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二 )
"방금 한 말이 정말이오?"
마재는 짜증난 투로 말하면서 장소무를 노려보았다. 사천 당문
에서 협조를 청했다면 분명 거물(巨物)일 터, 그런 놈이 미쳤
다고 이런 곳에, 그것도 망원객잔(望遠客殘)같이 허름한 곳에
투숙을 하겠는가.
"이보게. 내가 없는 말을 지어 낼 사람으로 보이나?"
"ㄱ으...음!"
"빨리 가야 하네. 그놈이 소면 한 그릇 주문하는 것을 보고 왔
네. 만약 그동안 마음이라도 변해서 사라진다면 헛일 아닌가?"
"알았소. 알았으니까 생각 좀하게 조용히 좀 하시오."
약초 전구를 맡기 위해 발버둥치는 장소무가 지겨웠다. 이렇게
급히 고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런 속셈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재에게는 듣지 않느니만 못한 말이었다.
현재로서도 충분했다. 눈코 뜰새도 없이 바쁜 가운데 제법 많
은 거액이 들어왔다. 비록 선친이 남겨 준 재산이지만 새롭게
정비하고 이윤을 극대화시킨 것은 자신이 한 일이다.
모험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미친놈! 용모파기의 인물이 나타나면 나타난거지, 가볼 이유
가 어디 있나? 그저 당문에 전서구만 날려 주면 되는 게지. 그
놈이 만약 무공이라도 익힌 흉악한 놈이라면...누구 피 볼일
있나?'
"저...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장소무는 머뭇거리면서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었다.
"알았소. 내일부터 약초 전구의 일을 맡으시오."
벼루에 먹을 갈던 마재는 이맛살을 구디면서 마지못해 승낙을
했다. 귀찮은 떨거지, 골치 아픈 일을 골라 온 미운 놈을 빨리
보내기위한 방편이었다.
"허! 고...맙네. 선친께서도 이 사실을 알면 좋아할 거야."
걸핏하면 들먹이는 선친과의 유대 관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지겨운 말중에 하나였다.
"그만 가보시오."
마재는 귀찮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보이며 당문에 보낼 전서를
적어 나갔다.
"그런데 그...놈 대단한 고수 같지는 않던데...더욱이 지금은
고주망태..."
순간 마재는 붓을 잡은 손이 뚝 멈췄다.
색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그놈을 잡을수만 있다면
당문의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했으니 지금보다 배는 더 남는
장사가 될텐데...
한동안 속앓이를 하던 마재는 기어이 엉뚱한 명을 내리고 말았
다.
"막충(幕忠), 아이들을 모아라."
밤이 깊어 자시인데도 불구하고 망원객잔에서는 불빛이 새어나
왔다. 마재는 기척없이 다가서는 이십여 명의 장정들을 보면서
희망과 불안이 교차되는 착잡한 심정이었다. 얌전히 잡을 수만
있으면 더없이 좋으련만 만에 하나 무공을 절정으로 익힌 고수
라면 불똥이 원유회까지 튀지 말란 보장은 없었다.
'사내 일생에 기회가 세 번 찾아온다는데...위험없이 부자가
될수 있나?'
모질게 마음을 다잡아도 불안한 심정은 계속 고개를 들었다.
"어엇! 회주님!"
한 장정이 놀란 외침을 토해 냈을때 마재는 털썩 주저앉고 말
았다.
'이럴 줄 알았어. 그냥 전서만 보내는 건데...'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오금이 저려 일
어설 기력도 없었다.
"놈이 사람을 죽이고 도망갔습니다.!"
'엉?'
마재는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바짝들었다.
"도, 도망을..."
전신이 놀라울 정도로 기력을 되찾았다. 벌떡 일어선 신형은
번개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객잔으로 뛰어들었다.
"놈이 도망갔단 말이냐?"
"예. 주인 영감쟁이는 죽은것 같고, 조진문 이놈은 아직 명이
붙어 있습니다."
순간 마재는 기이한 향기를 맡았다. 비린내 비슷한 객잔 고유
의 썩은 냄새와 어울려 골을 지끈 울리는 향내였다.
"홍분(汞粉:수은 가루)!"
