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관의 우렁찬 울림과도 같은 목소리와 함께, 자박자박한 발소리. 그리고 옷깃이 스치며, 누군가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방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금발의 늙지도 않은 그녀였다. 그녀는 들어오자 말자,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 전하.. 찾아 계시나이까? 용서하소서. 그런 큰일에 오지 못한 저를... "
"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세이룬에 귀거하신것도 아니고, 가게도 가지고 계시니,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 송구합니다."
" 이러지 마세요. 리나언니도, 가우리오라버니도, 이전과 같이 해 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은근히 무거운 그녀의 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 그럴 수 없습니다. 한때 신을 섬기던 무녀. 신성국가의 수장의 자리에 있는 국가, 세이룬 국왕께 하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대로 받으소서."
" ............ 정히 그러시다면... 하지만, 전 변치 않을 겁니다."
" ..... 어찌 전하의 뜻 거스를 수 있겠나이까."
" 하지만, 내게 주는 마음만은 그대로여야 합니다."
" ..... 말하시지 않아도 알고 있사옵니다."
=====================================================================================
그녀에게 어울리게, 그녀가 좋아하게... 이 나라에서 제일로 가는 홍차를 내오라고 시켰다. 내심 굉장히 좋아하는 그녀의 미소가 눈에 선하다. 바르가브는 어떻게 교육시켰는지, 존재감조차도 들지 않게 조용했다. 물론 내가 그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석빙고에서 얼린 각종 샤베트들이 그를 매료시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 바르가브~"
" ..........(먹는 다고 정신이 없다, 황급히 입을 닦고 나를 바라보았다.)"
" 바르가브, 전하께서 물으시면, 예~ 하고 대답해야 한다고 몇번 말했어?"
" .......... 음....
"
"
그걸 세고 있으면 어떡해!!!! 당장 예~ 하고 대답하란 말이야!"
"
예!!!!!!!!!!!!!!!!!!!!!!"
역시... 성질은 개도 못준다고... ㅡ_ㅡ;;;;;;;;; 여전하시군요. 피리아씨. 그 무지막지한 무기는 이제 안 들고 다니시는 것 같지만... ㅡ_ㅡ;;;;;;;;;;;;;;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그에게 다시 자상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해 낸 일을 보라. 그 마족의 심장부에서, 악에서 싸우던 이 한 영혼을, 이토록 만들어 놓은 그녀의 인내와 고찰이 세삼 존경스러웠다. 그녀는 역시 화룡왕의 제일가는 무녀이다.
" 제가 할 이야기는 다름이 아니오라."
" 예. "
" 가끔씩 용점을 치신다면, 이미 알고 오셨겠지요."
" ...... ..... 대강은요. 만일 제 용점이 아직도 효력이 제대로 있다면 말이지요."
" 궁으로 들어오세요."
" ....."
" 당신이 알고 있는 천년전에 소멸되어, 인간이 사용할 수 없는 신성주문을 문자화하여, 이 나라 기강에 보탬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 ....... 역시... 저의 용점이 아주 낡아 빠지지는 않았군요."
" 그 말인 즉슨, 당신의 신성주문역시, 낡지 않았다는 거겠죠."
순간의 침묵, 피리아는 바르가브를 나가게 했다. 영문도 모르는 바르가브는 한손에 샤베트를 들고, 궁녀를 따라 복도로 나가, 옆방으로 장소를 옮겼다. 그녀의 얼굴에서 알수 없는 기운이 흘러넘쳤다.
" 이것이 당신의제안인가요?"
" 전 제 편이 필요합니다. 당신이라면, 권력에도, 그 무엇에도 눈멀지 않고 저를 도와주실것이라 믿습니다."
" ........... 전하............"
" ............... 거절인가요?"
" ..... 바르가브는 아직 완전치 못한 존재입니다. 저는.... 저는... 그의 안에 잠재되어 있을 지도 모르는 마기때문에, 항상 숨어살았답니다. 골동품가게를 옮겨다닌 지도 벌써 5번은 족히 넘는답니다."
" ......... "
" 바르가브는 이제 진정 제 자식과 다름이 없습니다. 바르가브안에 혹여나 내재된 마의 의식이 있다고 한다면, ... 그렇다면...마족들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겠지요."
" ................. "
" ....... 사실 돌아다니는 것도 조금 지겹기도 했지만... 그렇지만.. 별 방도가 없었습니다... "
" ......"
