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읍내에서의 모임이 저녁식사까지 이어져 술을 마시고
차를 두고 백양 이교감의 차를 타고 돌아왔다.
술을 담은 몸은 또 술을 찾아 용원형을 찾아 술집으로 간다.
빗속에 어찌 방으로 잘 돌아와 자고 있다.
점심 후 읍에 나가는 직원의 차를 타고 길 위에서 뜨거워진
내차를 타고 호산 너머 고흥만으로 가 진로지도 연수시각을 기다린다.
5시 조금 지나 끝나 나오니 푸르디 푸른 바탕에 하얀 구름이 한가롭던 하늘이 많이 흐려졌다.
아직 해 질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풍남쪽으로의 길을 포기하고
학교로 바로 와 옷을 갈아입고 뒷산길로 들어선다.
멍석딸기가 유혹한다.
길가에는 하얀 삘기꽃과 작은 천인국이 하늘거린다.
길 가에서 만난 도라지는 잎나는 모양이 다르다.
타래난초 하나가 길가에 고운데 사진으로는 흐리다.
세개가 돌려나는 줄만 알았는데, 가만 보니 네개도 있고, 두개도 있다.
술찐을 빼며 부지런히 걷다가 생각해 보니, 해가 지려면 아직도 멀어
천천히 걷는다.
금산을 비롯한 섬들은 허리 아래에 하얀 구름을 감고 있다.
신호리 들판은 어느 새 모내기가 끝나가고, 팔영산 앞 해창만도 푸른 빛이다.
땀이 식자 찬 기운이 느껴진다.
7시 반, 해는 검은 구름 속에 숨었다.
달리듯 내려와 호산 앞 밭에서 서리한 고추 네개에
교장 밭에서 뜯은 상추로 저녁을 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