인상이 절로 쩡그려졌다. 급히 눈을 돌려 객잔 주인과 조진문
을 보자 과연 홍분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굳어졌다. 그들의
피부색은 검었으며 푸른빛을 발산했다. 조진문은 가늘게 경련
을 일으키고 주인 영감은 사지 근육이 오므라들고 있는 상태였
다.
"홍분이라니..."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에 머릿속이 텅 비어 왔다.
만병통치약, 의원이나 약초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홍분
은 만병통치약이었다. 구하기도 쉬워서 현(縣)이나 성(城) 어
디에서나 싼값에 구입할수 있었다.
환자가 생기면 제일 먼저 찾는 것 돌솥에 홍분을 넣고 불을 떼
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때 환자를 돌솥 앞으로 데리
고 와 김을 들이마시게 하면 치료가 되었다. 한번에 치료되지
않는 중환자는 두 번, 세 번...그러다 그대로 절명하는 환자도
부지기수였지만 그 점은 운명으로 돌렸다.
길 떠나는 자식에게 어미가 가장 먼저 챙겨 주는 것도 홍분이
었다. 들에서 산에서...어느 곳에서 병이 생길지 모르기에 홍
(汞)을 구해다 돌절구에 넣고 정성스레 찧었다. 그래서 만든
홍분. 조금만 사용하면 분명한 약이지만 다량으로 사용할 시에
는 지금처럼 불상사가 생기는 극히 위험한 가루였다.
그런데 당문에서 추적하는 절정무인이라 생각되던 사내놈이 치
명적인 독도 아닌 홍분 가루를 뿌리고 도망가다니, 영감쟁이는
재수가 없는 편이었다. 상대가 하독하는 법을 안다면 적정량을
투여해서 혼절만 시켰지 죽이지는 않았을 테니까.
* * *
< 급서(急書)
단비하. 경산현 출현. 칠월 열나흘 연락임.
발견자 원유회 전구자 장소무.
보고자 원유회 회주 마재 >
당철휘와 한연지는 칠월 열이레 마기산(摩旗山)을 향해 나아가
던 중 전서를 받았다. 똑같이 무한을 출발해 비슷한 속도로 나
아간 셈이다. 방향도 같은 서북 방향이었다. 단지 단비하는 조
금 남쪽에서 가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속도와 방향이라면 황성현(皇成縣)에서 잡을수 있어요."
"이건 삼 일 전 연락인데...더욱이 경산현에서 뻗어 나간 길이
수십 갈래는 돼."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당문주께서는 우리에게 눈과 귀를 주
셨어요. 그 사실이 중요하죠. 만약 단비하를 죽이지 못한다면
대가에 대한 신뢰는 떨어져요. 어떤 공적으로도 만회할 수 없
을 만큼..."
한연지는 가늘게 웃었다. 이러한 웃음이 비웃음이란 것은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이제는 표정 변화에 따라 내면 심리까지 파악
하게 된 당철휘였다. 단비하를 제거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확실
하게 죽이지 않은 것을 질책하고 있음이리라.
"놈은 벗어날 수 없어. 절대로..."
당철휘는 이를 악물었다.
"이번에 만나는 것이 마지막 기회예요. 그는 더 이상 우리 눈
에 띄지 않을거예요."
"알았소."
약간은 맥빠진 응답이었다. 당철휘는 혈반사접을 찾는 일이 당
동한에게 넘어가자 자존심이 상했다.
< 사충전을 찾을 필요가 없다. 너희들은 처음부터 혈반사접과
는 무관한 일을 맡았던 것...(중략)...문주의 시험이다. 당자
인이 맡은 임무는 모르겠다. 좌우간 너희 셋 중 가장 먼저 임
무를 완수하는 자가 차기 문주로 내정될 것이다. 너의 임무는
명확히 모르겠지만 우선 단비하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거해
라. 될 수 있는 한 당자인과 연계하지 말고...(하략)...>
무독천살 당운담에게서 온 전서에는 당문 내에서 벌어진 온갖
기밀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어떤 때는 이삼 일에 한 번 또
어떤 때는 칠주야나 무소식일 때도 있었지만 아버지 덕분에 당
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보다 자세히 알았다.
"한 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 하지. 단비하, 그놈을
가장 빨리 잡을수 있는 길을 생각해 줘."
"그럴 거예요. 앞으로 십 일 안에 만날 수 있도록 해드리죠.
장담할수 있어요."
