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생체 신장·췌장 동시 이식수술 성공
남자 친구 신장 및 췌장 일부 떼어 여자 친구에게 성공적 이식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까지 망가진 만성 신부전 환자, 동시 이식으로 ‘불치병 당뇨’까지 완치
췌장 절제한 남자 친구 당뇨 안 걸리고 20년 고통 겪은 여자 친구 당뇨에서 해방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 개가 “뇌사자 장기 이식 의존도 낮출 수 있는 길 열어”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만성 신부전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30대 여성이 결혼을 앞둔 남자 친구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을 거둠으로써 구사일생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당뇨 합병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살아있는 기증자 한 명에게서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해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는 처음이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韓 德 鍾, 58세) 교수는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복막투석까지 받아 오던 박춘화씨(女, 32세)에게 최근 결혼을 전재로 사귀고 있던 백현국씨(남, 46세)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 동시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 교수가 시행한 생체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은 기증자인 남자 친구 백씨의 신장 1개를 박씨에게 이식하고, 췌장 중 약 절반 정도를 환자인 박씨 소장에 이식해 당뇨 합병증으로 기능을 잃어버린 신장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남자 친구의 췌장으로부터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하는 최첨단의 당뇨병 완치 수술법이다.
한 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생체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을 성공함에 따라 지금까지 뇌사자에게만 의존하던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마저 멈춰버린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게 만성 신부전증 치료는 물론 ‘불치병 당뇨’까지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희망을 넓혀주고 있다.
지금까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멈춰버린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대부분은 임시방편으로 신장이식을 받게 되지만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함으로써 신부전증이 재발되는 경우가 다수였다.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 받은 환자 박씨는 수술 전 당뇨 수치가 최고 680mg/dl로 정상인의 70~120mg/dl보다 약 7배 정도 높았으나 생체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1월 12일 수술) 직후부터 약 2달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 수치인 110mg/dl을 유지해 인슐린을 끊은 상태이다.
또한 이식 전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는 8.4mg/dl에서 지난 3월 15일(수) 퇴원 당시 1.6mg/dl으로 감소해 정상적인 신장기능을 회복해 가고 있다.
박씨는 22년 전인 10살 때 제1형(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아 어린나이부터 매일 같이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이처럼 당뇨병과 전쟁으로 젊은 시절을 다 보내다시피 함에도 불구하고 2000년 6월부터는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기 시작했으며 지난 해 말부터는 복막투석을 받으며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지경이었다.
이렇게 신장이식을 꼭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 지난 해 11월 한덕종 교수를 찾아 신장이식을 상의하던 중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생체 췌장이식을 동시에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한편 생체 신장이식은 일반적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난 해 8월 한 교수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시행된 생체 췌장이식 수술은 살아있는 건강한 사람의 췌장 일부를 떼어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기증자인 남자 친구 백씨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위해 수술 전 철저한 검사와 확인 과정을 거쳤다.
한 교수는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 생체 신장 췌장 동시 이식수술은 “기증자 백씨의 수술 전후 당뇨 수치 및 신장 기능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기증자와 환자 모두에게 완벽한 수술이었다”고 밝혔다.
박씨의 남자 친구인 기증자 백씨는 2003년 1월 박씨를 처음 만나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지켜보면서 작년 말 처음으로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며 “이번 생체 신장 췌장 동시이식으로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하나의 장기를 더 주게 되었지만 여자 친구가 신장 기능을 되찾은 것뿐만 아니라 당뇨병까지 완치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백씨는 힘든 투병기간 동안 사랑을 키워온 만큼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며 건강이 조금 더 회복되면 웨딩마치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댓글 훈훈하게 하는 연인 모습... 감동입니다..신뢰의 의술과 인품이 훌륭하신 한덕종교수 인술의 만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