" ..... 전하.... 전하의 어명, 제안... 저는 기꺼이 받을 것입니다. "
" 피리아씨!!!!"
" 대신!!!"
" 대신...?"
" 바르가브에게 신의 결계를... 이 신성국가의 수장인, 세이룬의 기운을 담은 신의 결계를 아이에게... "
" ............. 약속하지요. 바르가브에게 신의 결계는 바르가브가... 지금 몇살이지요?"
" 5살입니다."
" 6살이 되는 생일, 그에게 쳐주는 것으로 하지요. "
" .......... 약속하셨습니다. 대신 저는 신성주문을 완성하는 데에만 전력할 것입니다. 정치는 취미도, 능력도 없습니다."
" ... 좋습니다......."
===================================================================================
다과를 마치고, 바르가브와 피리아가 살 방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별궁으로 이동했다.
그녀와 아이를 배려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바르가브를 위해 갖가지 놀이기구들도 배치했다. 한참을 보던 피리아가 역시 관심을 가지는 곳은... 방에 놓인 도자기들... ;;; 잘 갖다놓았군... -_-;;;;;
" 그럼 이 곳이 거처입니다. 오늘 저는 알현이 있어, 잠시 갔다가, 이리로 오겠습니다."
" 그러시지요. 그럼.. 저녁에 뵙겠습니다."
" 바르가브~ 쉬고 있거라. 심심하면, 저기 아저씨들에게 놀아달라고 하렴."
" ..... 예~ ^^(빠르게 대답하는 바르가브)"
" ....... 그런데, 전하...."
" .... 네?"
" .............. .. 아닙니다... 저녁은 저희와 함께 하시렵니까?"
" 당연하지요. 유일하게 가족같은 분들입니다. 제게는...."
" ......... 그럼 그때에 말씀드리지요. 용점에서 나온 전하의 또 다른 점괘를 말입니다..."
" ............................ 그럼....."
무얼말이지? ..... 그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지? 나에 대한 또 다른 점괘라니... 그것은 또 무엇이지? 뭔가에 또 휘말리는 건가? 그런건가?
=====================================================================================
안녕하세요. 루비빛눈동자입니다.^^ 이제 피리아와 함께 살게 된 아멜리아이군요~ 덕분에 신성주문의 연구도 활성화 될것 같네요.~ 다행다행~ 그런데, 피리아는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걸까요?
앞으로 다가올 악재? 불운? 아니면...
아멜리아가 멋진 국왕이 되는 일대기를 다룬,
아멜리아大帝-Valenti☆ 다음편, 용점이 말한 것은? 결혼?! ~
안 봐주면... 가슴 아플껍니다... ㅠㅠ
첫댓글 성숙한 모습의 아멜리아는 좋지만 피리아와 서로 격식을 차린 말투는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네요. 아앗! 태클은 아닙니다~>ㅁ< 원츄!!+ㅁ+d
^^;;; 원래 피리아씨와 아멜리아씨가 언행은 늘 존대를 하셨던 기억이 나서리.. ^^;;; 어쨌든 감사요~
역시 저로서는 따라갈수 없는 실력;;;; 기대 이상이시군요;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 이 무슨 황송한 말씀... 린제님~ 말씀 거두십시오~~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
헛 결혼은 누구인 겁니까..=_=// 용점이라... 설마 모닝스타를 바닥에 박아두고는 발로 차서 점을 보는..(푸웃!)// 세일룬에 설마 큰 전란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요~ 다음 편 기다릴게요!
도키♡님~ 하하~ 가르쳐드리면... 안 보실까바.. 꽁꽁숨겨두겠심당... ^^;;(사실 아직 구상중이라는.. 퍽!) 읽어주셔서, 감사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렇게 감사할때가~~~ ^^ 예~ 건필하렵니다... ^^;;; 하여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히힛...
제르사마 를 아멜리아 여왕의 결혼상대로 적극추천.. 음.. 멀쩡해져서 돌아오면 좋은데 쩝.. 가문좋으니까 반대 아무도 못함..(뭐 본래모습은 모르는사람들이지만 레조할베가 그래도 사람들사이에선 꽤나 유명했으니 흐흠..뭐 제르사마는 기분나빠하려나?? 뚜둥..! 폐기처분한 어떤글에:내가썼다가 폐기했다고 말못함;;: 적법사의 손자요 라고 하니 가문따지면서 이웃나라 왕자와 짝짜꿍하려던 사람들이 모두 침묵했다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