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3년 NBA 정규시즌은 모두 끝이 났다. 마이클 조던의 워싱턴 위저즈는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조던은 파란만장했던 선수생활을 마침내 끝냈다. 초반에 위태위태하던 LA 레이커스는 저력을 발휘하며 여유있게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홈코드 어드밴티지를 얻었지만 하필이면 그 상대가 레이커스다.
관심사 중 하나는 각종 정규시즌 공식상이며, 이 중 최대의 흥미는 역시 MVP이다. 후보군들 중 제이슨 키드(후반기 부진), 크리스 웨버(임팩트 부족, 잔부상으로 출장경기수 저조), 샤킬 오닐(역시 부상으로 출장경기수 저조), 앨런 아이버슨(득점 하락), 덕 노비츠키(팀내비중의 상대적 약화) 등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강력한 4명의 후보는 팀 던컨, 케빈 가넷, 트레이시 맥그래디, 코비 브라이언트이다. 여러가지 세부조건으로 나누어 각 선수들 별로 수상 가능성을 살펴보자.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
소속팀 성적 : 60승 22패, 지구 1위ㆍ컨퍼런스 1위
G GS MPG FG% 3P% FT% RPG APG SPG BPG TO PPG
81 81 39.3 .513 .184 .710 12.9 3.9 0.68 2.93 3.06 23.3
개인기록 : 빅맨의 기본인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이만하면 정말 뛰어난 성적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최종 후보 4명의 성적은 모두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이정도로 훌륭한 기록으로 밀린다고 보는 것이 좀 우습지만, 기록면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우월한 것은 아니다.
팀내비중 :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던컨 없는 스퍼스는 상상이 안된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른 선수들 중 그렇지 않은 인물이 별로 없다. 샤킬 오닐과 함께 뛰고 있는 브라이언트 정도를 제외하면 막상막하이다. 단, 올시즌 토니 파커와 엠마누엘 지노빌리, 스티븐 잭슨, 데이빗 로빈슨 등이 잘 해준 후반기 모습으로 인해 가넷이나 맥그래디보다는 ‘원맨팀’이라는 느낌이 약간 덜할 수도 있다.
임팩트 : 기록을 떠나서 화려함과 스타성, 쇼맨쉽, 폭발적인 플레이 등으로 언론과 팬의 주목을 받은 면이다. 성실하고 수수한 스타일의 던컨은 항상 이 부분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불리했다. 그것은 올시즌에도 마찬가지이다.
팀성적 : 정규시즌 성적이 MVP 수상에 커다란 작용을 해왔음을 감안하면 던컨에게는 매우 강력한 무기이다. 후반기 엄청난 스퍼트를 한 샌안토니오는 댈러스 매버릭스를 제쳐버리고 컨퍼런스 1위, 리그 통합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런 성과를 낸 최대 공신은 역시 던컨이다. 그가 없는 샌안토니오가 어찌 60승을 거둘 수 있을까?
후반기 페이스 : 아무래도 시즌 후반기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면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팀성적과 함께 던컨의 플레이도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불을 뿜어왔다. 슬로스타터 기질이 강한 편인 그가 올시즌에는 초반부터 비교적 잘 해주었지만, 후반에 강한 모습은 여전히 남아있다.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소속팀 성적 : 51승 31패, 지구 3위ㆍ컨퍼런스 4위
G GS MPG FG% 3P% FT% RPG APG SPG BPG TO PPG
82 82 40.5 .502 .282 .751 13.4 6.0 1.38 1.57 2.79 23.0
개인기록 :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중 하나인 가넷은 올시즌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의 3대 주요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마크했다. 득점왕과 거리가 있을 뿐 기록으로 따져서 그를 능가하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다른 세 명의 훌륭한 후보들조차도 기록 면에서만 본다면 가넷을 앞선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팀내비중 : 말할 필요가 없다.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난 월리 저비액과 라쇼 네스트로비치, 트로이 헛슨이 가넷을 잘 도와주었다지만 터렐 브랜든이 시즌 내내 열외되어 있다가 사실상 은퇴했고 천시 빌럽스도 떠나는 등 지난시즌에 비해 감소요인도 컸다. 4명의 후보 중 팀내비중으로 따지면 수위를 다툴 만하다.
임팩트 : 앞서 밝혔듯 가넷은 올시즌 여러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 기록을 내고 있으며 트리플더블 6번은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월에는 월간 MVP로 선정되었고 올스타전 MVP도 차지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주목도에서 밀리지 않는다.
팀성적 : 언제나 가넷의 발목을 잡아왔던 부분이다. 올시즌에도 샌안토니오와 댈러스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서부 4번 시드를 따내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홈코드 어드밴티지를 얻은 것은 상당한 플러스요인이다. 지구 내에서의 순위가 떨어지지만 컨퍼런스 4위라면 손색이 없다.
후반기 페이스 : 그리 나쁘지 않다. ‘가넷 MVP 당위론’이 나오게 만들었던 2월의 몬스터 같은 모습은 약간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하다. 막바지인 3월과 4월에도 22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 2블록슛 정도의 굉장한 기록을 냈다.
