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서양 현대의학이 들어온 지도 벌써 100년이 지났다.
기성세대 의사들은 손목의 맥을 짚어보고 그리고 청진기를 몸에 대서 몸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해서 질환을 찾아내고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눈부신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질환들이 조기에 진단되어 조기치료를 함으로써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진단방사선과(향후 영상의학과로 개명됨)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지금은 영상의학의 도움 없이 각종 질환을 조기에 찾아내기는 어렵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 초음파검사에 대해 설명해보기로 한다.
초음파검사는 초음파를 몸 안에 쏘고 몸 안에서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소리를 잡아 영상화시켜 그 모양을 보고 진단을 하게 되는 검사다.
처음에 나온 초음파장비는 해상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지금의 초음파 해상력은 너무나도 좋아 초음파 영상을 보고 있으면 몸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로 해상력도 좋아졌다. 이렇게 화질이 좋아짐에 따라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다양해지고 각종질환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간암이나 담석증 같은 질환은 배에다 초음파 탐촉자를 대고 몇 초 내에 진단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담낭암, 췌장암, 비장종양, 신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자궁근종, 난소암 등등... 수많은 질환을 찾아낼수있는 검사가 즉 초음파 검사이다.
뱃 속에 있는 장기의 형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질환은 모두 잡아내는 것이 초음파검사이다.
단 초음파는 공기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기가 들어있는 위장, 소장 및 대장질환은 한계가 있다.
맹장염의 경우, 과거에는 외과 의사들이 진찰만으로 진단을 하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바람에 막상 배를 열고 들어가 면 가끔 게실염이나 임파선염, 종양 및 암 등이 발견돼 수술실에서 수술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술 전 초음파검사를 거의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그럴 염려가 없어졌다. 아울러 맹장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접하는 외과 의사들은 진단방사선과(=영상의학과)전문의에게 “배를 열어도 됩니까”하고 꼭 물어보게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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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종 외과적 복부질환(종양 등을 포함해)이 있을 때 외과의사들은 진단방사선과 의사들이 초음파검사를 통해 얻은 소견을 전해 듣고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얻은 상태에서 수술에 임하기 때문에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율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특이한 예를 들면, 뚱뚱하고 건장한 중년남자가 한쪽 옆구리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서 응급실로 내원 한다면 거의가 요로결석 환자다.
이런 경우 복부 X-ray 촬영, 간단한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를 해보면 대충 요로결석을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요로결석 확진을 위해서는 IVP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IVP검사란, X-ray가 투과하지 못하는 요오드성분이 들어있는 조영제를 팔뚝정맥에 30~40cc를 주사한 후 시간차로 약 30분 정도 촬영을 통해 진단하는 검사인데 요로가 결석으로 인해 막혀있는 경우에는 검사가 5~6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주사하는 조영제의 요오드 성분 때문에 경미하게는 구토 및 구드러기가 나고 심하면 예상치 않게 쇼크반응을 일으키고 아주 드물게(대략 5만명당 한 명)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숙달된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라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아주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또한 요로 뿐 아니라 기타 다른 복부 장기의 이상 유무까지도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초음파검사는 실시간 검사다. 실시간 검사라는 것은 검사 중에 진단이 되고 검사가 끝나면 모든 진단행위가 끝난다는 의미다. 검사 도중 찍어놓은 사진을 보고 다른 의사가 진단을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 실시간 검사다.
쉽게 얘기해서 초음파검사를 조금이라도 틀리게 하면 조기암이나 각종질환을 놓치게 되고 또한 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수술방법이 바뀌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X-ray 검사와는 달리 이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의학적 지식이 있어야 질환을 즉석에서 잡아낼 수 있다. 따라서 이 검사는 진단방사선과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질환을 놓치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의 좋은 점은, 검사를 하면서 각각의 장기에 대해 직접 수검자한테 설명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형태적인 이상유무 만을 얘기해줄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아주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고 수검자 또한 평소에 자기가 궁금해 하던 증상을 가지고 초음파검사와 연계해서 즉석 상담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검자들에게는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초음파검사의 단점은 객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즉 검사를 직접 한사람 이외에는 소견을 알 수가 없다. 예를 들면 단순 X-ray나 C-T 또는 MRI 등의 검사는 일정한 원칙에 의거하여 찍어놓고 진단방사선과 전문의 아무나 판독해도 정확하게 판독할 수가 있지만 초음파검사만은 다르다. 즉,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초음파 사진은 다른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판독을 할 수가 없다.
5분 동안 하는 초음파 검사라 해도 그것을 위해서 의과대학 6년, 인턴&레지던트 5년을 공부해서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그 후에도 많은 임상경험을 통해 취득한 지식을 가지고 초음파검사에 임하는 진단방사선과 (=영상의학과) 전문의지만 종종 조기 암이나 다른 질환을 놓칠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제 복부 초음파검사는 현대의학의 청진기로서 많은 의사들이 복부 및 갑상선, 혈관, 유방질환 등의 진단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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