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셀
레위기 16:10, 20~22
(참고 16장 1~34)
2023년9월17일 주일낮 11시
인도, 설교 선형수 목사
주은혜교회 진천
레위기 16장은 레위기 가운데 부분이다. 레위기는 모세오경 즉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가운데 있는 책이다.
레위기 17-26장은 거룩함을 위한 규례를 기록했다.
레위기 16장의 속죄 규례의 역사적 배경은 레위기 10장이다.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의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레위기 10:1-2 KRV
하나님께서 정하여 주지 않은 다른 불을 향로에담아 여호와께 분향하여 죽임을 당했다.
그 역사적 사건을 16:1에 다시 기록하여 상기 시킨다.
"아론의 두 아들이 여호와 앞에 나아가다가 죽은 후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니라"
레위기 16:1 KRV
16:2절에서 나답과 아비후 처럼 죽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아무 때나'(히, 베 콜 엩, ve kol et) 지성소 속죄판 앞에 대제사장 아론이 들어올 수 없다고 하셨다. 야웨께서 그 구름 속에서 그 속죄판(히, 하 카포렡, ha kaporet)위에 나타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 속죄판 위가 하나님의 임재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세를 통해서 대제사장 아론에게 성소에 들어가는 방법도 정해 주셨다. 먼저 제물을 준비해서 성소로 가지고 오라 하셨다. 속죄 제물 수소 한마리와 올림제물(번제물) 숫양 한마리를 데리고 성소(히, 하 코데쉬, ha kodesh)에 들어와야 한다(16:3).
또 정해진 예복을 입고 들어와야 한다.
"거룩한 세마포 속옷을 입으며 세마포 고의를 살에 입고 세마포 띠를 띠며 세마포 관을 쓸찌니 이것들은 거룩한 옷이라 물로 몸을 씻고 입을 것이며" 레위기 16:4 KRV
아론은 속죄 제물 숫소를 가지고 나와 그와 그의 집을 속죄해야 한다(16:6).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라 했다.
이스라엘 회중에게서 속죄 제물 숫염소 두마리와 올림제물(번제물) 숫양 한마리를 취한다(16:5). 아론은 그 숫염소 두마리를 회막 입구에 세운다(16:7). 아론은 숫염소 두마리를 위하여 제비를 뽑는다. 한 제비는 야웨를 위한 것이고 또한 제비는 그 아자젤을 위한 것이다(16:8). 아론은 야웨를 위하여 그 제비가 나온 그 숫염소를 속죄 제물로 드린다(16:9).
아론은 그 제단 숯불을 향로 가득 담고 곱게 간 향기로운 향을 두 손 가득 취해서 그 휘장 안에 가져간다(16:12). 지성소 속죄판 앞 불 위에 그 향을 놓아 그 향 연기가 그 증거궤 위 그 속죄판을 덮어 아론이 죽지 않게 된다(16:12~13).
16:14~15는 제물의 피를 속죄판 위와 앞에 뿌린다. 14~19절은 아론 자신과 이스라엘의 속죄 예식이다.
16장 20~22절은 속죄일 의식의 네 번째 단계, 속죄의 염소를 광야로 보내는 것을 묘사한다. 아론은 염소 한 마리를 '여호와를 위하여'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아사셀(azazel)을 위하여' 제비 뽑기로 선택했다.
두번째 염소는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죄를 실어 광야로 내보내 죽게 하는 염소였다. 제비뽑기를 통해 선택된(7~8절) 두번째 염소가 대제사장 앞으로 보내진다. 대제사장은 손을 염소의 머리 위에 얹고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죄를 고백한다. 이 행동은 상징적으로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죄를 염소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다(21절). 이어서 미리 정한 사람, 즉 미리 지명 받은 사람이 이 염소를 광야로 보낸다.
이 의식이 상징하는 것은 명확하다. 21절과 22절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이 의식은 백성들에게서 죄를 제거하고, 그 죄를 부정한 곳인 광야로 떠나 보내는 것이다(고든 웬함, 레위기, 김귀탁 옮김, 서울: 부흥과 개혁사, 2014, 262).