한연지는 붉은 입술을 살짝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냈다. 이런
웃음, 자신감이 팽배해 있을때 드러내는 웃음이었다.
'아직 안 돼. 문주의 눈길이 돌려지기는 했지만 어림도 없지
다른 일은 모두 손에서 놓고 전념으로 매달리게 만들어야 돼.
그러자면 단비하를 영웅으로 만들 필요도 있지.'
마음속에 명확한 지도가 그려졌다.
위험할지도 모른다. 하도 지략에 뛰어난 사람이니만치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이미 파악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돌아
오는 것은 죽음뿐이겠지.
하지만 세상에 태어난 한번 살다 가는 목숨, 덧없이 보낼 수는
없다. 기회 지금은 분명 기회였다. 야심을 달성할 수 있는...
갈림길.
한연지는 망설임 없이 안육부(安陸府)를 향해 말머리를 돌렸
다.
* * *
단비하는 낮에는 쉬고 밤에는 길을 재촉했다.
원유회 사건으로 인해 천하사람들이 모두 당문 사람으로만 보
였다. 중원 천지에 당문과 인연이 있는 사람은 수만명에 달했
다. 약초가 아니더라도 사천 특산물을 교역하려면 당문의 눈치
를 봐야 했다. 그 모든 사람들이 전부 자신의 적이 되었다.
상인, 약재상 의원...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는 농부들조차도 믿을수 없었다.
'당문이 직접 나섰다면 피할곳이 없다.'
당철휘와 한연지가 자신을 추적하리란 것쯤은 짐작했지만 당문
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만한 값어치가
없는데 하지만 주류 전구자까지 자신을 알아볼 정도라면 살인
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단비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만 감으면 헐헐헐 웃던 노인의 영상
이 아룬거렸다.
'살인...또 살인을 하고 말았어.'
노인의 죽음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독을 배우기는 했지
만 제대로하독할 줄 몰라 홍분을 다량으로 살포했다. 그 덕분
에 애꿋은 한 노인이 죽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두 번째로 한
살인이었다. 장강에서 장상을 죽일 적에는 얼굴을 보았기에 어
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죽을 만한 행동을했다. 하지만 노
인은...
'어차피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면...'
단비하는 마음을 추슬렀다.
모든 것을 잊기로 작정했다. 먼 훗날 참회할 기회가 생긴다면
자신의 손에 죽어 간 영혼들을 위해 불공이나 드려 주기로 했
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날 리는 없지만...
'여기서 가장 가까운 대문파는 무당파(武當派)...무당산(武當
山)까지 가야하는데.'
무당파를 찾아간다 해도 반겨 줄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당문을 꺾을 수 있는 무공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가볼 만
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떠난 여정이었다.
그러나 경산에서 무당산까지는 직선 거리로만 육백 리.
말을 타고 달리면 십여 일이면 도착할수 있는 길이나 지금은
멀게만 느껴졌다.
다관(茶官)이나 객잔(客殘)은 아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기껏해야 길에서 파는 찐빵이나 소면 한 그릇으로 공복을 해결
했다. 그나마 노자래야 은자 열 냥이 가진 전부였다. 그것도
황학산에서 제갈문이 슬쩍 넣어 주지 않았다면...
사람을 피해 소로를 타던 단비하는 곽알현(郭軋縣)으로 발길을
돌렸다.
단비하는 홍분을 약간 들이켜 신체를 중독시켰다.
중독량(中毒量)을 넘어 치사량(致死量)에 가까웠지만 죽을 정
도는 아니었다. 당문에서는 이 정도의 상태를 안전역(安全域)
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내성이 극히 강한 인간에게 투여하는
독량(毒量)이었다.
손발이 자르르 저려 오면서 기력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운
신하기도 힘든 상태를 자초했지만 번화한 거리를 들어서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검은색은 흰색보다 작아 보이는 이치,
검게 변색된 살갗은 얼굴 윤곽을 오밀조밀한 것처럼 보이게 했
다. 자세히 뜯어보지 않는 한, 쉽게 알아볼수는 없으리라.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멀리서도 한눈에 된다는 것. 이족
(異族)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피부색을 가진 인간이 있겠는가.
오히려 더 주목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단비하라고는 생각지 않
을 것이다.
