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로 들여오는 원유는 두바이유입니다. 이 두바이유 가격이 1배럴에 4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5일 싱가포로 현물시장에서 1배럴에 2.01달러 내린 38.91달러를 기록해 40달러선이 무너졌습니다. 올들어 급등했던 두바이유는 7월초 1배럴에 140.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다섯달새 100달러 넘게 폭락했습니다. 하락 폭은 72.3%입니다. 정유사들의 국내 출고가격 책정 기준이 되는 국제시장 휘발유(옥탄가 92)가격은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5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1배럴에 33.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초 1배럴 147.3달러에 비해 77.5%나 내렸습니다. 폭락 수준이죠.
[출처=오피넷 홈페이지]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주유소 가격정보 제공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5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1L에 1372.56원입니다. 1L에 1950.02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7월 중순에 비해 29.6% 내렸습니다.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이 77% 넘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휘발유 가격은 30% 가량만 내린 것은 50%가 넘는 세금과 몇달새 급등한 환율 때문입니다. 국제시세를 반영하는 시차 탓도일부 있습니다. 앞에서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이 다섯달새 77.5%나 떨어졌다고 했죠.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앞으로 더 내린다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1999년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최근 10년새 국제시장에서 휘발유(당시는 옥탄가 95 가격만 있음) 가격이 가장 낮았던때는 1999년 2월1일로 1배럴에 12.55달러였습니다. 5일 국제시장 가격 1배럴 38.91달러의 32.3% 수준입니다. 국제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이 1배럴에 12.55달러라면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얼마나 될까요. 먼저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국내에서 팔리는 휘발유에는 정유사 출고가격에 관계없이 1L에 교통세 462원, 교육세 69.3원, 주행세 138.6원이 붙습니다. 이 669.9원은 국제유가나 제품가격이 비싸든 싸든 관계없이 똑같은 세금이 붙는 정액세입니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더 붙습니다. 휘발유 원가가 '제로'라 하더라도 1L에 66.99원의 부가세를 더 물어야 합니다. 휘발유 세금만 1L에 최저 736.89원입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1L에 736.89원 이하로는 절대 떨어질 수없다는 것이죠.고려해야 할 것은 또 있습니다. 휘발유 원가입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출고가격을 결정할 때 국제유가가 아닌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을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에 현재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됩니다. 최근 10년새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이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1999년 2월로 1배럴에 12.55달러라고 했죠. 원화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474.35원(매매기준율)입니다. 휘발유 가격이 1배럴에 12.55달러라고 하면 1L 가격은 116.38원이 됩니다. 여기에 10% 부가세를 붙인 128.02원이 휘발유 원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세금 그리고 정유사와 주유소 마진을 더하면 소비자가격이 됩니다.
최근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지난 11월 네째주(23일~29일) 국내 정유사들이 주유소 등에 공급한 휘발유 출고가격은 세금을 모두 빼면 1L에 448.58원입니다. 휘발유 순수 원가에 정유사 이윤을 더한 것입니다. 국내 정유사는 출고가격을 결정할 때 통상 1주전 국제시세를반영합니다. 11월 세째주 국제시장 휘발유(옥탄가 92) 가격은 1배럴에 41.52달러였습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달러에 1432.56원이었습니다.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1L에 374.13원입니다. 결국 국내 정유사는 11월 네째주 휘발유 마진을 1L에 74.45원(부가세 포함) 챙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유소 마진을 계산해내야 합니다. 11월 네째주 정유사 세후 출고가격은 1L에 1230.33원이었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주유소 판매가격은 1L에 1384.98원입니다. 주유소 마진은 1L에154.65원(부가세 포함)이 됩니다. 따라서 휘발유 가격이 '최저 수준'인 1배럴에 12.55달러이라면 국내 소비자가격은 세금(교통세, 교육세, 주행세, 세금에 붙는 부가세) 736.89원, 휘발유 원가 128.02원, 정유사 마진 74.45원, 주유소 마진 154.65원을 모두 더한 1L에 1094.01원이 됩니다. 현재 환율이라면 국제유가나 석유제품 가격이 최저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국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1L에 1000원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설령 환율이 앞으로 많이 떨어지더라도 1L에 128원인 휘발유원가 수준을 감안하면 내릴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정유사와 주유소 마진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겠죠. 이 역시큰 기대를 할 수 있는 금액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현행 세금 제도 아래서는 국제시장 휘발유 가격이 최저수준에 도달하더라도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1L에 1000원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기름값 세금이 문제"인 것이죠.
첫댓글 휘발유값 900원대로 떨어질 수 없는 이유~글쿤요..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