22절 "접근하기 어려운 땅"(개역개정), 혹은 무인지경(개역), 혹은 "끊어지는 지역"은 문자적으로 "끊어짐이 있는 땅"이다. "끊어짐"은 염소가 간 곳이 아마 깊은 계곡으로 인해 진영과 "끊어진" 곳이다. 따라서 그 염소가 다시 돌아와 그들의 죄에 대한 죄책을 다시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다. 혹은 그곳이 염소 생명이 "끊어진" 곳이라는 의미이다. 후대에 미쉬나는 이 염소가 가파른 낭떠러지로 보내어져 떨어져 죽었다고 기록한다(같은책, 262, 재인용 Yoma 6:6).
이 염소는 '아사셀을 위하여'(8, 10, 26절) 보내진다고 한다.
칠십인 역은 '아사셀(azazel)'을 '떠나 보내기 위한 염소'로 이해하고, 이를 '악을 지고 가는 것'으로 부른다. 벌게이트(Vulgate)도 '에즈(ez)' 즉 '암염소'와 '아젤(azel)' 즉 '보내다'로 읽어, '떠나는 염소'로 본다. 아랍어 '아잘라(azala)' 즉 '제거하다'의 어원론적 연결에서 '완전한 제거'라는 파생된 의미가 나온다. 라쉬(Rashi), 이븐 에즈라(Ibn Ezra) 등은 '아사셀'을 예루살렘 근처에 있는 바위가 많은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앨런 로스, 거룩과 동행 레위기 강해, 김창동 옮김, 서울: 디모데, 2009, 442).
'아사셀'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다. 먼저 아사셀을 광야에 살던 귀신의 이름이라는 해석이다. 이 해석의 근거는 첫째, 아사셀이 여호와와 대조되고 있다(8절). 그러나 인격적 하나님 이름 "여호와"가 비인격적 존재, 즉 귀신과 대조될 수 있는가? 둘째, 후기 유대교 문헌에서 아사셀(에녹서 8:1, 9:6)은 귀신 이름이다. 셋째, 구약 성경은 광야를 귀신들과 비슷한 피조물의 서식지로 간주한다(레 17:7; 사 13:21, 34:14, 참고 12:43 등).
이 해석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죄는 광야에 살던죄의 창시자 아사셀에게 되돌려 보내진 것이다.
헤르츠(Hertz)는 레위기 17:7을 근거로 이 견해를 반대한다.
그들은 전에 음란히 섬기던 수염소에게 다시 제사하지 말 것이니라 이는 그들이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레위기 17:7 KRV
수염소 즉 '사티로스'에게 바치는 제물은 가증한 범죄이다(레 17:7). 17:3~7절은 제물로 바쳐지는 가축 즉 소, 양, 염소 등은 성막 밖에서 잡지 못하게 했다. 광야 시대는 세속적인 도살이 허용되지 않았다.
어떤 이스라엘 백성이 고기를 먹고 싶으면 자신이 택한 짐승을 화목 제물로 성막에 끌고 와야 했다. 그러면 제사장은 정해진 방법대로 그 짐승을 잡아 피를 뿌리고 기름을 불사른다(17:5~6). 그다음 이 짐승을 바친 자는 그 짐승의 고기를 돌려받아 먹을 수 있다(3:1이하, 7:22이하).
이 규례를 무시한 죄의 형벌이 17:4절에 언급되기 시작한다. "여호와께 예물로 드리지 아니하는 자는 피 흘린 자로 여길 것이라......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이 범죄는 살인죄만큼 중대하다. "그가 피를 흘렸은즉" 하나님이 그를 처벌하신다.
이 율법은 광야에 거하는 염소 마귀들에게 제물 바치는 것을 막는 것이다(16:20이하). 히브리어 "세이림(seirim)"(17:7)은 "염소" 혹은 "숫염소"(개역개정)를 의미한다.
'사티로스'는 그리이스 신화의 반인반수 즉 상체는 인간이지만 하반신은 염소이며 머리에 뿔이 나있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시종이다.
대개 사티로스는 남자지만 여성도 있으며, 여성의 경우 사티레스(Satyress, 영어), 아동은 사투리스코스(Saturiskos, 영어로는 Satyrisk)라 불린다.
장난을 좋아하고 색을 밝힌다. 남자 사티로스의 경우는 항상 성기가 발기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사야서 34장 14절에, "광야의 들짐승들도 섬의 들짐승들과 만날 것이며, 사티로스가 자기 동료를 부르고, 헛간올빼미도 거기서 쉬며 자신의 안식처를 찾을 것이라"(킹제임스). 여기서 나오는 사티로스는 공동번역판, 개역개정판 성경에서는 숫염소로 대체되어 기술되어 있다(구글인터넷, namu.wiki).
