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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3년 8월 8일 ~ 8월 15일
여행객: 구본황, 구나연 (총2명)
기타: 6박 8일 미국 서부 패키지여행(샌프판시스코 - 요세미티 공원 - 그랜드 캐년 - 브라이스 캐년 - 자이언 캐년 - 라스베이거스 - 로스앤젤레스), 여행경비 846만원(모두 투어 지급 패키지 여행비, 유류할증료 556만 + 선택관광, 팁 지급을 위한 환전비 220만 + 추가경비 지급 70만)
차례
1. 아빠와 딸이 함께 한 꿈결 같은 '신세계 여행'
2. 황량한 서부 영화 무대가 우리 부녀를 마중하다니(여행 첫째 날)
3. 샌프란시스코는 어떤 도시일까요
4. 두 얼굴을 가진 샌프란시스코
5. AT&T 파크와 피셔맨스워프
6. 억센 해풍을 뚫고 바다 위를 노니는 자유로운 영혼이여
7.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
8. 샌프란스시코는 천 가지 얼굴을 가진 도시
9. 샌프란시스코의 스위스 보다 우리 딸이 더 예쁜가요
10. 요세미티로 떠나는 길(2일째 여행 시작)
11. 곡창지대를 설산 아래 감추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12.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엄청난 규모와 멋진 정경
13. 대자연의 신비, 면사포 폭포, 엘 캐피탄, 하프 돔, 요세미티 폭포
14. 미국의 '금강송' 수림
15. 그랜드 캐년을 찾아가는 길(3일째 여행 시작)
16. 유령의 도시, 캘리코 은광촌
17. 사막 가운데 넘실거리는 푸른 물
18. 사막의 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된 여행(4일째 여행 시작)
19. 소나무 숲에 숨겨진 원주민 전사들의 염원
20. 경비행기를 타고 내려다 본 신기한 그랜드 캐년 정경
21. 지상최대의 조형물, 그랜드 캐년
22. 사우스림에서 바라본 그랜드 캐년의 웅장한 정경
23. 천변만화하는 그랜드 캐년이 빚어놓은 에피소드
24. 이스트림에서 맛본 벅찬 감동
25. 콜로라도 강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26. 몰몬교도의 성지, 유타주(5일째 여행 시작)
27. 너무나 고운 '선녀들의 목욕탕' 브라이스 캐년
28. 삼손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자이언 캐년
29. 세계 제일의 관광도시 꼭대기에 우뚝 선 귀여운 여신
30. 에밀리아노의 노래 소리와 다리 위에 서 있는 요정
31. 아메리칸 나이트 세계에서 '지니'를 따라 나선 모험 여행
32. 마법의 나라를 뒤로 하고, 로스앤젤레스로(6일째 여행 시작)
33. 미주 한인동포의 고향, 로스앤젤레스
34. 영화 속 나라, 유니버설 스튜디오
35. 25m 높이에서 곤두박질치고, 온몸으로 물벼락도 맞고
36. 아빠는 밀쳐내고 , 딸만 납치한 고약한 '슈렉'
37. 한인촌 한식당에서 따뜻한 동포애를 느끼고
38. 딸과 함께 한 다저스 구장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
39. LA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채, 마지막 날 여행을 떠나다(여행 마지막 날)
40.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도락을 즐기며 마무리 한 '신세계 여행'
드넓은 태평양을 건너 장쾌한 미국 서부의 대자연에 안기는 뿌듯함이여!
다양한 가족과 어울려 정담을 나누고 멋진 사진을 남기는 즐거움이여!
살뜰히 아빠를 챙겨주는 사랑스런 아가씨 - 딸과 함께 신세계를 탐색하는
행복함이여!
1. 아빠와 딸이 함께 한 꿈결 같은 '신세계 여행'
환갑을 맞는 아빠 뒤를 이어 교직 생활에 막 두 발을 내딛은 딸과 2013년 여름, 꿈결 같은 신세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지금도 그립게 손짓하고 있는데, 봄꽃이 아직 얼굴을 내밀지 않은 내일, 사랑스런 딸은 결혼식을 올린다고 합니다.
그림자처럼 부모 곁에서 재잘거렸던 딸이 떠나간다고 하니, 대견스러움 다른 모서리에는 아쉬움이 힐끗 고개를 내밀곤합니다.
이제 기억 저편 보라색 무지개 창고에 숨겨놓았던 신세계 여행 보물상자를 열어, 딸과 앉은뱅이 술 보다 진한 추억의 잔을 나누고자 합니다.