단비하는 번화한 거리로 들어서면서 오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유심히 살폈다. 생각대로 흘끔흘끔 쳐다보기는 했지만 주류 전
구자처럼 놀란 자라 눈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제일 먼저 방갓을 샀다. 황죽(黃竹)으로 만든 방갓은 비올 때
도 유용하도록 창이 넓었다. 이 정도면 얼굴을 가리기에 충분
했다.
다음은 병기점에 들러 철검 한 자루를 샀다. 명검은 아니지만
날이 잘 갈아져 있어 썩 마음에 드는 검이었다. 한때는 활검을
익히고자 침식을 잊고 검술을 연마한 적도 있었다. 그 후 얼마
동안이나 검을 잡지 않았는지...
방갓을 쓰고 검을 옆구리에 차자 적이 마음이 놓였다.
필요없는 살상을 또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먼저처럼 본의 아니
게 죽이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자, 이제 공복을 해결해 볼까.'
단비하는 눈에 띄는 주루중 제법 큼직한 곳으로 들어갔다.
궁벽하고 한적한 곳만 골라다닌다고 능사는 아니었다. 경산현
에서 홍분을 뿌리며 도망쳤던 놈이 번화가 주루에 버젓이 몸을
드러내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헤헤헤! 어서 오십쇼."
점소이가 밝은 웃음을 지으며 달려나왔다.
낡은 의삼, 어울리지 않는 방갓, 싸구려 철검.
한눈에 보아도 빈한한 무인임이 틀림없었고, 사람을 대하는 것
이 천직인 점소이의 눈에 그런 점이 비춰지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점소이는 사람을 무시하는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
다. 오히려 회계대에 앉아 있는 주인이 못마땅한 기색을 떠올
렸다.
"헤헤헤! 손님, 오늘 요리 중에는 건팽계(乾烹鷄)가 으뜸입
죠."
점소이는 사글사글했다. 어딘지 약간 모자라 보이기도 했지만
때묻지 않은 성품이 그대로 드러났다.
"끌끌...!"
회계대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려 왔다.
겨우 소면 한그릇이나 시킬 놈한테 무슨 얼어죽을 건팽계...
그런 의미가 깃들여 있음이 분명했다.
'헤헤헤! 손님..."
단비하는 점소이의 눈동자에서 혼탁한 치기를 읽었다.
'정신박약...'
모자라는 인간이었다. 분명 욕심 많은 주인은 먹여 주고 입혀
주는 걸로 하루종일 일한 품샀을 대신할 것이다. 그것도 모르
고 이 바보는 연신 헤벌쑥 웃으며 부지런히 일하겠지. 그래,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즐거운 일을 하면
행복인 것을...
"건팽계가 좋다고? 그럼 건팽계에다...술은 뭐가 좋으냐?"
"헤헤헤! 술은 뭐니뭐니 해도 낙양(落陽)의 두강주(杜康酒)가
제일입죠. 중원 오대 명주에는 속하지 않지만 값이 싸면서도
질이 좋고 그 향기는...아!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술
입지요. 호북성 전체를 통틀어도 찾아 보기 힘든 술입니다요.
주인 어른이 낙양 분이라..."
"하하하! 그만! 네 말을 다 듣다가는 해가 저물겠다. 두강주도
내오거라."
단비하는 가볍게 웃으며 술도 주문했다.
지금 건팽계를 먹고 두강주를 마실 처지가 아니었다.
양념 닭을 튀긴 후 살짝 졸이는 요리, 담백한 맛이 일품이지만
가격이 비쌌다. 두강주도 마찬가지였다. 값이 싸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백주(白酒)보다 무려 다섯 배는 비쌌다. 은자 한 냥
에 해당되는 주문이었다.
"말 살 돈이 빠듯하겠군.'
무슨 마음으로 계획에 없던 주문을 했는지 모르겠다. 점소이에
게서 자신의 옛모습을 읽은 탓일까? 다른 사람의 모멸과 멸시
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모자란 사람들에 대한 동정일까?
"당문에 무슨일이 있나?"
"글쎄...요즈음 시끌시끌한 것 같던데..."
할 일 없이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던 단비하는 등뒤에서 들려
오는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왜 약재 도매상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지? 단리하인가, 단비
하인가 하는 그놈만 잡으면 십 년 동안 약재를 절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던데? 뭐 좀 아는 게 있나?"
"당문에서 그런 말을 하긴 한 모양이야."
"그래? 그거 일확천금(一攫千金) 떼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아닌
가?"
