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2일 드디어 K리그 챌린지가 개막을 했다. 클래식보다 2주가략 늦은 개막이지만 개막이라는 두글자 만으로도 설레이긴 충분하지 않을까? 그 챌린지의 개막 현장에 필자도 함께 하고자 집에서 제일 가까운 수원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 클래식이 아닌 챌린지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게 된 대전. 필자가 가서 직접본 대전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특히나 팬들의 열정과 대전에 대한 사랑, 그리고 다시금 대전의 축구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모습도 보였다. 그런 대전팬들 한가운데에서 대전의 지지자 이종현씨를 만날 수 있었다. 약간은 수줍은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이종현씨는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대전 선수들의 움직임과 플레이에 환호하고 아쉬워하며 12번째 선수의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1:4로 아쉽게 패배한 이후, 잠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K리그 챌린지 개막을 맞이하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대전의 킥오프 직전을 대전 팬들이 바라보고 있다.)
필자(이하 필) : 시간내줘서 고맙다. 일단 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
이종현(이하 이) : 만나서 반갑다. 충남 예산에 살고 있고, 2002년 후반기부터 대전시티즌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대전시티즌 만을 바라보고 있는 22살 이종현 이라고 한다.
필 : 대전 시티즌의 팬이 된 계기는?
이 : 2002년 당시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월드컵 끝나고 아마 울산에게 2:3으로 진 경기였을거다. 부모님이 축구장 한번 가보자 해서 왔다가 빠져들어 2003년 부터 본격적으로 열심히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필 : 11~12년 된거면 짧은 시간이 아니다. 초딩때부터 대전만 응원하다니. 본인이 생각하는 대전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 대전의 매력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여 쉽게 지지 않으려는 그런 축구를 보여줬.....던거다. 오늘은 첫경기 이기 때문에 경기력 에대해 뭐라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항상 시즌 막판이 다가오면서 스퍼트를 냈기 때문에 앞으로 좋아질거라 믿고 잘할거라 믿는다.
(△대전의 지지자 이종현씨. 사진 제목 클래식을 향하여. 부제 우리왼쪽에는 챌린지마크가 아닌 클래식의 마크가 있어야 한다. )
필 : 지난 시즌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강등을 겪었는데, 심정이 어땠는가?
이 : 작년 8~9월 부터 주변에서 강등이라는 말이나 힘들거라는 말이 나왔다. 나도 포기하려 했는데 그때부터 무패행진을 달렸다. 조금 희망을 가졌지만 한켠으론 마음이 편했다. 그러다가 경남전에 비겼을 때, 강등이 확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슬펐지만 참았다. 하지만 대전의 2013시즌 클래식에서 마지막 경기의 킥오프 휘슬이 울렸을 때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그래도 어차피 대전의 축구가 2013년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강등도 겪었지만 승격도 겪을 팀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무거웠지만 시원하기도 했다.
필 : 2부리그 우승컵 들고 올라오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대전이 챌린지에선 강팀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올시즌 대전의 라이벌은?
이 : 사람들이 대부분 경찰청을 1강으로 보더라.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챌린지에 있는팀 전부가 다 라이벌이라 생각한다. 우리팀도 주축선수들도 많이 빠져나가고 해서 걱정이다. 구지 뽑자면 같이 떨어진 대구와 강원을 꼽겠다.
필 : 본인이 생각하는 올시즌 챌린지 우승팀은 누구일것 같은가?
이 : 음.. 개인적으로 강원이 좀 하지 않을까 싶다.
필 : 오늘 경찰한테 0:3으로 패했는데?
이 : 개막전일 뿐이다. 강원이 그래소 알툴감독도 그렇고 전력면에서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 : 올시즌 대전이 치룰 많은 경기들 중에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은 어느팀과 경기인가?
이 : 작년에도 그렇고 아무래도 대구와의 경기가 가장 기다려진다. 재미있을것 같다.
(△경기중 서포팅을 하고 있는 대전팬들. 그들의 열정과 대전에 대한 사랑을 오히려 더 커졌다.)
필 : 좋다. 개인적으로 올시즌 이 선수 잘할것 같다도 촉이 온 선수가 있는가?
이 : 개막전 경기를 보고, 명성으로 봐도 그렇고 '서명원' 선수가 가장 기대된다.
필 : 기대해보겠다. 종현씨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이 : 대전하면 역시 샤프아니겠는가? 원래는 최은성 선수였는데 지금생각해도 아쉽다. 지금은 김은중이다. 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좋다.
필 : 알겠다. 대전으로 원정오는 팬들을 위해 맛집이나 명소를 소개해달라.