폭염이 절정(서울 35℃)이었던 2013년(뱀띠 해) 8월 8일(木), 작은 딸 나연이와 한국을 떠나 11시간 비행(약 1만km 이동) 끝에,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모두투어 패키지 여행팀의 일원으로 42명이 함께 여행하였는데, 30대·40대·60대 후반 부부팀과 부부자녀 여행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부녀팀(2), 모자팀(1), 모녀팀(2), 자매팀(1) 등 다양한 구성원을 갖다 보니, 여행내내 대가족사회 같은 활기가 넘쳤는데, 다른 가족들이 부녀팀, 특히 영민한 딸을 둔 우리 가족을 부러워하여서 으쓱하기도 하였습니다.
싱가폴항공을 이용하였는데, 대부분의 승무원이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내 외국어 실력이 부족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비행기를 타다 보니, 식사 2번·간식 1번에 화장실도 2차례 이용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2. 황량한 서부 영화 무대가 우리 부녀를 마중하다니(여행 첫째 날)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 착륙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 하필 샌프란시스코 공항이어서, 비행기가 바다와 육지를 회항할 때 은근히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런데 기대만발하였던 신세계가 코앞에 다가오는데, 창문 너머로 손짓하는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진 누런 벌거숭이 산이어서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지구촌을 먹여살리는 미주 곡창지대가 온통 사막 뿐이란 말인가?
사랑스런 딸과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어 회갑여행을 왔는데, 황량한 서부영화 무대가 우리 부녀를 마중해주다니, 살짝 실망스러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울 보다 한뼘 정도 북쪽에 위치하여, 한반도 서해안과 비교하면 신사임당·율곡의 묘소가 있는 휴전선 아래 경기도 파주시와 비슷하고, 동해안과 비교하면 신사임당·율곡의 생가가 있는 강릉시와 동위도입니다.
미국은 엄청 큰 나라라, 미국 지도로 보면 샌프란시스코와 나란히 붙어 있는 로스앤젤레스가 제주도 코 앞인 추자도와 위도가 같아서, 고속도로로 차를 몰아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6시간이나 걸린다고 하여서 놀랐습니다.
그래서 같은 캘리포니아주에 속해 있어도 샌프란시스코는 북가주로, 로스앤젤레스는 남가주로 달리 번역되고 있습니다.
12시 30분 경 공항에 도착하여 긴 시간 입국 수속을 밟았는데, 마치 친누나처럼 한국에서부터 다양한 가족과 정담을 나누면서 여행의 긴장을 풀어준 강현우 모두투어 인솔자가 여기서도 쉴 새 없이 오가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3. 샌프란시스코는 어떤 도시일까요
샌프란시스코는 상항(桑港), 또는 북가주로 불리는데,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새너제이에 이은 제4의 대도시로서 80만 명 가량의 인구가 거주하고, 샌프란시스코만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면 400만 인구를 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샌프란시스코만에 접한 항구도시로, 유명한 금문교의 남쪽 서안에 위치합니다.
시가는 반도의 북쪽 끝을 차지하며, 북쪽은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에 의해서 대안의 마린 반도에 이어지며, 동쪽은 샌프란시스코만을 넘어 오클랜드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1776년 이래 스페인령이었으나, 1821년 멕시코가 독립되면서 멕시코령으로 바뀌었고, 1846년 미국해군에 점령되고 1847년 샌프란시스코란 이름이 붙으면서, 미국 땅이 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가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1848년 부근의 시에라네바다 산지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이른바 <골드 러시 시대>를 맞으면서부터입니다.
이때 미국내는 물론 중국인들도 몰려 들어 단숨에 시 인구가 2만 5천 명을 돌파하였고, 신흥도시 로스앤젤레스가 부상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서부지역 제1의 도시로서의 명성을 자랑하였다고 합니다.
1936~1937년에 베이 브리지와 금문교가 잇달아 완성되어 샌프란시스코만 인근지역과의 교통이 원활해졌고, 20세기에 들어와서 도시 동쪽 분지지역이 곡창지대로 변모하여 농산물 수출 항구로서 활기를 띠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남쪽 도시 새너제이가 실리콘 밸리로 급속히 성장하여, 첨단산업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서부지역의 교육·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는데, 미국 명문 대학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스탠포드대학교나 버클리대학교가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만과 낮은 언덕에 도시가 위치하고, 사시사철 태양이 빛나는 온화한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주요 관광지로는 금문교, 소살리토, 베이 브리지, 피셔맨스 워프, 골든게이트 공원, 시청사, 오페라하우스, 케이블카로 오르는 언덕, 차이나타운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인구 8만 명이 넘는 차이나타운은 특이한 공동체 모습을 보여주는 <작은 중국>이며, 역사적으로도 1951년에 연합국이 일본과 맺은 강화조약이 이 도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인되어, 일본이 자유세계의 일원으로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하였습니다.
