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인 지난 4월 5일, 양평군 서종면의 산기슭에 자리한 청란교회당에 가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코로나 사태로 5주간 연속 영상으로 가정예배를 드려서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를 찾아간 것이다. 또 지난해 4월 우리교회 원로 은퇴장로 부부 세미나를 그 교회당에서 했는데 다시 와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싶다던 바람이 코로나 덕분에 1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주일예배는 11시부터 드리는데 좀 더 일찍 도착해서 먼저 주기도문 산책길을 올라갔다. 산길이 그동안 많이 정비되어서 이전보다 걷기가 수월했다.
여러나라 글로 쓰여진 주기도문 돌비석이 하얀 대리석에 새겨져 곳곳에 서 있고 주기도문 구절마다 어울리는 그림이나 조각품이 차례대로 서 있다. 그리고 삼경봉 정상을 지나 대형 십자가 돌비석이 서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북한강 풍경은 마음을 시원케 해 주었다. 주기도문길을 한 바퀴 돌아오는 데 한 시간쯤 소요되었다.
11시 예배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153개의 종이 예배당 입구에 서 있는데 거기서 종을 치는 것이었다. 어릴 적 주일이 되면 교회마다 종소리가 울렸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인근 동네 예배당에서 들려오는 종소리가 서로 화답하듯이 은은하게 들렸는데 언젠가부터 차임벨 소리로 바뀌었다. 어릴 적 향수를 불러오는 종소리였다.
예배 전에 입구 친교실에 모두 모여서 참석자 이름을 기록하고 마스크를 쓴 체 담임 송길원 목사로부터 예배 안내를 받고 송 목사 부부를 따라 함께 찬송을 부르며 입당한다. 가족들이 모두 같이 와서 예배드리는데 대충 40여 명쯤 참석한 것 같았다.
세대통합예배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설교 후 10명의 아이가 강단에 올라가 성도들을 향해 무릎 꿇고 앉으면 어른들이 따라 올라가 한 아이씩 안고 축복기도 해주는 것이었다. 주일마다 그렇게 하는지 강단에 나오라는 말이 없어도 순서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리고 헌금 순서, 아마 유치원에 다니는 또래의 아이들 3명이 헌금바구니를 들고 다니면서 수금했다. 어릴 적부터 그렇게 예배를 섬기면 아이들에게 얼마나 귀한 추억이 될까 싶었다.
종려주일이라 성찬식도 참여했다. 대게 고후 13장 13절 말씀으로 축도하는데 송 목사는 민 6장 24- 26절 말씀으로 축도했다. 강대상 뒤편에 서 있는 대형 십자가는 고난주간을 앞두고 있지만 예수님이 기뻐서 춤을 추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