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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가격인하전쟁1)경쟁자 죽이기
◆ (가격인하전쟁1)경쟁자 죽이기 ◆
마이크로오븐시장에서의 아전투구
중국에서 가격인하라면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이 가격인하란 말이 나오게 된 때는 최고 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정도로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요즘은 그것을 그냥 전쟁이라고 지칭할정도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중국 정부가 지난 97년 12월에 제정하여 98년 5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가격법]이 오로지 가격인하를 견디다 못한 업체들끼리의 담합을 방지하기위해 만들어졌다는 말이 나올까 !
원인이야 멀리에서 찾을 필요도 없이 딱 하나. 옛날에는 상상도 못할 공급과잉때문인데, 지금 그게 가장 심한곳이 중국 가전업계이다. TV, 냉장고, 세탁기에서 시작된 가격인하가 에어컨과 VCR을 거쳐 요즘은 DVD가 들먹들먹한다는데, 일부에서는 인민폐 1000元대의 DVD까지 벌써 나와 고가라는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을정도다.
이 와중에 고급주방용구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오븐 가격이 또 인하되어 가격전쟁에 불을 지르고 있다. 불을 지른 업체는 중국최대의 마이크로오븐생산업체이며, 99년기준 중국마이크로오븐시장의 67.1% 점유율이라는 찬란한 업적을 쌓은, 100%중국고유브랜드 Galanz를 생산하는 廣東格蘭仕企業集團公司이다.
동사는 이번 10월 20일을 기해 자사가 생산하는 고급품목인 黑金剛시리즈의 다기능 마이크로오븐의 가격을 40%나 인하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동제품가격이 RMB 2,000원대로 중국일반가정의 소득수준을 고려해볼 때 1년수입의 반을 투자해야 하는고가품으로 구입이 힘든점을 감안,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문명의 이기를 접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덕분으로 동사제품이 중국소비자협회에 의해 우수제품으로 추천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저의가 무엇인지는 의심할 필요도 없을정도로 명확하다. 바로 경쟁자죽이기이다. 현재 중국의 마이크로오븐시장은 Galanz가 시장점유율 67.1%로 1위, 한국의 LG제품(중국현지생산)이 12.1%로 2위, 그리고 일본의 松下가 5.3%로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 2,3,4위기업들의 생산량을 다 합친것보다도 많이 생산할 정도로 현지 시장에서 압도적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Galanz사(년 1,200만대생산, 그중 500만대국내시장 판매, 나머진 수출)가 다시 가격을 거의 여름폭탄세일가격수준인 40%나 다운시킨 것은 아무리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미사여구를 동원한 다하더라도 그 저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행적을 되짚어 보니 좀 더 명확해진다. 경쟁이 격화되던 98년부터 슬슬 가격을 내리기 시작하더니 99년 12월 역시 중국업체인 美的(Midea)가 이 마이크로오븐시장에 진입하고나서부터는 거의 광적일정도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 금년 6월경중급수준의 자사 브랜드 " 五朶金華"제품에 대해 역시 40%나가격을 내리더니 이번에 다시 고급제품에 대해 거의 덤핑수준의 가격으로 내린 것이다.
물론 가격인하로 승부를 먼저 걸은 것은 아니다. 최초에는 소위 끼워팔기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급수준제품인'新世紀'시리즈 제품은 1개 구입하면 간단한 주방용구등 끼워주는게 9개, 가격으로는 거의 RMB 300元상당의 증품을 제공했고, 고급품 수준인 '黑金剛'시리즈는 1개구입에 거의 RMB 600 元상당에 해당하는 14개나 되는 증품을 제공하여 공짜에 강한흥미를 느끼는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RMB 1.6억원을 투자한 美的가 99년 12월부터 금년6월말까지 12만대판매를 목표(현재의 년생산능력은 20만대)로 성능좋은 마이크로오븐을 시장에 내다붓고 금년말까지 RMB 4,000만원을 추가 투자, 현재 6개의 생산라인을 10개로 늘려 년 생산규모를 30만대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히자 드디어 마지막승부수로 주부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먹혀 들어가는 가격인하로 본격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인해 Galanz의 대당판매 수익률은 계속 하강해 97년 판매이윤이 11% 였던 것을 깃점으로 98년에는 끼워팔기 및 일부 가격인하의 영향인 듯 9%로 떨어졌고, 99년에는 다시 6%로 떨어지는 등 아직까지는 이익을 보고 있으나 수익률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Galanz는 이러한 공세를 계속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평화로운 시장에 파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美的이며, 이번 조치는 시장방어를 위해서 정당한 조치라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가격을 다운시킬 여력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막 강을 건너 아직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지도 못하는 美的을 기필코 좌절시키겠다는 것인데, 덕분에 피해를 보는쪽은 같이 가격을 다운시켜야 하는 경쟁업체들이다.