4. 두 얼굴을 가진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빠져나온 후 샌프란시스코 시내 관광에 나섰는데, 이곳은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라(여름 평균기온 19~20℃, 겨울 평균기온 12~13℃, 서울 여름 평균기온 25~26℃, 서울 겨울 평균기온 -2~-3℃, 서울과 반대로 여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고, 겨울에는 비교적 비 오는 날이 많으나 양이 많지는 않음 ) 살기가 좋고,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만 바다를 끼고 있어서 풍광이 아름다운 데다가 항상 고운 꽃들이 도시를 장식하고 있어서(<꽃의 도시>란 별명),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거지들이 모여들어 <거지들의 천국>이 되었고, 옛날 동성애범죄자 수용소가 이 도시에 있었던 인연으로 동성애자들도 밀려들어, 이 도시에서 대머리인 사람이나 무지개빛 의상, 장신구를 착용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시내에 들어가기 전에 교외지역을 차가 달리는데, 여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라 이 지역은 온통 벌거숭이 산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도로나 마을 주변은 듬성듬성 가로수가 서 있는데, 이 나무들은 살수차가 정기적으로 오가면서 물을 주어 기르고 있다고 하니, 물값으로 나가는 세금이 대단하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5. AT&T 파크와 피셔맨스워프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팬인 나를 위한 신의 섭리이었던지, 우리 관광버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장(AT&T 파크)을 지나칠 때가 경기 시작 시간이 가까운 시간이라 수많은 자이언츠(SF) 팬들이 밀물 같이 야구장으로 입장하고 있어서, 마치 내가 저 관중의 하나가 되어 <꿈의 구장>에 어깨를 부딪히며 들어가고 있는 듯한 흐뭇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의 하나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AT&T 파크는 우리나라 부산 영도다리처럼 도개교로 연결되어 맥코비만을 건너 입장할 수도 있는데, 2000년 개장 첫 경기 승리투수가 바로 라이벌 LA(로스앤젤레스) 다저스팀의 '우리의 자랑' 박찬호 선수였습니다.
SF팬들은 부산 롯데 팬처럼 극성스러울 정도로 자기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 원정 온 LA 팬을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점심 시간을 지나서 뱃속 사정이 급한 상황이라, 우리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는 곧장 샌프란시스코 항구의 관광 음식 명소인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로 향하였습니다.
이곳 일대에는 수산물 가게, 음식점들이 줄지어서서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나연이와 나는 신선한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인 앤 아웃 버거(In-N-Out Burger)에들러 햄버거로 배를 채웠는데, 지나치게 많은 프렌치프라이가 나와서 절반 가량은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6. 억센 해풍을 뚫고 바다 위를 노니는 자유로운 영혼이여
39번 부두(Pier 39)에서 우리 일행은 크루즈선 관광을 하기로 하고, 참여하지 않는 팀은 항구 일대를 자유로이 관광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선상 관광을 하였는데, 샌프란시스코만 너머 태평양 쪽 바다를 바라보니 쾌청한 날씨인데도 수평선 부근에는 해무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어서, 이곳은 역시 <안개의 도시>란 말이 실감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선상에서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안내 방송을 들으며 관광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사자가 졸고 있고, 2차 대전 때 활약하였으나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는 잠수함이 머물고 있는 39번 부두도 예쁜 그림엽서처럼 한눈에 잡히고, 배불리 저녁 식사하고 목욕까지 한 죄수들이 자유로운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탈출하려다가 많은 익사자가 나왔다는 <지옥의 알카트래즈(Alcatraz) 섬>도 장난감 서양 중세 성처럼 손에 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드넓은 샌프란시스코만을 점점이 부평초 같이 떠다니는 요트들이었습니다.
개중에는 여성들도 눈에 들어왔는데, 억센 해풍을 뚫고 자유로운 영혼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7.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
마침내 만 입구의 명물 금문교(Golden Gate Bridge) 아래로 배가 다가왔습니다.
이 다리를 금문교(金門橋)라고 부르는 연유는 1848년 이 지역 인근에서 금광이 개발되면서 이곳을 통해 이주자들이 쏟아져들어왔기 때문이지, 이 다리 색깔이 노란 색이어서 붙여진 명칭이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 이 다리 색깔은 오렌지빛 주홍색인데, 주변의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안개가 낀 날에도 선박에서 눈에 잘 띄도록 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밤이 되면 금문교는 투광 조명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고, 이 빛이 샌프란시스코 만의 물에 반사되어 마술 같은 효과를 자아내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기도 합니다.
길이는 2,825m, 너비는 27m인데, 남안의 샌프란시스코와 북안의 마린반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에 놓인 현수교로, 이 다리 덕분에 남북간의 교통이 무려 왕복 200km나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조셉 B.스트라우스가 설계하였고, 1937년에 준공하였는데, 차고 거센 조류와 안개가 많은 날씨, 수면 아래 복잡한 지형으로 건설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4년 만에 완공되어, 미국 토목학회에서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는다고 합니다.