그러므로 마귀들은 고전 그리이스 신화 사티로스와 같이 염소 형상을 취했다. 마귀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은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는 십계명의 첫째 계명을 어기는 악행이었다. "여호와 외에 다른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자는 멸할지니라"(출 22:19, 개역개정 22:20)고 했다.
마귀 숭배에 은밀하게 가담한 자는 누구든 진영 밖에서 짐승을 잡은 자와 같다. 그래서 모든 짐승은 성막에서 잡아야 했다(17:5; 참고로 사티로스 숭배는 현대 사탄 숭배와 연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법은 광야 시대에 적용 가능한 법이었다. 가나안 정착 후 레위기 규정 제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양이나 소를 도살해 먹을 수 있었다(신명기 12:20 이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신대로 네 지경을 넓히신 후에 네 마음에 고기를 먹고자 하여 이르기를 내가 고기를 먹으리라 하면 네가 무릇 마음에 좋아하는대로 고기를 먹을 수 있으리니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네게서 멀거든 내가 네게 명한대로 너는 여호와의 주신 우양을 잡아 너의 각 성에서 네가 무릇 마음에 좋아하는 것을 먹되 정한 자나 부정한 자를 무론하고 노루나 사슴을 먹음 같이 먹을 수 있거니와"
신명기 12:20-22 KRV
그러나 피에 대한 규정은 준수되어야 했다(신 12:23 이하, 레위기 17:10 이하; 고든 웬함, 272-273).
"오직 크게 삼가서 그 피는 먹지 말라 피는 그 생명인즉 네가 그 생명을 고기와 아울러 먹지 못하리니 너는 그것을 먹지 말고 물 같이 땅에 쏟으라 너는 피를 먹지 말라 네가 이같이 여호와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일을 행하면 너와 네 후손이 복을 누리리라"
신명기 12:23-25 KRV
그러므로 광야 마귀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16장의 거룩한 성전 의식과 맞지 않다(Hertz, 156, 재인용 고든 웬함, 263).
두번째 견해로서 호프만과 헤르츠는 아사셀을 "완전한 파멸"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명사로 본다(고든 웬함, 263).
세번째 견해는 아사셀이 "바위로 된 벼랑"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라쉬(Rashi)는 아사셀이 가파르고 매우 단단한 암벽이었다고 본다(Rashi, 73b, 재인용 고든 웬함, 263). 후에 드라이버(Driver)도 이 말에 파생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 해석을 지지했다(G. R. Driver, JSS 1, 1956, 97~98, 재인용 고든 웬함, 263).
16:10과 16:22을 여기 인용한다.
"아사셀을 위하여 제비 뽑은 염소는 산대로 여호와 앞에 두었다가 그것으로 속죄하고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보낼찌니라"
레위기 16:10 KRV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무인지경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찌니라"
레위기 16:22 KRV
고든 웬함은 16:22이 16:10의 연장이라면, 라쉬의 "끊어짐의 땅"을 아사셀 해석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어구 "히, 엘 에레츠 게제라"
אֶל-אֶרֶץ גְּזֵרָה
가 "끊어짐의 땅"(개역 무인지경; 개역개정 접근하기 어려운 땅) 즉 끊어지는 땅으로 이해하면
아사셀을 "바위로 된" 또는 "바위가 많은"을 의미할 수 있다.
만일 이 말이 끊어지는 곳을 의미한다면, 아사셀은 헤르츠와 호프만 주장대로 "완전한 파멸"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은 우리가 아사셀을 어떤 의미로 이해하더라도 이 의식의 전체 의미는 확실하다. 즉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죄가 박멸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프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사셀이 염소가 죽임을 당하는 산을 의미하거나, 파멸에 떨어지는 죄를 가리키거나, 또는 참소하지 말라고 뇌물이 주어지는 악한 천사 즉 마귀를 가리키거나 간에, 모든 것은 똑같은 기본 관념을 전달한다. 곧 죄가 이스라엘에서 박멸된다는 것이다."(Hoffman I, 444, 재인용 고든 웬함,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