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금산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가입한 목공밴드 리더가 소개해 준 공방에서 우드슬랩 식탁을 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생각보다 멀지 않았고 도착해서 전시되어 있는 탁자와 의자들을 구경했는데 좀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수백만 원 대였습니다. 드디어 주인이 와서 제가 사기로 한 탁자를 포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포장하는 동안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표가 없는 탁자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 탁자는 서울의 한 갤러리로 갈 것으로 우리나라 느티나무 고목이고 결정적으로 가격이 5천만 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 할 것 같으냐고 물었을 때 속으로 천 했는데 진짜 그 가격이라면 놀라운 가격이지 싶었습니다. 그 뒤에 하나 더 있었는데 같이 갤러리로 가는지 모르지만 가격을 떠나 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놀라는 눈치를 보이자 5년 동안 제대로 말린 거라며 희소가치가 인정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거의 포장이 끝나갈 무렵 약속된 가격을 깎자고 하는 것은 거시기 해서 먼 곳에서 왔으니 뭐하나 줄 것 없냐고 에둘러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저 벽에 도마가 있는데 하나가 가져가라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제가 먼저 와서 봤는데 가격대가 수십만원을 하는 것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마 그걸 줄까 싶었는데 곧이어 아래 비치된 것으로 가져가라는 말에 역시나 했습니다. 아래는 단가가 5만원과 6만원인데 나무 수종은 모르고 그나마 비싼 것으로 가져왔습니다.
제가 원목으로 식탁을 놓고 싶었는데 워낙 단가가 높아서 포기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그나마 한 개 구입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 장례때 제가 집례한 장례식을 착각해서 줄였지만 여덟 번째입습니다. 그동안 장례가 끝나면 황송하게도 늘 제게 사례를 해 주셨는데 그 때마다 대부분 교회를 위해 이것저것 구입하거나 함께 해 주신 분들과 식사나 작은 선물을 하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사례비를 주셨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문득 새벽에 기도하고 나와서 예배당과 교육관 통로를 지나다 원목식탁이 생각이 나서 알아봤습니다. 제가 가입한 밴드리더에게 가격대를 아예 정해주고 소개받고 구입한 것입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화물로 받지 않고 제가 직접 가서 가져왔습니다. 또 괜찮은 공방 사장을 사겨두는 것도 좋고 구경도 할 생각에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탁자에 아무 표시는 없지만 제가 이름을 지었습니다. ‘SJ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