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ořák - String Quartet in F Major, Op. 96, "American" 2악장 - Lento)
내 자의로 좋아하는 곡을 찾아 음악을 듣게 된 것은 고교 입학 후.
고입시 합격 축하 선물로 아버님이 통기타를 사주시어 비록 몇 개월 다니다 때려 치긴 했지만,
기타 학원에서 연습하던 곡이 Ventures - 상하이 트위스트, Animals-The house of the rising sun 등이니
1학년 중간까지는 팝송을 즐겨 들었다.
6-70년대는 지금도 회자하는 기라성같은 뮤지션들이 많이 탄생한, 팝의 전성기였던 것 같다.
팝송을 열심히 듣다가 어느 날 우연히 드보르자크(Dvorak)의 신세계 교향곡을 듣고, 참 좋다는 느낌이 든 후,
그의 현악 사중주, 아메리카, 특히 2악장 Lento는, 멜로디가 가슴에 와닿아,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워
팝송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나를 인도한 내가 좋아하는, 첫 번째 클래식 작곡가가 되었다.
집에 장농같은 전축이 있어 베토벤으로 시작 말러까지 감상 폭도 넓히고
시민회관에서 열린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도 거금을 투자, 가보기도 하는 등,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다.
당시 무교동에 고전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 가 있었다
고교생은 출입금지라 흰색 와이셔츠 가방에 넣어 입구에서 갈아입고 입장하다, 뻔질나게 드나들다 보니
당시 음반 소장가로서도 유명한 박용찬 사장님, 디스크자키 역활 하시던 아저씨와도 얼굴이 익숙해져
교복 입고 입장 가능한 당시 몇 안되는 고삐리 단골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몰입할 때가 있는데. 대입시 준비에 서둘러야 하는 고3 때도 시간나면
르네상스에 들렸으니, 클래식 음악에 빠져들었던 그 시절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음반이나 기기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수집 메니아는 못되지만
관심은 조금 있어 중동 근무 시절, 내 경제력이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구입,
한국에 반입해 내 생애 처음으로 장만한 오디오 세트 목록.
Nakamichi – 나카미치 – 카세트테이프, Dual – 듀알 - 턴테이블, Marantz – 마란츠 - 엠프
AR –스피커
80 년대, CD가 나오기 전이라 최상품은 아니지만, Dual, Nakamichi 등, 나름 이름있는 브랜드 이어
내 수준에는 감지덕지, 애용했으나 본가에 놔두고 타국 이민자 신세가 돼버리는 바람에
주인 없는 오디오 세트도 세월 따라 고물 되어 지금은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지금은 이곳에서 구매한 Sony로 아쉬운 대로 음악을 듣고 있다.
학창 시절, 국문과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고전, 낭만, 자연주의 등등 시대에 따라 수많은 사조가 있지만 역시 문학은 낭만주의가 본향이요, 영원하다.)
교수님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지만 모든 예술 분야에 적용되는 말씀이라 생각,
나 역시 공감하고 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시사성 있는 작품보다,
미술의 문외한이 할 말은 아닌지 몰라도 Andy Warhol 이나 백남준의 작품보다
고흐의 작품이, 우리의 마음에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나로서는 듣기 어려운 현대음악보다 드보르자크, 바흐, 비발디, 슈베르트 등등,
쉽게 나에게 다가와, 들으면 어느덧 가슴 한편이 시려지는 그런 곡들이 나는 좋다.
요사이는 음악을 자주 듣는 편이 아니지만, 지금처럼 글을 쓴다거나 멍때리고 싶을 때,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소위 백 뮤직, 배경음악 형태로 음악을 듣기에, 자주 듣는 곡들이 한정돼있다.
웅장한 심포니, 협주곡보다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실내악, 특히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좋아해
감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말을 하지만 그것이 또한 내 음악 감상의 한계이다.
어쨌든 요즘 대세라는 트로트건, 클래식이던, 레게던, 각자의 취향대로 감상, 자기 방식대로 소화하며
정화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요, 삶의 활력소임은 틀림없다.
