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만 빼고는 나는 그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가끔은 궁금하다. 그들 눈에는 세상이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노력이 인간의 몫이라면 직관력은 그 이상의 영역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겠다. 다만 직관력이 발현되는데는 초인적인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받은 재능이라고는 '고도의 집중력과 황소같은 고집'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고, DNA의 이중 나선구조를 발견한 '왓슨'은 영화관의 스크린에서조차 이중 나선이 너울너울 춤추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집중력은 고도로 농축된 양질의 노력을 의미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모짜르트의 대작들은 대개 10년 이상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처럼 밤낮 시시덕거리고만 살았는데도 '레퀴엠'이 나왔겠는가? 사람들은 천재들이 혼자서 보낸 눈물의 시간들을 알지 못한다. 천재는 우리와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본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할 때 유독 그들은 '과연 그럴까?'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긴 줄을 피해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우리가 주식시세나 대출 이자, 새로 바꿀 차종이나 홍어회 잘하는 집 등에 관해서 신경 쓰고 있을 때, 그들은 우리가 평생 모르고 살아도 전혀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알면 삶이 더 고달파질지도 모를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니 역사를 빛낸 천재들 중 스스로는 불행하지 않았던 자가 없다. 아무에게도 이해 받지 못하는 서러움,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다 보아야 하는 고통. 적당한 감성으로 둥글게 살아가면 될 세상을 그토록 예민한 안테나로 별 걸 다 느껴야 하니 신경이 충혈되어 배배 꼬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괴팍한 성격 땜에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무엇보다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움이라니…. 나는 내 아들이 '그저 그런'녀석임을 하늘에 감사한다. 천재가 아닌 것만으로도 최소한 한 가지 행복은 갖춘 셈이니, '○○영재교육'이라는 곳에 얼씬거릴 이유가 하등 없다. '더불어 사는 지혜 교육', 뭐 그런 곳은 없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