은 표면이 매끄러웠습니다. 공기저항을 줄여야 더 멀리 날아간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골프공 표면에 딤플을 만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딤플이 회전하며 날아가는 골프공 주변의 공기흐름으로 골프공이 더 멀리멀리 날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 내 삶에 갑자기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누구도 고난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매끄러운 골프공보다 울퉁불퉁한 골프공이 더 멀리 날아가듯이, 자신의 고난과 상처를 받아들이고 극복하여 그것을 앞으로 나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는 사람들은 분명 더 멀리 도약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속담에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만 비옥한 땅이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매사가 아무 일없이 평탄하여 어려움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또 작은 어려움을 만나도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은 고난입니다.
정금(正金)이 되려면 불속에 들어가서 불순물을 모두 태우고 나와야합니다. 불같은 시련을 만나면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불같은 시련이 오히려 우리 인생을 연단하여 강하고 단단하게 만듭니다. 성막을 건축할 때 ‘등대’를 만드는 과정이 나옵니다. 등대는 조립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금 한 달란트를 쳐서 만들어야 합니다. 한 달란트의 금이 등대의 모양을 갖추려면 얼마나 많이 두들겨 맞아야 할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등대는 영롱한 빛을 발하게 됩니다.
Ⅱ.
“치가 떨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齒)’는 ‘이’, ‘이빨’을 가리키는 한자어입니다. ‘떨리다’는 ‘떨다’의 피동(被動)으로, ‘떨림을 당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온몸이 떨리다 못해 ‘이’마저 흔들릴 정도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이르는 말로써, ‘어떤 일에 몹시 분노하거나 지긋지긋하여 몸서리가 나는’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빨은 잇몸에 박혀 있는 듯 보이지만, 턱뼈에 박혀 있습니다.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엄청난 충격을 받거나 몸서리치는 일을 당하면 그 견고하게만 보이는 조직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가 흔들리면 아무리 견고하더라도 쉽게 빠지기 마련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지만, 건강한 치아는 몸의 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평생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치아가 건강하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역자보건주일을 맞이하여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주제는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므로 ‘건강한 목회’를 하자는 것입니다. 치가 떨리는 일을 당하고, 그걸 해소하지 못하면 육체도 건강할 수 없습니다. 이빨 빠진 사자는 사자의 위엄과 능력을 상실한 사자입니다. 사자에게만 이빨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치아가 없어 씹지 못하는 사람은 뇌 건강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이 씹지 못하면 뇌의 노화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일본 항가령의학회 이사이자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위원인 ‘사이토 이치로’는 ‘씹는 힘’이라는 책에서 ‘일본 도호쿠대학 와타나베 마코토 교수팀이 70세 이상의 고령자 1,167명을 대상으로 치매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MMSE)를 실시한 결과, 남아 있는 치아가 적고 씹는 힘이 약한 사람일수록 치매가 더 많이 진행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치매 정도가 ‘정상’이라고 판정받은 652명은 남아 있는 치아 수가 평균 14.9개였고, ‘치매 예비군’이라고 판정받은 460명은 13.2개, ‘치매가 의심되는 사람’으로 판정받은 55명은 9.4개에 불과했습니다. 치아 수가 치매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살고 건강한 목회를 하려면 ‘치가 떨리는 일’이 적어야합니다. 설령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줄 알아야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습니다.
Α.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잠 16:32).
마음이 어디 있는가 물으면 동양 사람들은 대개 ‘가슴’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마음이 ‘두뇌’에 있다고 말합니다. 성경에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구약을 보면, 마음이라는 말은 ‘레-브’입니다. 이 말은 ‘가슴이나 심장’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마음은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는 곳이면서 또 병을 일으키는 곳입니다. 심장이 신체의 중추기관이듯이, 마음은 인간의 중심, 주체이며, 지정의(知情意)의 주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잠언 4장 23절을 보면,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생명의 근원이라 했습니다. 히스기야 왕은 ‘터널’을 뚫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식수원(食水源)이던 기혼 샘이 성벽 밖에 위치해 있어서 예루살렘 성이 포위 되면, 성 밖의 적에게 샘을 빼앗겨 결국 항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히스기야는 앗수르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항복을 권하기 전에 530미터 길이의 터널을 만들어서 성 밖의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물을 지키는 것이 성을 지키는 것과 직결되기에 히스기야 터널을 뚫었습니다.
