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운동화신발스니커즈발 관리신발 고르는 요령족부 전문의
많은 사람들이 신발을 고를 때 고르는 기준은 딱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는 발 사이즈와 둘째는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꼭 알아야하는 요령들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발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 분들은 몰라도 특히나 발에 통증이 있는 분들은 아래 요령에 따라서 신발을 골라야 합니다.
 
첫째로 구두보다는 스니커즈 타입의 신발이 발 건강에 좋습니다. 스니커즈의 정의가 내리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단순히 운동화로 해석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진짜 스니커즈는 아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1. 일단 밑창이 분리되어야 합니다. 신발에 따라 앞부분에만 접착제로 밑창과 신발 안쪽 바닥을 붙여놓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 신발의 뒤축이 단단해야 합니다. 좀 가볍고 약한 신발(특히 여성을 위한 신발의 경우)은 뒤축이 무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발목과 발 관절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한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발이 쉽게 피로해지게 됩니다.
3. 신발의 앞부분, 즉 앞볼에서 중간 1/3 지점까지의 부분이 부드럽게 잘 휘어져야 합니다. 신발을 손으로 들고 U자 모양으로 접어보세요. 이 부분이 잘 접어지는 것이 좋은 신발입니다.
4. 신발의 앞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신발의 옆 부분에 신발의 위쪽을 구성하고 있는 가죽부분과 대개 플라스틱 재질의 바닥부분 사이에 봉제선이 없는 것이 스니커즈입니다. 신발의 윗부분의 가죽과 대개 플라스틱 재질의 바닥 부분이 접착제로 그냥 붙어있으면 이 봉제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구두는 100% 봉제선이 보이며 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구두를 신어서는 안 됩니다. 정 구두를 신어야 한다면 구두처럼 보이는 스니커즈(예를 들어 락포트등의 메이커에서 이런 신발을 팝니다.)를 신는 것을 추천합니다.
둘째로 신발의 크기를 고려해야 하는데 발의 길이뿐만이 아니고 폭을 고려해야합니다. 대부분의 신발 메이커에서 신발은 길이에만 맞춰 만듭니다. 그래서 다양한 폭의 신발을 고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단 신발을 사러 가시면 밑창을 분리해서 발에 대보시기 바랍니다. 발의 폭이 맞고 발가락 공간이 넉넉하면 좋은 크기의 신발입니다. 만약 발 길이는 좋은데 폭이 좁으면 폭만 넓은 신발이 없기 때문에 한 두 사이즈 큰 신발을 골라서 밑창에 발 폭을 다시 재어 봐야 합니다.
셋째로 신발의 뒷 굽이 1-3 센티미터 이상 되지 않아야 합니다. 결국은 하이힐은 발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결론입니다. 그렇다고 발에 아무 문제도 없는 여성이 그냥 멋을 위해 하이힐을 신는 것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발 건강을 위한다면 가능하면 하이힐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신발의 바닥이 딱딱하지 않고 특히 뒷 굽에 쿠션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스니커즈는 이렇게 만들어져 있으니 일부러 더 많이 물렁한 것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섯째로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오전보다 오후나 저녁에 신발을 골라야 하는데 이때는 발이 약간 부어 커지므로 작을 신발을 사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간단한 원칙을 가지고 신발을 고르러 나가보면 희한하게도 이 조건에 맞는 신발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비싼 신발이 이런 조건을 다 충족하지도 않고 의외로 시장에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신발이 이 조건에 맞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발을 살 때는 되도록 선택권이 풍부한 큰 시장이나 큰 가게에 가야 합니다. 작은 곳에 가면 선택권이 별로 없는 중에 골라야 하므로 좋은 신발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집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 발에 정통한 미국에서도 몇 명 안 되는 교수님이 계십니다. 이 교수님이 한국분이신지라 한 때 의학적으로 완벽한 신발을 환자 치료용으로 제작해 보고자 한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한국의 제화업체에서 교수님이 원하는 스니커즈의 제작기술을 가진 곳이 없어서 결국 중국까지 갔는데 마땅한 제작업체를 찾지 못하고 계획이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교수님이 들은 결론은 미국과 유럽의 극소수의 스포츠메이커들만이 신발 주형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졌고 대부분의 아시아업체들은 단지 이 들에게 제공받은 주형으로 찍어내는 단계였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스니커즈 제작에도 엄청난 인체공학적이 고려사항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유명 메이커 스니커즈는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상당히 비쌉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중소기업에서도 주형을 만드는 원천기술이나 뒤축에 공기가 들어가게 하는 희한한 기술은 없어도 의학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스니커즈를 제조하는 곳이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자기 발에 가장 좋은 신발을 찾으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지만 좋은 신발을 찾아서 고생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노력입니다. 발에 생길 수 있는 개별적인 질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신발 신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발을 가꾸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