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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위원회 |
약사법은
쌍벌제 입법을 제외하면 최근 1년 동안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뒷전으로 밀렸다.
법인약국의 경우 2002년 9월 헌법불합치 판결이후 9년째 도입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28일 데일리팜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홈페이지 계류의안을 검색한 결과, 33개 법안이 상임위 전체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거나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약국이나 의약품 공동물류조합 설립 등 시급을 다투는 법안도 일부 눈에 띠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임시국회에서 법인약국 법안을 심의하다가 중단한 이후 약사법은 쌍벌제 입법을 빼면 단 한차례도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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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의원 |
◆법인약국=약사(한약사)만으로 구성된 법인에게 약국 개설권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유일호 의원이 2008년 11월 대표발의했다.
법인의 구성원은 약사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이중 1인 이상은 면허 취득 후 10년이 지난 사람이어야 한다.
국회는 지난해 6월 법안소위에서 법인약국의 법인격을 합명회사로 하고 1법인 1약국만을 허용키로 의견을 모았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법인약국 설립법안은 2005년에도 정성호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다가 폐기된 바 있다.
◆의약품 공동물류=복지부는 의약품
공동물류센터 설립 근거를 마련하는 정부 입법을 2008년 12월 국회에 제출했다.
제약사나 도매업체 등이 의약품의 보관, 집화, 하역, 운송 등 물류시설을 공동으로 운영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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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목(좌), 전혜숙(우) 의원 |
이 법안은 유통일원화 3년 일몰제와 연계해 의약품 물류선진화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발의됐지만 지난해 11월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만 되고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올해 12월로 유통일원화가 완전 폐지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다.
◆도매 창고면적과 병원 직영도매 규제=창고면적 등 도매업체를 규제하는 법안도 잠자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원희목 의원은 지난해 2월 도매업체의 창고면적을 165㎡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11월 7개월만에 상정됐지만 법안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전혜숙 의원은 도매업체에 대한 의료기관 개설자 등의 과다한 지분소유(병원 직영도매)를 제한하는 입법안을 같은 해 9월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 또한 작년 12월 상정된 후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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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좌), 신지호(우) 의원 |
◆당번약국 의무화=안상수 의원과 신지호 의원 두 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안상수 의원의 개정안은 시군구장이 관할 구역내 일정지역에서 공휴일과 평일 야간시간대
당번약국을 지정하고, 약국개설자가 지정된 날에 약국을 운영하지 않은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당번약국 안내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도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 법안은 2008년 7월에 발의돼 지난해 11월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마찬가지로 그 이후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상수 의원에 이어 신지호 의원도 지난 6월 당번약국 의무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지호 의원은 패널티 대신 우수약국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인센티브 규정을 신설했다. 이 법안은 아직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는데, 안상수 의원 법안이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경우 병합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슈퍼판매 논의, 심야응급약국 등과 연계돼 당번약국 의무화 법안 신속심사 여건은 성숙돼 있다고 평가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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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정숙(좌), 손숙미(우) 의원 |
◆의약품안전관리원=곽정숙 의원과 손숙미 의원이 지난해 10월 잇따라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올해 2월 나란히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물론 검토는 진행되지 않았다.
의약품 등의 안전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수집, 관리, 분석, 평가를 위해
의약품안전정보관리원(의약품부작용관리센터)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부작용 피해구제사업비용 부담금 부과, 의약품 유해사례에 대한 보고의무화 등도 담겼다. 국회 뿐 아니라 식약청이 안전관리원의 설립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다른 법안에 발목이 잡히지만 않는다면 속도를 낼 수 있는 법안이다.
◆약국·약사 관련 법=이은재 의원은 논란이 될 만한 개정안을 지난 4월 대표발의했다. 일반약을 개봉해 낱개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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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재(좌), 이애주(우) 의원 |
이 의원은 일반약을 낱개로 판매할 경우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장기 보관 뒤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임의조제를 경계하는 의료계의 반발이 거셀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는 법안이다.
이애주 의원은 지난해 7월 약사와 한약사 면허를 받은 후 5년마다 면허를 재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면허재등록과 관련해서는 복지부 주도하에 개선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명확한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숙미 의원은 조제약의 겉포장에 의약품의 주요효능(감기약, 소화제 등)과 유효기간을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낱개포장된 의약품에도 주요효능을 기재하도록 강제하는 두 건의 입법안을 올해 6월과 8월 잇따라 대표발의했다.
이에 앞서 이상민 의원은 지난해 처방전에 조제연월일, 조제자의 성명, 조제 약국 또는 의료기관의 명칭 등을 기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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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두성(좌), 이명수(우) 의원 |
◆규제관련 법=임두성 의원은 약국등록 변경사항을 미신고하거나 조제된 약제의 표시 및 기입의무를 위반한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입법안을 2008년 11월 대표발의했다.
이명수 의원은 법인 또는 개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경우 양벌규정에서 제외하는 입법안을 같은 달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들은 법안소위에서 검토도 되지 않은 채 2년째 방치되고 있다.
원희목 의원은 약사법을 위반해 징수한 과징금을 의약품 안전 및 부작용 모니터링, 약물 오남용 예방 및 홍보 등 의약품 관련 공익사업에 사용하도록 용도를 제한하는 개정안을 지난해 3월 대표발의했다. 마찬가지로 법안소위에 회부만 돼 있는 상태다.
박민식 의원은 단순 경미한 의무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벌금 대신 과태료만 부과하는 법안을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 개정안은 1년째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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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중 의원 |
◆새로 발의될 법안=유재중 의원은 의사와 마찬가지로 약사가 의약품을 조제하기 전에 금기약물이 포함돼 있는 지 여부 등을 사전점검하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
DUR'(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 법안을 이달 중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국회 한 의원실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돼 온 법인약국, 당번약국 의무화, 의약품안전관리원 등의 법안은 다른 이슈에 밀리지만 않으면 이번 회기 중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법안들의 경우 중요도나 시의성면에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