"누가 아니라나? 하지만 무슨 수로 그놈을 잡아."
"경산현에 나타났다고 하던데? 경산현이라면 지척이 아닌가?"
"이 사람...자네는 귀도 없나? 그놈이 독을 사용했다네. 한 사
람이 죽고 포차자 한명은 정신이 돌아 버렸다네."
"하기는 당문에서 찾는 놈이니...에구! 빌어먹을 세상! 아 지
랄한다고 독을 만들어 내가지고는..."
단비하는 식욕을 잃어버렸다.
객잔주인이 죽었음은 홍분을 살포하면서 바로 알았다. 하지만
덩치가 우람했던 포차자는 아무 일도 없을줄 알았는데 정신이
돌았다면 죽음보다도 못한 삶이 아닌가.
점소이가 음식을 가져 왔을 때도, 악의없는 농담을 던져 왔을
때도 아무 말을 못했다. 머쓱해진 점소이가 물러가고 난 다음
에도 한참 동안 음식을 쳐다보기만 했다. 주루를 들어서기 전
꼬르륵 하는 뱃속의 울음을 들었는데...
결국 두강주 한병을 들고 일어섰다.
도끼눈을 하던 주루 주인은 음식값을 전부 계산하자 금세 실눈
으로 변해 살살 웃었다. 그런 모습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텅 빈 마음으로 휘적휘적 걸어갈 뿐이었다.
이때 다른 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 한명이 슬며시 일어나 그의
뒤를 쫓았다.
객잔에 들어 침상에 몸을뉘고 주루에서 가져 온 두강주를 마셨
다. 순도 오십 도의 두강주는 뱃속을 자르르 울리면서 젖어들
었다.
'아버지, 내가 갈길은 대체 어느 곳입니까?'
암울하게 퇴색한 눈이 군데군데 쥐오줌으로 얼룩진 천장을 바
라보았다.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느
냐는 생각에 절망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던가 활검을 익히고
자 심혈을 기울였던 때가 그나마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후로는...
아버지의 복수? 하기는 해야 한다. 하지만 무슨 수로 당문을
칠 것인가? 갈 곳이 없어 무당산으로 가고 있지만 무당파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다. 설혹 그런 길이 있다손 치더라도
복수로(復讐路)에 짓밟히게 될 무고한 인명은 어찌할 것인가.
술 한 병은 금방 떨어졌다. 하지만 주도(酒度)가 높은 술이라
전신이 취기로 휘감겼다. 사방이 먹물을 쏟아부은것 같은 어둠
으로 뒤덮여 취기를 한결 북돋았다.
'아버지에게 검을 꽂은자, 그리고 당문주 당기룡 단두명으로
끝내겠습니다. 좋죠?'
아버지가 웃는 듯했다. 그들을 무슨 수로 죽이겠냐는 듯 어둡
고 우울한 웃음이었다.
'가문이란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남에게 억눌린 삶만 살지 않
는다면...괜찮죠?'
환한 웃음이 보였다. 처음에는 가문을 일으키려는 마음이 없었
던 것도 아니지만 당문의 실세를 엿보고 난 다음에는 깨끗이
포기했던 일. 네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는 듯 했다.
"옆방에 쥐죽은 듯이 있습니다."
"쉬잇! 네놈 목소리가 너무 크다."
"죄송..."
단비하는 눈을 번쩍 떴다.
부실하게 지은 건물인지라 방과 방 사이의 소리가 뚜렷하게 들
려 왔다. 옆방 사내들은 무엇을 모의하는지 극히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피해야 한다.'
본능이었다. 쥐가, 개미가 비 올 것을 미리 알듯이 혈뇌옥에서
독충들을 잡아먹으며 죽지 않으려 몸부림쳤던 것처럼 알지 못
하는 본능이 피하라고 아스라이 속삭였다.
단비하는 소리없이 일어나 문 곁에 몸을 숨겼다. 취기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지만 흔들리는 눈을 바로들고 숨소리를 죽
였다. 문 곁에 몸을 숨기고 있으면서도 마구 흔들리는 몸을 주
체하느라 애를 먹었다.
삐이걱...!
옆 방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도둑괭이처럼 발뒷굽을 들고 다가
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족히 십여 명은 될 것 같았다.
우지끈! 콰당탕...!
