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도 봉급 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급여(Salary)라는 단어가 라틴어
소금(sal)으로 팍스 로마나 당시 로마 군인들이 소금 수당이나 소금 봉급을 받은
데서 유래했다고 합디다. 최근 다른 학설이 나오긴 했지만 전투적인 한달을
채우고 봉투를 받고보니 저는 무조건 썰트설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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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변모를 거듭해온 월급의 유래는 로마시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기 1세기 무렵 로마의 장군이자 학자였던 플리니우스의 백과사전 형식의 저서
‘박물지’의 기록을 보면, 당시 군인들은 복무의 대가로 소금을 월급으로 받았다고
해요. 급여, 월급을 뜻하는 영단어 ‘Salary’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답니다. ‘Salary’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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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로 ‘소금(sal)’을 지급한다는 뜻의 ‘살라리움(Salarium)에 어원을 둡니다.
화폐가 월급 지급수단으로 보편화된 것은 산업혁명 때부터입니다. 그 이전에는
월이나 주단위로 지급하는 급여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어요. 매일 노동의 양을 정확
하게 따져 돈이 아닌, 생산물품이나 생활필수품으로 대가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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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시대에 영주와 계약 관계에 있던 기사들은 월급으로 특정한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이나 소작농을 두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자그마한 땅을 급여로 받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산업혁명과 함께 화폐가 왕성해지고, 사회 계급이 생겨
나면서 일정 기간 근로를 한 노동자들에게 근로수당, 즉 월급을 주는 체계로 바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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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삼국시대부터 관리에게 급여로 토지(녹읍)를 주다가 통일신라
신문왕 때 연봉이나 월봉으로 미곡, 포 등의 현물을 지급하는 녹봉제가 실시돼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후 1894년 갑오개혁 때 이를 폐지하고, 개정된 품계에 따라
관리에게 월급을 화폐로 지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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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부분의 직장에서 계좌이체를 통해 월급을 지급하지만, 근대화가 한창이던
1970~80년대만해도 노란 월급 봉투가 대세였어요. 1990년을 전후해 은행이 온라인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근로자의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해주면서 이제 월급봉투는
유물이 돼버렸지요. 이같은 월급 지불 체계의 변화로 가계의 경제권이 아내에게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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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서 여성이 막강한 소비 주체로 떠올랐고, 경제권을 잃은 샐러리맨 가장들의
권위와 위상은 예전만 못하게 됐다는 것 아닙니까? 결혼하고 월급을 한 번도 내
맘대로 쓴 적이 없었는데 하루 열 시간씩, 그것도 야간만으로 전쟁을 하고 받은 봉급
을 아까워서 어찌 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