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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캠핑장 투어 ㅣ②도야마현 다테야마 산로쿠 가죠쿠 료코무라 캠핑장 | ||||||||||||||||||||||||||||||||||||||||||||||||||||||
문을 열면 한눈에 들어오는 만년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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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도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일본 북알프스는 웬만한 경험과 체력 없이는 찾기 힘든 넘사벽이다. 하지만 힘 들이지 않고도 2400m 고지까지 갈 수 있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덕분에 북알프스에는 일본인과 해외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다테야마 산로쿠 가죠쿠 료코무라(立山山麓家族旅行村)는 구로베 알펜루트 초입에 자리해 북알프스를 찾는 산악인과 대자연의 정취는 만끽하고픈 가족 캠퍼들에게 사랑받는 캠핑장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캠핑장이 텅텅 비었다. 널찍한 사이트를 단독으로 쓸 수 있다니!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든 사치다. 먼 길을 달려온 터라 캠핑 장비라고는 자그마한 텐트 한 동과 쉘터, 무리해 가져온 릴렉스 체어가 전부. 한국에서의 화려한 캠핑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웅장한 북알프스 품에 안기니 마음만은 재벌 부럽지 않다. 늦은 오후에 도착해 서둘러 아방궁을 완성하니 배꼽시계가 요동친다. 타지에서의 저녁 밥상은 소박하다. 햇반과 가지 장아찌, 낫또, 여기에 버섯만 가득한 된장찌개가 전부지만 밥맛은 꿀맛이다. 어느새 해가 지고 캠핑장에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이토록 적막한 밤이 얼마만이던가.
캠핑장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다테야마역까지는 차로 10분. 서둘러 역으로 향했지만 이미 첫차는 떠나버렸다. 다행이 20분마다 케이블카를 운행해 7시 20분 비조다이라행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카를 타는 시간은 고작 9분. 급한 30도 경사를 따라 순식간에 고도를 높이자 어느새 977m 고지의 비조다이라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도야마현 다테야마역에서 나가노현 시나노오마치까지 이어지는 약 88km 구간으로 케이블카와 버스, 트롤리 등 7개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2000~3000m급 북알프스를 만끽하는 산악루트다. 비조다이라에 도착하자 공기부터 다르다. 산 밑은 초여름의 정취가 가득한 데 반해 1000m 고지답게 싸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비조다이라에서 무로도까지는 버스로 이동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겨울로 되돌아가는 기분이다.
일본 주부(中部)산악국립공원의 험준한 산줄기를 발품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곳. 쓰루기다케(2998m)부터 야쿠시다케(2926m)까지 줄줄이 늘어선 다테야마 연봉은 2400m 이상 봉우리가 18개이며, 3000m급 봉우리도 2개나 있다. 다테야마 연봉이 감싼 무로도의 평원은 눈부시게 하얗다. 여름이면 야생화가 지천에 만발하고, 가을이면 오색 단풍이 눈부신 자태를 뽐내는 땅. 하지만 초여름의 무로도는 온통 눈밭이다. 스키를 둘러메고 능선을 오르는 스키어의 모습이 비현실적이다. 꾸물거리던 하늘이 결국 빗방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구름 때문에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다. 급기야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폭우로 변해버렸다. 구로베 호수까지 가기로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발걸음을 되돌리기 힘들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조금 더 맛보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