객실문이 요란스럽게 부셔지며 엄청나게 키가 큰 무엇이 들이
닥쳤다. 순간 단비하의 오른발이 허공을 갈랐다.
퍼억!
"크윽!"
키가 큰 장한은 허리를 동그랗게 말면서 푹 꼬꾸라졌다. 문뒤
에 숨어 반격을 가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한 듯 했다.
퍼억! 퍼억!
연이어 왼발이 문뒤에 있던 장한의 안면을, 허리를 비틀며 펼
친 오른손은 그 옆 장한의 턱을 가격했다.
"어엇...!"
"노, 놈이 알아챘다."
웅성거림과 함께 칠팔명의 장한들이 우르르 한걸음씩 물러섰
다. 키가 큰 놈은 아직도 숨이 막히는지 컥컥거렸고, 안면을
맞은놈은 얼굴 가득 피범벅이 된 채 입을 딱딱 벌리며 비명음
을 토해 냈다. 턱을 맞은 놈은 혼절했는지 사지를 쭉 뻗은채
기식이 엄연했다.
"죽이고 싶지 않다. 물러서라."
단비하는 품속에서 누런 약봉지를 꺼내 들고 위압적인 말투로
일갈을 내질렀다.
장한들은 비록 수가 많지만 뼉속까지 스며드는 공포와 절망에
몸을 덜덜 떨었다. 무공을 익힌 고수, 독술을 익힌 독인...선
공마저 제압 당했다면 돌아올 것은 죽음뿐이었다. 더욱이 얼굴
이 시커먼 놈은 약봉지를 꺼내 들고 있지 않은가. 독이 틀림없
었다.
"도, 도망가자!"
"아이쿠...!"
그래도 곽알현에서는 주먹깨나 쓴다는 파락호들이 앞뒤 가림없
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단비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손에 든 약봉지는 홍분이었다. 지금 수중에 있는 독이라고는
홍분밖에 없었다. 그는 홍분이 치료약이 될 수 없음을 잘아는
사람중에 하나였다. 물론 길에서 병을 얻으면 치료하려는 목적
으로 구입하지는 않았다. 혹, 산중에서 독물을 채집하면 제련
해서 독을 만들려고, 생독을 정제할 때 연화제(軟化劑)로 쓰려
고 샀던 흥분이었다. 그것이 한 사람을 죽였고, 또 한사람은
미치게 만들었고 지금은...
쉬익!
단비하는 가람신법(伽藍身法) 중 빠름에 역점을 둔 섬(閃)을
펼쳤다. 도망갔던 장한들이 무리를 지어 다시 돌아올 것을 염
려한 탓이다. 그는 자신이 장한 십여 명 정도는 간단히 요리할
수 있음을 몰랐다.
당문이란 무가에서 자라고 생활했기에 고절한 무공만 보아온
탓이다.
당철휘의 혈왕절편 일공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했던가. 한연지
의 환격검법은...사마전이 보여 준 한 수는 질이 틀리더라도
감히 맞받기 어려웠다, 당문 십절의 무공은 말해 무엇하랴.
독공도 마찬가지였다. 연령에 따라 치사량이 틀리다는 것을 알
고 있었는데도 얼떨결에 많은 양을 하독하고 말았다.
쉬이익...!
귓불을 스쳐 지나는 바람이 시원했다. 취기가 한결 가시고 정
신이 돌아오는 듯했다. 오랜만에 시전하는 신법인데도 몸에 익
어서인지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무려 십이 년 만인가.
왜 무공을 펼칠 생각을 못했을까? 가전무공을 왜 잊고 있었을
까? 습관일 것이다. 무공을 펼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부심했던
매일매일이 안겨 준 선물.
단비하는 빠른 속도로 곽알현을 벗어나 밤길을 질주해 나갔
다.
* * *
하후상(夏候霜)은 스멀스멀 피어나는 분기를 한 인간에게 터뜨
렸다.
"이새끼야. 그놈이 무공을 익히지 않았어? 무공을 익히지 않은
놈이 그렇게 빠르냐?"
"대, 대형! 그만 이놈의 눈깔이 삐어서..."
얼마나 맞았는지 얼굴 윤곽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퉁퉁 부어
오른 얼굴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사내가 황급히 변명을 했
다.
"입 닥치지 못해? 네놈 때문에 이게 뭐야? 이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냐?"