이 : 대전이 경기장이 유성쪽에 있는데 왠만한 맛집과 명소는 중구쪽에 있다. 기차타고 온다면 대전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목척교라고 있다. 거기 야경이 죽인다. 주변에 성심당이라는 빵집이 있는데 줄서서 먹는 곳이다. 대전에 온다면 빵먹고 빵점넣고 갔으면 좋겠다. 성심당 빵은 정말 맛있다.
필 : 우리나라 만큼 팬들이 걱정많은 리그도 없다. 주변 지인들을 축구장으로 초청하는 방법이 있는가?
이 : 요즘에 친구들이 대전 경기 보러 가자 그러면 2부리그 팀이라고 무시하는데, 일단 와보라고 한다. TV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그리고 역시나 골대뒤로 데려가는게 최고다. 보고 나면 대부분 만족한다. 고향친구나 대학친구들을 많이 데려갔다.
필 : 본인의 소개로 대전팬이 된 친구들은 많은가?
이 : 사실 나만큼 열정적으로 다니진 않는다. 오긴 하는데 자주 오지는 않더라.
필 : 종현씨가 생각하는 K리그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 난 해외리그를 잘 챙겨보지 않는다. 우리가 유럽을 매일 가는게 아니지 않은가? 역시 축구는 직관이 제맛이다. 우리 구장이던, 타팀 구장이던 여행다니면서 애정을 가지고 함께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를 통해 담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직관하면서 여자친구도 데리고 와서 치킨에 맥주도 마시고 하는것도 큰 매력이다.
필 : 여자친구가 있는가?
이 : 없다. 망할.. 아는 선배형과 함게 서포터 활동을 하는데 그 형이 그렇게 하더라. 좋아보였다.
필 : 간접체험을 한 것인가?
이 : 그렇다고 해두자. 좋아보였다. 부럽진 않다. 나도 조만간 생길 것 같다.
필 : 그렇다고 해두자. 대전 팬들을 보면 원정에도 외국인 팬들이 많이 참여한다. 오늘도 꽤 왔는데, 외국인을 저렇게 홀리는 대전의 매력이 무엇인가?
이 : 아무래도 시민구단이라는 점이 큰 것 같다. 리암버치씨는 대전에 살기 때문에 대전을 응원한다고 한다. 그냥 대전이 좋다. 그들도 그렇다.
(△대전의 유명한 외국인 팬. 리암 버치씨)
필 : 좋다. 주간K리그를 아는가?
이 : 알고 있다. 축구 관련 커뮤니티를 하다가 우연히 잡초처럼 살아남은 임효빈 씨를 알게 되었고, 주간국톡부터 쭉 애청하고 있다.
필 : 그 친구 참 대단한 친구다.
이 : 쓸대없는 소리 말아라.
필 : 알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 : 이제 첫경기를 보냈는데, 오늘은 시간이 참 안갔다. 다음경기는 고양과 하는데, 작년에 FA컵에서 진것도 있고 벼르고 있다. 솔직히 올해 승격에 성공해도 좋겠지만, 올라가서 쉽게 지는 팀보다는 기반을 잘 쌓아서 몇년이 걸리더라도 쉽게 지지않는 끈끈한 팀으로 제대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우리가 지난 클럽하우스 개장식때 쓴 걸게가 있다. 당장의 승격보단 클럽의 100년을. 이말처럼 기반을 잘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선수들에겐 항상 골대뒤에는 우리 서포터가 있을거란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 응원가에 '항상 함께해'라는 곡이 있다. 대전 너와 함께 울고 너와 함게 웃고 항상함께해. 오늘 원정경기였고 1부리그가 아닌 2부리그 경기였다. 그런데도 원정버스 2대가 꽉찼고 개별적으로 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팀은 2부로 떨어졌지만 팬들은 떠나지 않은것 같아서 다행이다. 우린 대전이 어디에 있던 '항상 함께해' 응원 가사처럼 대전이 지키는 골대뒤에서 함께 할것이다.
(△ 대전팬들의 클럽하우스 개관식때 팬들이 보인 걸개. 당장의 승격보단 클럽의 100년을. 참으로 멋진 팬들이다. )
짧은 인터뷰 였지만 많은 생각을 들게 한 이야기 였다. 저런 팬들과 함께 하는 대전선수들은 행복할 것이다. 필자가 리암버치 씨와도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리암씨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올해 3위정도 해서 플레이오프에 가기를 희망하며, 앞으로도 쭉 대전과 함께 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대전구단과 팬들에게 건투를 바라며 주간K리그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을 약속하였다. 다음 만날 다른 서포터가 기대된다.
첫댓글 클래식은 대전을 잊지 않았지만 대전은....... 좋은 인터뷰 잘보고갑니다~
멋지시네요ㅎ 대전 승격했으면 좋겠아요 ㅋ 학교가 대전이어서 서울이 대전원정올때많이갔었는데 ㅠㅠ
ㅎㅎ잘봤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