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
내가 서울 시내버스회사에서 정비를 한 적이 있다.
그 당시는 부품이 귀한 때라 한대의 버스에 여러 회사제품을 종합해서 썼는데 예를 든다면 일본의 도요다 엔진에 포드회사에서 나온 5단 트렌스밋숀, 월남전에서 건너오는 폐차에서 빼낸 인터내셔널 유니버설 조인트(u joint)그리고 한국전쟁 때 쓰던 1941년식 지엠씨(GMC; General Motors Corporation)에서 나온 후 차축(rear end)에 몸통은 하동환 바디(body), 고려 바디 회사 등에서 철판을 망치질을 해서 만든 것들이다.
이 한국전쟁때 사용했던 추럭은 후차축 한개를 재거하고 바디만 덮어씌우면 버스가 되었는데 1960년대에는 미군부대가 주둔했었던 부평 백마장에가면 중고품부속을 살수가 있었다.
후차축 1개를 사용하려면 부하가 많이 걸리니 보조스프링을 넣고 하우징은 철판을 덧대어서 휘지않게 보강을 한다.
이런 경우는 책에도 없는 개조를 한 것들이며 이 분야에 대해서 나는 잘 알고 있는데 지금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어려우리라.
브레이크장치는 지금의 차량처럼 안전을 고려하여 앞바퀴와 뒷바퀴의 분리가 되지 않았고 파이프도 강관이 아닌 무른 구리로 만들어져 후차축의 진동에 의해 구리파이프에 금이 가 네 바퀴 중에 한개만 파열되면 파스칼의 원리에 의해서 페달이 풍덩 들어가면서 차가 무 제동으로 가속질주하게 되어서 순식간의 불가항력 사고로 이어진다.
예로 세검정부근의 자하문에서 광화문 쪽으로 내려오는 가파른 고갯길이라면 수십 미터 깎아지른 낭떠러지 밑에 있는 기와지붕 위를 덮치니 한번 사고로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래서 운전기사의 아내들은 남편이 돌아온 후 신발을 댓돌위에 벗어 놓은 후라야 안심이 된다고 했다.
지금의 버스들의 브레이크 장치는 완벽하지만 내가 한국에 있을 적의 시내버스들은 하루에도 수 천 번을 반복하여 브레이크페달을 밟으니 브레이크드럼이 열에 의하여 타원으로 변하면 무쇠의 휠 실린더 속에는 하루에도 왕복운동이 몇 만 번이 일어나 는데 무쇠로 된 휠실린더는 재질이 무른 알마이트 제품으로 만든 피스톤을 갉아 먹으니 그사이에는 갭(gab)이 생겨 그 속의 까만 컵 고무가 초승달마냥 보이게 되며 세차게 밟으면 고무가 뒤집히면서 브레이크가 터지게 되는 취약점이 잠재 하고 있었다.
나는 정능과 마포를 오가는 시내버스회사에서 버스 5대를 맡아서 정비를 한 적이 있는데 밤에 주차장에 들어와서 쉬는 동안 나는 내 책임 하에 있는 버스들을 유비무환이라고 미리 고장개소를 점검하여 고쳐 놓으면(예방정비를 하면 브레이크 고장날일은 없다)낮 에는 풀가동하여 아침 5시부터 12시 통행 금지시간까지 차가 서지 않고 노선을 운행을 하게 되어 차주는 돈을 벌게 되고 나는 몇 시간 동안만 밤중에 조수와 예방정비를 하면 된다.
어떤 정비사는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 차가 고장이 나면 세워놓고 고치니 배차(配車)에서 빠지게 되어 차주(車主)는 자연히 이익을 낼 수가 없게 되는데 낮에 출근한 주인의 눈에는 종일 정비사가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으로 평가를 내리게 되지만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결국은 사후약방문 인 셈이다.
내가 신실(信實)하고 출중한 정비사가 되어 맡은 차들이 서지 않고 하루 종일 잘 굴러 주는 것은 실은 나의 예방정비 없이는 불가능하며 나의 소유인양 내가 맡은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는 노고가 있음으로 돈을 번다는 것을 차주는 모른다.
결국은 낮에 정비사가 옷차림을 깨끗이 하고 놀고 있으면 그만큼 차가 잘 굴러다닌다는 결론이다.
입석버스에서는 과중을 감당하기 위하여 보조 스프링을 넣어서 아침 러시아워 때 불과 10m(교통법 최대허용치 길이)길이에 최고 109명을 태운 적이 있으니 사람을 밀어 넣어서 콩나물시루에 비교가 되는데 이런상태하에서는 만약 옆의 승객이 김치를 먹었다면 운신을 할수가 없으니 그 악취를 피할길이 없다.
승객이 너무 많아 차문을 닫을 수가 없으면 차장(車掌; 승무원)아가씨가 문에 붙어 서서 가슴으로 승객을 미는 동안 기사는 오른 쪽으로 급히 핸들을 꺾으면서 스윙을 하면 승객들이 왼쪽으로 쓰러지는 듯 밀리면서 차곡차곡 옆으로 쌓여져서 문을 닫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3년 후 한남고속버스회사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독일의 벤츠 제품이었다.
40대 중 100만㎞를 주파한 버스는 두 대 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그동안에 엔진이 사용불능이 됐다.
엔진 속에는 알루미늄 합금의 피스톤이라는 수직 왕복을 하는 부품이 있는데 순정품[純正品, 속칭일어로 준세이:純正品)은 비싸기 때문에 국내의 서울피스톤 회사에서 만들어 엔진에 장착하고 길을 들이려고 시동을 걸어 놓았는데 오후부터는 매연이 나와서 분해를 하여 보니 하루 만에 피스톤이 다 닳아 버렸다.
국립 과학수사 연구소에 의뢰하여 피스톤의 성분을 분석하여 본 결과 그 오리지널금속 속에는 실리콘이 4%가 섞여 있다는 것이 판명 났으며 다시 헌 피스톤을 녹여서 재생을 해보니 실리콘은 다 타버려서 온데간데없으니 독일[Germany; 게르만:German민족]사람 들은 어떻게 합성하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도 알 길이 없었다.
첫댓글 훌륭하십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나의 선배님되십니다
저도 자동차공고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취득 고속버스에세 정비관리자로 수년간 근무했거든요
초보때 일본식으로 된 공구를 몰라 한창 애를 먹었는데 지금와 생각하니 다 추억이 되었네요
관리자는 자격증 소유자 입니다.
좋은 하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