"죄, 죄송..."
"죄송할 짓을 뭐 하러 하냐? 안되겠어. 너 조금 더 맞아야겠
다."
"아, 아이구! 대형 제발..."
퍼억!
"아이쿠!"
퍼억...!
하후상은 인정 사정없이 닥치는 대로 발길질을 했다. 몸뚱이
가, 옆구리가, 얼굴이 걸려들었지만 가격하는 강도는 똑같았
다.
"대, 대형. 제,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주둥이 닫아, 새끼야!"
퍼억! 퍼억...!
한참을 때리던 하후상이 제풀에 지쳐 발길질을 멎었을때 사내
는 쭈욱 늘어져 바들바들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안면 근육
이 제멋대로 뒤틀리고 있어 상당히 중태였다.
"야, 이 새끼 내다버려."
분기가 약간은 가신 목소리로 내뱉고는 몸을 돌렸다. 이제부터
는 고민할 차례였다. 그래도 곽알현에서는 이름난 몸인데 개망
신을 당했으니...
"당신이 하후상이에요?"
느닷없이 들려 온 소리에 하후상의 몸은 팽이처럼 빙그르 돌아
섰다. 그리고 입을 딱 벌렸다.
'세상에! 이게 웬 떡...!'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른 것도, 안으로 들어서려면 네 군데
의 관문을 거쳐야하는데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는 사실도 잊어
버렸다.
눈에 확 띄는 미인 소향루(素香樓)의 산월(山月)이를 이 여자
에 비한다면 태양에 반딧불이었다. 영혼이 빨려들 것 같은 눈
동자가 제일 예뻤다. 아니다. 티 한 점 없는 하얀 살결이 제일
...뚜렷한 윤곽이...확 빨아들이고 싶은 입술이...어느 한 군
데 나무랄 곳 없는 완벽지신이었다.
"내, 내가 하후상인데..."
"단비하를 발견했다고 들었어요."
순간 하후상의 얼굴은 종잇장 구겨지듯 찡그려졌다. 그러면 그
렇지, 이런 미인이 자신에게 걸려들 턱이 있나. 단비하를 찾는
여자라면 당문과 관계있을 거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옆에 차고 있는 검도 평범하지 않은 보검이었다.
"그놈 이야기라면 하고 싶지 않은데!"
짐짓 튕겨 봤다. 수하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아무리 당문 사람
이라고 해도 위신이 있지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조금만 생각해
준다면 흉신악살 같은 그놈에 관한 모든 것을 미주알고주알 이
야기할 참이었다.
"미안해요. 시간이 없군요."
말이 끝남과동시에 여인의 신형이 사라졌다. 몸을 움직였지만
너무빨라 일시 사라진 것으로 착각되었다.
'위험...!'
나머지 생각보다 아픔은 더 빨리 찾아왔다.
퍼억!
그놈에게 맞은 것보다 더한 아픔이 중정혈(中庭穴)을 울렸다.
머리가 뻐근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이렇게 아프게 때릴 수 있
다니...
"커, 커, 커억! 커억...!"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빈채 중정혈을 움켜잡고 바닥에 쓰러져 바동거렸다. 수하들
이 보고 있다는 것도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 모습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허억! 허억...!"
영원히 가시지 않을 것 같은 아픔도 시간이 흐르자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 간신히 정신이 들자 제일 먼저 물기 어린 눈가로
보이는 것은 예쁘고 작은 피혜(皮鞋:가죽신)였다.
"단비하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요?"
지독한 고통을 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나긋한 목소
리. 하후상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수많
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키는 육 척 장신 검은 피부를 가져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
습니다. 빠르기는 범과 같았고..."
"어제란 말이지..."
당철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눈가에 독광(毒光)을 실었다.
"만날거라고 했잖아요?"
"급히 달리면 내일이면 만날 것 같은데?"
"아니에요. 경산현 그리고 이번에 당한 일로 한동안 몸을 사릴
거예요. 그렇지만 그가 가고자 하는 곳을 알았으니까. 앞으로
오 일이면 만날수 있어요."
"가는 곳? 그놈에게 갈곳이 있다는 말이오?"
"복수를 생각하고 있어요. 무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무당파,
당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청성파 이 둘 중 한 군데로 가리라
생각했는데 무당파를 선택했군요."
"복수를? 하하하..."
