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가을 특선 여행 제3탄
(지리산 단풍 명소 구룡계곡)
산청 수선사(修禪寺)
지리산 동남쪽 마지막 봉우리 웅석봉 기슭에 위치한, 창건이 오래 되지 않고 산중 깊숙이 자리 하지도 않았으나 소나무와 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소담한 절입니다. 절 앞으로는 정수산과 마주하며 비껴 황매산이 보이고 뒷산 능선 너머에는 지리산 정상 천왕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래 된 듯한 전각들과 세련된 카페와 아름다운 연못이 잘 어우러진 예쁜 모습이 너무 좋아 눈물을 흘리는 탐방객들도 있습니다.
작고 작아서 더 예쁜 절, 세속에서 찌든 때가 절로 씻기고 정말 마음이 편해지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템플스테이를 위해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매력 만점인 사찰입니다. 25년 동안 도량을 가꿔 온 주지 여경스님이 직접 로스팅한 커피 맛도 일품입니다. 3층의 카페 ‘커피와 꽃자리’는 내방한 손님들과 인연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달궁계곡 지리산흑돼지구이 맛 기행
남원시 산내면 달궁마을에 있는 달궁계곡은 삼한시대에 온조왕의 백제 세력과 변한 · 진한에 쫓긴 마한의 효왕이 지리산으로 들어와 쌓은 피란도성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도 달궁마을의 주차장 바로 아래에 궁터가 남아 있습니다. 달궁계곡의 저지대와 주변 산지의 정상부와는 평균 500-600m의 고도차를 보여 깊은 심산유곡의 형태를 보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계곡물은 차고 맑으며 버섯과 나물 등 임산물이 풍부한 곳입니다. 아름다운 단풍 구경을 하며 지리산 흑돼지구이 맛 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원 구룡계곡(구룡폭포)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길이는 약 3㎞로, 용호구곡(龍湖九曲)이라고도 불립니다. 뱀사골과 달궁계곡을 따라 오르는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설되어 지리산의 진경산수를 즐길 수 있는데, 구룡계곡 스카이웨이는 지리산 최고의 단풍 명소인 구룡계곡의 비경 속으로 인도해 줍니다. 구룡계곡 트레킹의 시작은 일반적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노치마을에서 시작합니다. 노치마을은 마을길이 백두대간 길이라 집 앞 골목길을 걸어도 대간 길을 걷는 것입니다.
아홉 마리 용이 4월 초파일에 하늘에서 내려와 이 계곡에서 목욕을 하며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은 구룡폭포는 매끈한 암반 위를 타고 내리는 2단 형태의 폭포이고 출렁다리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두 갈래 폭포 밑에 각각 조그마한 못을 이루는데, 그 모습이 마치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물속에 잠겨 구름이 일면 다시 나타나 서로 꿈틀 거리는 듯하므로 교룡담(交龍潭)이라고도 합니다. 용호9곡 중 제1곡이며 남원 8경 중 제1경입니다. 길이 30여m인 구룡폭포는 구룡계곡의 백미로 흔들다리에서 감상하는 물줄기는 마음속 깊이 싸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쓸어가기에 충분합니다.
가을임에도 힘찬 물줄기를 쏟아내는 구룡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데, 협곡이라 계단, 난간 등으로 안전하게 길이 조성돼 있고, 계곡과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길이 이어집니다. 다만 직접 계곡으로 내려서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고 가팔라 지정된 곳 이외는 안전상 내려서지 말아야 합니다. 구룡계곡의 가장 큰 자랑은 기암절벽과 반석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과, 물길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자리 잡은 소(沼)입니다. 가을단풍이 내려앉기 시작한 구룡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돌과 맑은 물, 이름 모를 산새, 철 잊은 나비와 잠자리, 겨울준비에 바쁜 다람쥐 등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합니다.
구룡폭포에서 내려서면 맑고 투명한 소(沼)가 탐방객들을 맞이합니다. 폭포에서 조금 내려가면 거대한 암석층이 계곡을 가로질러 물 가운데 우뚝 서 있고, 바위 가운데가 대문처럼 뚫려 물이 그 곳을 통과한다 해서 석문추(石門湫)라 부르는 곳이 있는데, 경천벽(敬天壁)이라고도 부릅니다. 경천벽에서 600m쯤 더 내려가 만나는 비폭동(飛瀑洞)은 반월봉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양이 마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지리산에서도 보기 드문 장관입니다.
구룡산과 그 밖의 여러 갈래 산줄기에서 흘러내린 계곡 물이 모두 합류하는 지점의 둘레에 여러 봉우리가 있는데 제일 뾰족한 봉우리가 계곡물을 내지르는듯하여 그 봉우리 이름을 지주대(砥柱臺)라 합니다. 지주대로부터 500~600m쯤 거리에 있는 유선대(遊仙臺)는 45도 각도로 급경사를 이룬 암반을 미끄러지듯 흘러내린 곳에 있는 깊은 못입니다. 유선대 가운데에 바위가 있는데 금이 많이 그어져 있기 때문에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때 신선들이 속세 인간들에게 띄지 않기 위해서 병풍을 치고 놀았다 하여 은선병(隱仙屛)이라고도 합니다.
유선대에서 사랑의 다리와 영포교를 지나면 챙이소에 이릅니다. ‘챙이’란 ‘키’의 전라도 사투리인데, 수확한 곡식을 까불어 죽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를 말합니다. 빠른 물살에 패인 바위 모양이 챙이 모양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한 중이 꿇어 앉아 독경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가 있어 ‘서암(瑞巖)’이라고도 불립니다. 유선대에서 1km 지점에 있는 ‘구시소’는 물살에 패인 바위의 모양이 마치 소나 말의 먹이 통인 구유처럼 생겼다해 남원지방 사투리인 구시를 써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학들이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학서암(鶴棲庵)을 지나 차도로 난 다리(삼곡교)에 올라서면 구룡계곡 탐방안내소가 나오고 춘향묘에 이르기 전 용호서원(龍虎書院)이 반깁니다. 용호서원은 지난 1927년 원동향약(源洞鄕約)에 소속된 유림의 선비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습니다. 용호서원은 지금도 음력 3월 15일에 지역의 유림들이 제향을 올리고 있습니다. 용호서원은 흔하지 않게 탱자나무로 담장을 둘렀는데, 탱자나무에는 누렇게 익은 탱자가 깊어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매달려 있습니다.(구룡폭포-육모정, 1시간-1시간 20분 소요)
춘향묘 · 육모정
용호서원 조금 아래 육모정(六茅亭)이라는 정자와 춘향묘(春香墓)가 반깁니다. 춘향묘는 1962년 ‘성옥녀지묘’라고 새겨진 지석이 발견된 이후 새로 단장한 것인데, 높은 축대 위에 넓게 자리 잡고 있으며, 묘소 앞에는 ‘만고열녀춘향지묘(萬古烈女春香之墓)’라고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춘향묘 맞은편에 육모정이 있고 육모정 옆 계곡에는 넓은 암반(변바위)과 용소(玉龍湫)를 지나 계곡이 멋지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무다리로 이어진 계곡 건너편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생태탐방로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