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에 올라온 노천명의 시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를 읽었다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의 세계속에서 자연과만 교류하는,
나만의 세계속에서 갖고 싶은 행복!
이름있는 분이 쓴,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이십이년 전 만하탄에서 하던 일을 접고 일년 쉬는 동안 두 친구 가족과
6명이 여러날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비행기로 La 에 내려 rent car로
Grand Canyon 에서 다른 park 들도 돌보며, Yellowstone Park을 보고,
Utah주의 Salt Lake City 를 들려 Seatle Olympic Park, 그리고 group
Tour에 합류해 Canada의 Banff를 구경하고, La 거쳐 뉴욕으로 돌아왔었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서 인상 깊었던 장면, 그리고 재미있었던 episode 만이
기억에 남을뿐이다.
며칠전 딸이 손주들을 데리고 와서 하루를 보내고 갔다.
저녁을 차리는 것을 돕던 딸아이가 뒷 뜰에 나가 손톱 반만한 하얀 작은 풀꽃을
한줌 잘라와선 병을 달라고 한다. 작은 화병에 맵씨나게 꽂아 식탁에 놓으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이들이 떠나고 두 사람만이 덩그러니 남은 식탁에
여전히 놓인 흰꽃. 밖에는 유난히 조잘거리는 새 소리, 간 밤에 내린 비에
한결 윤이 나는 수목들이, 늘 있던 그곳, 창밖에 있다. 식탁에 앉아 흰 꽃을
들여다보며, 문득 이십여년전 여행할때 Yellowstone Park에서, 부글부글
끓는 Faithful geyser 그언저리 손바닥만한 땅위엔 잡초가 나 있었고, 또
노란 들꽃도 한송이씩 여기 저기 조그만 땅위에 뜨문 뜨문 피어있었다.
나는 그 노란 풀꽃이 자꾸자꾸 생각났었다. 그리고 한참을 그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들풀들의 씨앗이 바람에 날려 어디인들 못가랴만
왜 하필 그 힘든 부글부글 끓는 geyser 한 가운데 떨어져 싹이났나.
피었던 그 노란꽃은 선택의 여지도 없었을 텐데…
식탁에 꽂힌 흰꽃, 조용하고 무심해 보이는.
문득 그꽃에서 내가 보인다. 오래전 Faithful geyser 조그만 땅들에
피어있던 그 노란꽃에서 내가 보였던 것 같이.
가물에 콩 나기로 남편이 사다주던 고귀한 자태의 장미꽃에서도,
요즈음 한창인 목단꽃에서도, 어릴적 생각에, 해마다 사다 심는
채송화꽃에서도 나를 연관 시켜보지 못하는데.
이름 없는 여인이……
나의 세계속에서 자연과 교류하며……
나만의 세계속에서 갖고 싶은 행복!
나는 갖고 있는가.......
첫댓글 참 생뚱맞다. 빙점이 가까운 날씨에...
잔뜩 찌프린 하늘이 또 다시 노란 풀꽃을 기억하게 한다.
노란 풀꽃, 하얀 작은 풀꽃 덕분에 저도 노천명의 명시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