첫댓글 국문과 교수님 의견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합니다
음악에 남다른 관심과 조예가 깊으신 듯 해서 부럽습니다
보통 부모들 처럼 저도 아이들 악기 한두개씩 가르친 경험뿐이라
아이들이 바흐를 보크라고 해서 못알아 듣는 수준이었니까요
한스님 글 읽고는 많이 울적해집니다
제 아이가 첼로를 했는데
아이를 보내고는 음악회 연주 모습을 촬영해 두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를 아내는 몇달동안 오래오래 듣고는 했습니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이라 고맙게 읽었습니다
단풍님 아드님이 첼로 전공, 알고 있었지요.공연히 마음 아프게 했네요.
무반주 첼로 조곡은 바흐 명곡중 하나,저는 로스트로포비치 연주를
갖고 있는데 들으시면 눈물 날텐데..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댓글 조차 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스님 글은 틈틈이 읽었습니다.
오늘 글은 나이 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옛날이 문득 그리워지게 만드십니다.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해서 친근감이 느껴지네요.ㅎ
어디에서 사시든 간에 님이 건강하시고 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님의 찐팬이니까요.
속 마음을 오롯이 드러내는 이는 많아도 따뜻한 가슴이 느껴지는 이는 많지가 않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반갑습니다. 항상 바쁘신 님이니 소식 뜸해도 질 계시려니
했답니다. 가능한 소통거리인 댓글을 통해 안부 전해주시어
감사 드립니다.저도 님의 펜이라는 거, 잘 아시지요.ㅎ
이리 서로 안부 전하며 살아가면 되지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저도 어린 시절 어느집 담장너머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가 좋아 골목에서 한참을 들었던 추억이 있어요.
별이 빛나는 밤에 듣고 싶어 주파수 이리저리 마추며 안타까워하엿던 추억도 떠 오르군요.
요즘은 음악동호회에 가입하여 싼 가격으로 연주회 많이 다닌답니다.
한스님. 한국에 오시면 같이 연주회 갈가요? ㅎㅎ
연주회 다녀 오셨다는 글 읽었지요.
제 사촌 중에 연주회 광이 있어서 틈만나면 거금 투자
연주회 쫓아다니는게 취미랍니다.
실황에서 느끼는 감흥이 다르다 하더군요.
음반보다 실감이 더 나기는 할 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한스님의 음악 사랑이 느껴지는 글을 읽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음악을 사랑해서 지금도 글에다 bgm을 넣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클래식에
관심이 많아서 카페의 음악감상 동호회에 곡을 올리며 즐기고 있지요.
올리신 음악이 참 아름답습니다. 드보르작의 현악4중주 12번 일명 American 으로 불리는
이 곡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와 함께 좋아하는 곡입니다.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이 51세 때 뉴욕의 국민음악원 원장으로 초빙되어 행복한 시절을 보낼 때
작곡한 음악이라는 것과 인디안 음악과 흑인영가, 그리고 보헤미안 정서를 혼합하여 만든
음악이라는 것을 자료를 통해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로맨틱하면서도 애수가 서려있는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2악장 Lento 부분이 더 그렇습니다. 좋은 음악과 함께 음악과 관련한 한스 님의 취향을
알게 되어 더욱 친근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음악방에 틈틈히 곡 올리시는 것 알고 있지요.
저도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만나뵈면 술 한잔 나누며 음악 이야기 하면
더욱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 날 기약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세요.
아,아무리 이론을 읽고
클래식 여행이란 강의도 듣고
그래도 이론은 강물처럼 흘러나가고
듣기는 좋아서 자주 듣습니다.
걸핏하면 눈물을 뚝뚝 떨구고 살면서
음악은 경쾌한 리듬이 좋고
삶의 철칙은 생동감 있게 사는 형식이 또렸합니다.
춤을 오래 즐기면서
듣는 귀가 뚤렸는지 음악은 자주 듣기를 합니다.
단편적 해석과 한스님 글이
오늘 하루 리듬감 있게 살아갈 것,같은 예감이 좋습니다.
