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90
[제주 여행 3]
터미널 안에 휴대폰을 충전하러 들어갔다가 급속 충전기가 비치되어있기에 충전을 한다. 그러면서
안내소에 비치되어 있는 완도 소개지를 보다가 ‘청해포구 촬영장을 소개하는 인쇄물을 본다. 만일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나는 기꺼이 그곳을 들렀을 것이다. 사진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
이다.
새벽 2시까지 차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실버클라우드라는 이름의 여객선을 타는데, 고백하자면 그런
배를 타 보기는 처음이다. 여러 섬들을 가기 위해 배를 타 보았고, 오랜 시간 타야 하는 통영에서 소매
물도를 가는 배와 목포에서 홍도와 흑산도를 가는 배 조차 여객선이라기보다는 쾌속선 정도였으니 말
이다. 그런데 이 배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고 나의 선실은 5층이었다.
배에서 두 시간 반의 시간에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녁 먹으며 술을 한 잔 했으므로 지정된 객
실에 들어가 그대로 누워 버린다. 내일부터는 낮 시간의 오침을 포기해야 하는데, 완도로 오는 배인
블루펄호를 오후 5시에 타고서야 그 배 안에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식당이 있었고 바다를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탁이 있었으며 생맥주 매점과 작은 매장이 있다는 것을, 만일 미리 알았
더라면 저녁에 술을 먹지 말고 배를 타고 한 잔 하면서 제주로 들어갔을 것이다. 내년에 다시 제주 모임
이 있다면 청해포구 촬영장을 돌아보고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3등 객실은 배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었고, 객실 좌우로 통로가 있었으며 그 통로 건너편으로 2등 객실
이 있었다, 열려 있는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3등 객실과 다른 것은 한 면이 바다를 볼 수 있는 창으로 되
어있고 베개가 보이는 것뿐이다. 물론 또 다른 시설이 있는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 그 뿐이라고 주장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본 그것뿐이라면 굳이 약간의 요금이라도 더 내고 2등 객실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
은 시설이다.
눕자마자 나는 깊은 잠에 빠졌다. 습관 중 하나가 눈을 뜨면 커피를 마시는 것과 낮에 수면을 취하는 것
인데, 이런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그런 호사를 누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아침 커피는 더 그렇다. 편의점
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좋겠지만, 제주의 숙소도 그랬다, 편의점 까지는 몇 분을 걸어가야 하는 곳이었기
에, 낮에 저녁 식사거리를 준비하면서 커피를 사고 말았다.
잠이 깬 것은 안내하는 확성기 소리를 들으면서였다, 배에서 내리려고 하니 차량을 가지고 온 운전자들
부터 하선을 시키고 그 다음에 일반 손님들을 하선하도록 안내를 한다. 4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곳의 문을 통해 계단을 이용해서 뭍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케리어는 불편한 짐이
다, 다행히 들어있는 것이 별로여서 들고 내렸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힘이 조금 들었다. 짐이 늘었기 때
문이다.
배에서 바라본 제주, 공항에서 보았던 느낌과는 조금 다른 기분, 바람이 시원하게 가슴을 치고 지나가고,
이국적인 느낌에 늘 작은 나라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부족했음을 깨닫는다. 하긴 순천쪽에서 완도로 내
려오면서 야자나무를 가로수로 세운 지역을 보았으니......
제주 맏형의 전화,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왔다고 한다. 맏형 부부의 만남, 그리고 8시 10분에 공항
으로 도착하는 둘째, 오후 1시에 도착하는 막내, 그들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맏형은 우리 부부를 일행의
일정에 넣지 않는 지역을 돌아보게 한다며 우리를 안내하기 시작한다.
첫댓글 가족모임인가 봅니다~ㅎ
ㅎㅎ 말인 즉 의형제모임입니다. 4명이 뭉쳤지요,
하지만 의형제라기 보다는 뜻이 맡는 친목회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