그러나, Galanz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년 7월 나타난 판매현황은 그리 낙관적이지가 않다. 아직까지 Galanz가 전체시장점유율 60%로 1위는 고수하고 있지만, 99년에 비해 7포인트나 떨어졌고, Galanz가 美的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1차적인 제거대상자였던 LG가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20%로 늘렸으며, 한국삼성과 일본의 松下가 각각 5%의 시장점유율로 공동 3위를 차지함으로 얻는것보다 잃은 것이 많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美的은 시장진입 6개월만에 판매량기준 5위로 랭크되었으니 Galanz로서는 좀더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이런 Galanz의 노력이 쉽게 결실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美的는 성공적으로 시장진입을 할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美的集團公司가전사업부 부총경리겸 국내판매공사 총경리인 朱風壽가 美的공사의 대마이크로오븐시장진출의 이유로 제기한 것과 같이 국내시장의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들수 있다.
현재 중국의 마이크로오븐보급율은 10%에 불과하고, 설문조사결과 약 22.33%의 가구가 조만간 마이크로오븐을 구입할것이라고 밝힌것과 같이 시장은 계속 확대될것으로 예상되기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각가정당 마이크로오븐 보급율이 7-80%를 넘어서고 있음과 비교해 볼 때 향후 시장성은 더욱 더 배가된다.
나눠가질 시장이 다소 충분함에도 불구, Galanz가 美的을 물고 늘어지는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이 미래 마이크로오븐시장은 3개의 대기업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나머지시장은 군소 및 후발업체들이 차지하는 양태로 전개될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3개 대기업으로 Galanz, LG, 그리고 美的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LG는 생산량의 70%를 수출해야 하는 조건을 안고있는 합자기업이기 때문에 중국내수를 늘리려면 수출부담도 아울러 늘어나는 처지여서 사실 Galanz의 시장을 잠식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당분간은 강력한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美的은 시장진입 거의 6개월만에 향후 마이크로오븐시장 3强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 Galanz로서는 심히 불쾌한 일인데다가 美的이 중국최대 종합가전생산업체의 하나로서 자금이 풍부하고, 이전 일본의 기술지원으로 기술수준이 높은데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산하 3개사업부(실제는 6개사업부가 있지만, 마이크로오븐은 이 3개사업부, 즉, 에어컨사업부, 가전기기사업부, 주방용구사업부의 판매망을 이용할 계획임)의 5만개 판매점을 통해 마이크로오븐판매를 시도할 경우 그 가공할 파괴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자체가 포화상태에서 일어나는 가격인하전쟁이 아닌이상 얼마든지 새로운 수요자를 찾아 시장개척을 할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너무 욕심을 내어 품질로 승부를 걸기보다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자를 고사시키려 하는 Galanz의 정책은 현시점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다.
물론 현재 다른 가전부문에서 가격인하가 최선의 정책으로 인용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TV시장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여 가격인하외에 다른 대안은 있을수가 없다. 전가정 TV보급율이 100%를 넘어 거의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수출을 포함한 새로운 수요는 좋게 봐야 매년 약 2,000만대정도인데 비해 금년도 TV생산대수는 거의 4,000만대에 육박하여 살기위해서는 가격인하를 통해서라도 경쟁자를 고사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美的이 마이크로오븐시장 진출을 선언했을때부터 업계 관계자들은 Galanz의 반응을 예의주시했다.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美的의 초기시장진입은 반응이 아주 좋아 Galanz의 방해가 있을 것이지만 시장이 확대,새로운 수요자로 진입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 기술우위의 새로운 상품개발을 통해 충분히 개척해 나갈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은 가격인하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Galanz가 계속 美的을 걸고 넘어지면서 가격인하를 통해 美的을 압박하려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진입자가 있었으므로 그를 경쟁 파트너로 인정할때까지는 Galanz로서도 달리 다른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첫댓글 역시 중국과의 경쟁력 1위는 가격이란 말인가..슬프다..
건강하시죠? 좋은글 잘 읽고 배우고 갑니다.
질풍이..오랜만이군..넘..무심한거 아냐?? 자꾸그럼..이..누나 삐지는 수가 이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