마음이 곧 생명의 근원입니다. 마음을 지키지 못하면 생명의 근원을 잃는 것입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때로는 비난당하고, 오해를 받습니다. 전혀 엉뚱한 일로 난관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이런 스트레스가 얼마나 극심한지 모릅니다. 한국교회는 목회자가 슈퍼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설교, 교육, 심방도 잘하고, 기도도 많이 해야 하고, 지식도 많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모든 면에 만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모든 면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목회자도 한 인간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의사표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평가를 하든지 그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마음을 다스려야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습니다. 잠언 16장 32절에,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리라”고 했습니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마음을 다스려서 건강한 목회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Β. 마음은 몸의 건강과 직결됨을 알아야합니다(22).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마음이 몸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올 수도 있지만, 마음이 아프면 몸도 병에 걸리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본문 22절에도,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고 한 것입니다. ‘마음의 즐거움이 양약(良藥)’이라고 했는데, 좀 더 좋은 우리말 표현을 들라면 ‘보약(補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즐거운 것이 몸에 보약처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마음을 즐겁게 해야 합니다. 또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고 했습니다. 뼈가 마르면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뼈를 다른 표현으로 ‘뼈대’라고 합니다. 또 ‘골격(骨格)’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우리 몸을 집으로 비유하면 뼈는 기둥, 대들보, 서까래와 같다는 것입니다. 뼈가 튼튼해야 몸이 건강합니다. 골밀도 검사를 해서 골밀도가 낮다는 것은 뼈가 부실하다는 뜻이고, 골밀도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뼈가 튼튼하다는 말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있으면 뼈가 마른다고 했는데, 골밀도가 낮아진다는 것이고, 그 만큼 뼈가 약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즐거우면 보약을 먹는 것과 같고, 마음에 근심이 있으면 뼈대가 약해진다고 했으니 마음과 몸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문제는 마음을 즐겁게 먹고 목회를 하려 할지라도, 대면하는 현장과 상황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목회자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려 항상 기뻐하며 목회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목회자는 목회현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를 30년 이상하면 ‘속이 타서 새까맣게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때때로 교우들과의 관계에서 마음이 불편한 일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발생합니다. 목회자 스스로 규칙적으로 운동도 하고 마음도 잘 다스려서 건강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성도들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목회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몸과 마음이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습니다.
Γ.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아야 합니다(빌 4:6-7).
내 마음이지만 마음만큼 요상한 것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내 마음을 나도 모른다’고 했을까요? 다스려지지 않은 마음은 마치 ‘럭비공’ 같습니다. 어디로 뛸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과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하여 마음을 다스리고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내가 지킨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빌립보서 4장 6-7절을 보면,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마음을 내가 지키려고 한다고 내 마음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 내 마음을 맡기면 주님이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십니다.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갑니다. 만약에 그 생각을 모두 내 생각으로 붙잡고 있다면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요? 그 많은 생각을 붙잡고 있다면 정리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깐 동안에도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마음을 제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굳이 내가 하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이 내 마음을 주장하시고 다스리도록 맡겨야 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면, 하나님의 평강이 내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목회자 자신도 그리해야 하지만, 성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자를 위하여 기도하되, 주님께서 그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기를 간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평강이 목회자의 마음을 지켜주셔서 건강한 목회를 하게 될 것입니다.
Ⅲ.
성도들은 목회자의 건강을 보살피는 배려를 가져야 합니다. 목회자의 건강을 위하여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목회자가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목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도들은 목회자가 ‘치(齒)를 떠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며 목회의 동역자가 되어야 합니다. 목회는 목회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 그리고 도움과 배려가 필수적입니다. 목회자의 마음에 주님의 평강이 넘칠 때, 그 목회를 통하여 주님의 교회를 아름답게 세우고, 성도들에게 하늘의 신령한 복과 땅의 기름진 복이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