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金文)에 보이는 도(徒)는 갈래 길을 뜻하는 척(*), 걸음을 뜻하는 지(止), 그리고 진흙을 의미하는 토(土)가 결합한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소전(小篆)에 이르러 한 때 척(*)과 지(止)가 결합한 착(*)으로 되기도 했으나 그 이후 토(土)와 지(止)가 결합한 주(走)로 발전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도(徒)의 본래 의미는 '진흙길을 걸어가다'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는 '걸어가다[徒, 步行也]'로 풀이하였고, 이로부터 도보(徒步) 도행(徒行)이라는 말이 조합되었다.
도보(徒步)로부터 보병(步兵)이란 의미가 파생되어 좌전(左傳)에서 '그들은 보병이고 우리는 전차를 타고 하는 싸움에 그들이 우리 군대를 공격하여 사이로 빠져 들어올까 걱정이다[彼徒我車, 懼其侵*我也]'라고 하였다.
보병은 전차 뒤를 따라가면서 싸움에 임하므로 이로부터 '따르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특정한 학파 이념 종교 따위를 따르는 사람을 문도(門徒) 도제(徒弟) 학도(學徒) 신도(信徒)라고 하며, 무리를 지어 사상이나 주장을 같이 하는 것을 도당(徒黨)이라 한다.
또 보병은 전차나 말을 타지 않은 채 싸우므로 '텅 비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도수(徒手)는 맨손, 빈손을 이르는 말이며, 이로부터 부사로 쓰여 '헛되이' '쓸데없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하릴없이 먹기만 하는 것을 도식(徒食), 헛되이 고생만 하는 것을 도로(徒勞)라고 한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 따뜻한 곳을 찾아 도식(徒食)하는 아저씨들이 많다.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에 도식(徒食)인들 편할까?
이웃으로, 사랑으로 보듬지 않고 머리와 입으로 도비순설(徒費脣舌)이면 도로무익(徒勞無益)인 것을....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
첫댓글 공부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