당철휘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잊지 마세요. 이번에 제거하지 못하면...."
"그런 일은 없어."
당철휘가 한연지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
"그런데...당자인, 놈이 무슨 일을하는지 짐작할수 있나?"
말을하며 쳐다보는 눈빛이 진지했다.
당동한이 맡은 일은 명확했지만 당자인이 하는 일은...문주를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도망친 놈이 당문 일을 맡았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가...분명 중차대한 일. 그 둘에 비하면 자신은
고작 단비하를 죽이는것 이건 이야기가 안된다.
"대가가 솔직히 말씀해 준다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응?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한 매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말같이 들리는데..."
"호호호! 그럼 풍멸환은 왜 숨겼죠?"
"그, 그건..."
"암기실장 당두감은 폭우빙혼통이 없어졌다고 말했어요, 대가
가 가지고 있나요?"
당철휘는 묘한 눈길로 한연지를 돌아보았다.
"한매...정말 나와 혼인할 생각이 있나?"
한연지는 잠시간 깊은 침묵을 호흡했다. 눈길은 하늘에 떠 있
는 구름을 쫓았고, 생각은 아득히 먼 곳을 달리는 듯했다.
"있어요, 대가가 차기 문주로 내정된다는 조건하에..."
"도와 줄건가?"
"숨기는 것이 없다면..."
"좋아. 폭우빙혼통...내가 가지고 나왔어."
"청성파의 제일 모사 삼절(三絶) 진인(眞人)을 없애려는 목적
이겠죠?"
"응?"
당철휘는 너무 놀라 마상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다.
"거기에다 운이 닿는다면 청성오수(靑城五手)까지도 제거할 수
있을테고."
"하, 한 매!"
"확실히 청성파는 손톱 밑을 파고드는 독가시예요. 청성오수와
삼절만 제거한다면 청성파의 힘은 사 할로 감소돼요. 일전을
벌일 수 있죠."
"지금 무슨 소리야? 나는 단지..."
"문주 생각은 달라요. 그릇의 차이죠."
한연지는 빙그레 웃었다. 수만 송이의 꽃이 일제히 만개한 듯
환한 미소였다.
"문주가 내 생각을 읽었단 말이오?"
"그것은 대가의 생각이 아니라 문주의 생각이에요. 당자인을
파문시킨 것도 청성파와 연관이 있어요. 청성오수와 삼절을 없
애는 것, 이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에요."
당철휘는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한기를 느꼈다.
문주의 밀명을 받고 좋아라고 들고 나온 폭우빙혼통. 그 용도
가 삼절 진인을 죽이는 것이라니. 하기는 혈반사접을 찾는 일
만으로는 너무 싱겁다 생각했다. 그래서 당문으로 돌아가는 길
에 삼절 진인의 목을 선물로 가져 갈 생각이었는데...
자신이 혈반사접을 쫓는 동안 당자인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
까? 혹여 자신보다 비중높은 일은 아니었는지...
당문을 떠나올 때 가졌던 포만감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삼절을 죽이는 것이 임무라...'
문주는 왜 직설적으로 명을 내리지 않았을까? 그만한 일쯤은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뜻일까? 뭔지 종류를 알 수 없는 불안감
이 엄습했다.
가서는 안될 길, 그 길로 들어선 기분이었다.
만약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차기 문주에서 누락되는 것으
로 그치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상황, 만장 단애 벼랑 끝에 선
기분이 이럴까.
'좋아...마음은 편해졌어...'
전신에서 투지가 활화산처럼 들끓었다.
자신보다 무공이 높은 상대를 만나 생사를 도외시한 채 일검을
빼어드는 무인의 심정이었다. 입술이 한 일(一) 자로 굳게 다
물어지고 눈가에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
당철휘의 모습을 보면서 한연지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자신의 꿈을 향한 즐거운 발돋움이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함니다.
즐독 합니다 ㅡㅡㅡㅡㅡㅡ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둑입니다
즐~~~감!
즐독함니다.
즐독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감
즐독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즐독 ㄳ
즐독입니다
훌륭해여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작가는 한연지를 너무 미인으로 묘사하고 있네여?
독랄한 여자를 그렇게 묘사하면 더욱 비참한 말로를 준비한 건가?
당철휘는 차기 문주의 자리에 절대로 오를수 없다고 본다. 그릇이 안되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