행복 가득한 삶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차분하게 펼쳐지는 글을 통해 님의 평안한 일상을
짐작 할 수 있지요.음악도 그중 일부가 될 터 입니다.
항상 신앙심을 기본으로 삶의 정도를 지켜가며
말년을 보내시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항상 행복하고 견강하세요.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이
아침나절을 은은하게 젖어들게 하네요.
한스님 조차(?)도 클라식을 좋아하시다니
반갑기도 하고 의외라고 하면 화내실런지요.
대체로, 수필방 오시는 분들이 남녀 불문코
클라식을 좋아하고 조예도 깊습니다.
미국을 보지 않았더라면,
미국을 봄으로써 작곡할 수 있었던 드보르작
생의 마지막 교향곡 9번 <신세계 교향곡>
고향 보헤미아에 대한 향수를 품기도 한 신세계로 부터,
너무나 감상을 잘 하고 있습니다.
한스님의 고전을 사랑하는 맘과 함께
클라식을 좋아했던 옛을 그리워 하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당시 미국에 머물며 고향 체코를 그리워 하는 향수를
담은 곡들이라 애수에 가득찬 아름다운 선률이 이어져
드보르자크 곡 중에서도 당시에 작곡된 곡들이
인기가 높지요. 항상 듬직한 누님같은 꽃님의
댓글은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건강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차이코프스키 좋아합니다.
그의 생이 비극적이 그런지 음악도 구슬픈 멜로디가
많은 것이 외로운 삶을 표현한 것도 같아 공감이 많이 가는
작곡가이지요. 거칠고 별로 맘에 안드는 나라인 러시아에
우리 심금을 울리는 작곡가들이 많다는 시실이 의외이면서
넓고 다양한 자연환경이 서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댓글 감사 합니다.건강하세요
음악 메니아 이셨네요.
저는 촌에서 자라면서 겪었던 유성기소리에 매료되었지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우리 동네엔 늦게까지 유성기가 있었고요.
전지로 작동되는 작은 전축을 동네에서 처음구입 였었지만 여전히 유성기판의 노래였었지요.
그때 소망이 장롱짝 처럼 커다란 쌍나팔전축을 가져 보는 거였읍니다.
여긴 한여름무더위에 무척이나 더운날씨 입니다.
유성기라는 단어 오랬만에 들어 보는 것 같습니다.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듯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무더위에 몸조리 잘 하시며 고향일상 즐기시기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 클래식 입문 했다는 사람 많더군요.
세운상가는 오디오 기기 메니아 들이 많이 이용했고
소위 빽판, 구하러도 많이 다녔던 곳,다 추억의 장소이지요.ㅎ
르네상스 시절은 저로서는 정말 아름다웠던 시절.
지금도 가끔 그리워요. 그 청순했던 시절이 ㅎ
댓글 고맙고 건강하세요
첫소절이 너무나 귀에 익은 아주 자장가
같은 느낌에 은은함이 배어 나오는 곡입니다.
안개 자욱한 이른 새벽 벼 끝에 이슬이 초롱
초롱 맻힌 논둑길을 헤치며 걷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마란츠, AR 스피커 ~
언젠가 명동 상가를 쭈욱
돌며 AR 스피커 소리를 들어보고 참 좋네,,하던
생각이 납니다. 대신 제약회사 직원과 함께 양재동
전파사에 가서 묵직한 중고 jbl 스피커를 구입하고 너무
즐거웠던 때를 또한 기억합니다.
이것저것 여러 음악을 듣기는 하였으나 고전음악에
푹 심취하지는 못했네요! 학창시절 고전 음악 감상실
에 어쩌다 가면 내내 잠만 자다 왔걸랑요!
AR 스피커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바로 마론님이시네 ㅎ
JBL이 더 좋은데 중량이 좀 나가 뱅기로는 부담이 되어
AR 을 부득히 선택한 겁니다. ㅎ
오디오 기기에 관심이 있으셨다니 반갑네요.
음악 도입부 느낌도 아주 선명하고 간결하게 표현해 주셨네요.
댓글 감사 드리며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