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57]홍애(洪崖) 홍간(洪侃) 선생-28- 雪 설
눈(雪)
홍애(洪崖) 홍간(洪侃)
花開玉樹靜無風 (화개옥수정무풍)
옥수(玉樹)엔 꽃피고 고요히 바람도 없어
頃刻春光滿海東 (경각춘광만해동)
잠깐 사이에 봄빛이 나라 안에 가득하네.
記得爛銀堆上月 (기득난은퇴상월)
생각나누나, 은빛 찬란한 달밤에
五雲深處訪壺公 (오운심처방호공)
오색 구름 깊은 곳에 호공(壺公)을 찾던 일.
侃= 굳셀 간.강직할 간.
玉樹옥수=아름다운 나무라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콩과에 속한 낙엽 활엽 교목. 괴목槐木 홰나무.회화나무.
높이 25미터에 이르며, 속껍질은 노랗고 특유한 냄새가 난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 겹잎인데 작은 잎은 9~15개이며 달걀꼴이다.
8월에 황백색 가지 끝에 겹총상(總狀) 꽃차례로 달리며,
염주 모양의 열매가 10월에 익는다.목재는 가구재로 쓰며,
꽃과 열매는 약용한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頃刻경각=아주 짧은 시간.
頃= 밭넓이 경, 기울 경, 반 걸음 규.이랑 경, 잠깐 경,
刻= 새길 각 . 때. 시각(時刻).
海東= 발해의 동쪽이라는 뜻으로, 예전에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
記得기득= 기억 나누나.
爛銀란은=은빛 찬란.난만한 은빛.
堆= 쌓을 퇴. 壺=병 호. 동자(同字)壷
壺公= 한대(漢代)의 선인(仙人)인 호공(壺公)이
하나의 항아리를 집으로 삼고 술을 즐기며
세속을 잊었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호천(壺天)·호중천(壺中天)·호중천지(壺中天地)
·일호지천(一壺之天)이라고도 한다.
후한서(後漢書) 방술전(方術傳)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후한 시대에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남현(汝南縣)의 시장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비장방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시장 한 모퉁이에서 영약(靈藥)을 파는 약장수 할아버지가
한 분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는 언제나 가게 앞에 항아리를
하나 놓아 두고는, 시장이 파하면 얼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시장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비장방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를 항아리 속으로 안내했다.
항아리 속에는 훌륭한 옥으로 만든 화려한 저택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그 저택 안에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술과 음식을 마음껏 먹고 나서,
다시 항아리 밖으로 나왔다. 이 약장수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선인(仙人)인 호공이었다.
뒤에 호공이 용서를 받아 천계(天界)로 돌아갈 때,
비장방도 그를 따라갔는데 선술(仙術)을 익히는 데
실패하여 지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비롯하여 ‘호중지천’은 별천지·별세계·선경을
의미하게 되었다. 항아리의 입구가 좁은 데에 연유하여
장소가 극히 협소함을 이르는 말로도 사용된다.
원문=동문선 제20권東文選卷之二十 / 七言絶句
雪 설
홍간(洪侃)
花開玉樹靜無風。
頃刻春光滿海東。
記得爛銀堆上月。
五雲深處訪壺公。
꽃이 옥나무에 피고 고요해 바람이 없으매 / 花開玉樹靜無風
어느새 봄빛이 바다 동쪽에 차네 / 頃刻春光滿海東
이 찬란한 은 무더기 위 달빛에 / 記得爛銀堆上月
오색 구름 깊은 곳에 호공 찾던 것 기억하노라 / 五雲深處訪壺公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8
이하=洪崖先生遺稿 / 七言絶句 十七首○
評註出佔畢齋金宗直所纂靑丘風雅中
雪 二首
花開玉樹靜無風。頃刻春光滿海東。
記得爛銀堆上月。五雲深處訪壺公。
晚來江上數峯寒。片片斜飛意思閑。
白髮漁翁靑蒻笠。豈知身在畫圖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