트레이시 맥그래디(올랜도 매직)
소속팀 성적 : 42승 40패, 지구 4위ㆍ컨퍼런스 8위
G GS MPG FG% 3P% FT% RPG APG SPG BPG TO PPG
75 74 39.4 .457 .386 .793 6.5 5.5 1.65 0.79 2.60 32.1
개인기록 : 가장 중요하고 눈에 띄는 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다른 기록에서도 손색이 없어 마이클 조던이 MVP를 차지할 때와 비슷한 ‘득점 1위, 다른 기록도 수준급’ 스타일에 가깝다.
팀내비중 : 맥그래디야말로 이 부문에서 최고라 말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 드류 구든과 고단 기리첵이 왔지만 어차피 그 시기는 올스타전 이후였고 그러면서 마이크 밀러가 빠져나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임팩트 : 득점왕이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중 하나이다. 브라이언트와 맥그래디에 관련된 논쟁은 시즌 내내 뜨거운 화제였다. 올스타전 당시 조던에게 양보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미지도 좋았다(MVP와 별 관계는 없지만).
팀성적 : 맥그래디의 최대 약점이다. 양대 컨퍼런스 상위권이나 지구 1위급 성적이 MVP에는 상당히 중요한데, 올랜도는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에 접어든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며 5~6위는 커녕 8번 시드를 받아 플레이오프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가 MVP가 되지 못한다면 이 점이 결정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후반기 페이스 : 올랜도가 구든과 기리첵을 영입한 후, 득점 등에서 소폭 하락이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있었지만 오히려 더 좋아졌다. 3월 동안의 평균득점은 무려 36.5득점이었고 야투율도 높았다. 그러나 트레이드 직후 연승가도를 달리다가 이후 연승과 연패를 반복했고, 결과적으로 팀성적이 딱히 크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소속팀 성적 : 50승 32패, 지구 2위ㆍ컨퍼런스 5위
G GS MPG FG% 3P% FT% RPG APG SPG BPG TO PPG
82 82 41.5 .451 .383 .843 6.9 5.9 2.21 0.82 3.51 30.0
개인기록 : 맥그래디와 득점 1위를 다투던 때에 비하면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결국 평균 30득점 달성에는 성공했다. 맥그래디처럼 뛰어난 득점력을 바탕으로 올라운드한, 조던 타입의 MVP급 기록을 만들었다.
팀내비중 : 샤킬 오닐과 함께 하는 한 영원히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오닐이 없던 시즌 초반 개인기록이 좋았음에도 팀성적은 나빴고, 오닐의 컨디션이 회복된 후 레이커스가 상승세를 보였다. 분명 레이커스의 초반 난조가 브라이언트만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MVP 투표에서는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다. 아직도 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의 팀은 아니기 때문이다.
임팩트 : 이 부분이라면 브라이언트가 수위를 다툴 만하다. 40득점 연속경기, 한경기 최다 3점슛 성공 등 여러 면에서 브라이언트는 올시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 중 하나이다. 문제는 시즌 후반기로 접어들며 그것이 사그라들었다는 점이다.
팀성적 : 후반기에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순위를 많이 끌어올렸지만 초반에 까먹은 경기가 워낙 많았고 결국 4위 안에 들지 못했다. 가넷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는 않고 50승을 넘기기는 했지만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후반기 페이스 : 2월에는 평균 40.6득점의 엄청난 기록을 내고 있었으나 3월에 27.9득점, 4월에 25.0득점. 득점만이 전부는 아니며 득점이 줄면서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증가했지만 아무래도 득점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브라이언트의 경우 후반기 페이스가 나빴던 것은 절대 아니지만 마지막 무렵인 3월과 4월에 다소 잠잠했던 것은 사실이다. 오닐이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던컨-가넷 2파전 될 가능성 가장 큰 듯, 그러나 치열하다
결과적으로 개인기록이나 화려함 등에서는 브라이언트와 맥그래디가 전혀 밀릴 것이 없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소속팀의 성적이 썩 좋지 않고 팀에서 독보적인 비중을 차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맥그래디는 동부 8위에 불과한 팀성적이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이다.
던컨과 가넷의 접전으로 예상된다. 샌안토니오가 리그 전체 1위 자리를 차지해 던컨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가넷 역시 처음으로 소속팀을 4번 시드 이상으로 끌어올린 공이 크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감점요인이 있을 뿐 브라이언트나 맥그래디도 훌륭하다. 이번 MVP 투표결과는 유례없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기록과 성적 등 여러 방면에서 확실히 앞서는 한 명의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예상으로 한 명을 지목하자면 던컨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는 좋은 기록과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며 샌안토니오의 전체 1위 등극은 확실히 놀랍고 인상적인 일이다. 어쩌면 던컨의 가장 큰 약점은 지난 시즌에 이미 MVP를 수상했다는 것이 아닐지?
첫댓글 가넷..MVP!!!!!!!
코비가 탈 가망성은 마니 없어 보이지만~~그래도 탔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