6차선의 유료도로와 무료인 보행자도로로 나누어져 있으며, 중앙부는 해면에서 70m 높이에 있고, 수심이 깊어 다리 밑을 대형선박이 통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면과 다리와의 사이가 넓어 비행기도 통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설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많은 중국인 노동자가 세찬 물살에 휩쓸려 희생되었고, 19세기 철도 건설, 금광 개발에 참여한 중국인 노동자와 금문교 건설에 희생된 중국인들에게 이 지역의 돌투성이 땅들을 보상해주었는데, 대지진 등으로 샌프란시스코가 재건되는 과정에서 쓸모없었던 토지가 노른자위 땅으로 둔갑하여 중국인들이 이 지역 경제의 주역이 되었고, 서부지방 최대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8. 샌프란스시코는 천 가지 얼굴을 가진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또 하나의 별명은 <지진의 도시, 언덕의 도시>입니다.
크루즈 관광 후에 다시 부두에서 관광버스로 갈아타고 시내 관광을 나섰는데, 언덕 위에 있는 집들이 대부분 단층이나 저층의 목조 건축물들이었습니다.
1906년 대지진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된 후 이러한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복구하면서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해서, 고층 건물 대신 대부분의 집들을 단층~3층 정도로 다닥다닥 붙여서 짓고, 지하 구조물로 단단히 이어붙여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달동네와는 대조적으로 언덕 위 높은 곳에 있는 동네일수록 부촌이라고 하니, 개인주의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이곳 사람들의 생각이 읽혀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또 기후 변화가 심하여 <바람의 도시>이고, 하루에 4계절을 맛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따라서 오늘 같은 여름날에도 얇은 겉옷이 꼭 필요합니다.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있고, 시내에는 싸구려 옷가게가 즐비합니다.
크루즈 관광 때도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찬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점퍼로 몸을 가렸는데,
관광버스로 금문교를 직접 건너면서 다리 위에서 조망할 때에도, 건너편 언덕 위에서 만 너머로 저녁 안개가 하늘하늘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덮어가는 멋진 모습을 볼 때도, 찬 바람에 몸을 움츠려야 했습니다.
9. 샌프란시스코의 스위스 보다 우리 딸이 더 예쁜가요
금문교 관광을 마친 뒤에 북쪽 언덕 길을 꼬불꼬불 돌아가다 보면, 이 지역의 <예술인 마을>인 소살리토(Sausalito)에 들어서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산속에 숨어 있어서 찬 바람을 피하여 온화하고, 비가 내려서 그림 같은 집 주변으로 수목이 울창하니, 부자나 성공한 예술가들이 모여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잠깐 주워진 자유 시간에 바닷가 길을 걸으면서 멋진 정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으면서 딸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는데, 이국적인 수목들과 멋진 요트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스위스> 마을에 왔지만 우리 딸 모습이 더 곱게 눈에 잡히는 것은
딸바보 아빠의 욕심 탓일까요?^^*
소살리토에서 긴 여름 해가 뉘엿뉘엿 지는 7시 20분 경 페리 여객선으로 만을 30분 만에 건너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돌아와서 한식당 <한일관>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신세계에서 한글 간판 식당에서 맛보는 된장 맛이 구수하여 좋았으나, 돼지 고기 맛은 다소 느끼하였는데, 나연이는 강행군에 지친 듯 밥을 남겨서 안타까웠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 LA에 사는 현지가이드 폴박은 샌프란시시코의 명물 베이브릿지(Bay Bridge)의 야경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일행을 보물섬(Treasure Island)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만 5천개의 전구로 장식된 바다를 가로지른 아름다운 14km 다리와 샌프란시스코 야경은 황홀하기 그지 없었으나, 때아닌 겨울바람이 휭휭 몰아치니 견딜 수 없어서, 일행 모두 1분도 버티지못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숙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베이브릿지 건너 오클랜드 교외지역에 있는 메리어트 플레즌턴 호텔이었는데, 와이파이가 연결되어 궁금했던 류현진 선수 경기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강호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무력화시켜서, 7이닝 1실점으로 11승 째를 거두었다지 않습니까!
야구를 좋아하고 류선수를 응원해 온 나연이와 나는 손뼉을 마주치며, 우리 가족 일처럼 좋아하였습니다.
먼저 카톡으로 가족에게 사진과 함께 안부를 전하고, 지친 몸을 씻고 침대에 오르니 어느새 1시라서, 내일 일정이 걱정되는 것이었습니다.
서둘러 노트에 간단히 메모하고 꿈나라로 달음질하면서, 길고 긴 여행 1일차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10. 요세미티로 떠나는 길(2일째 여행 시작)
8월 9일(금), 6시 기상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려니, 지난 밤 1시 넘어 꿈나라로 들어간 나연이가 무척 힘들어 하였습니다.
더구나 미국 호텔 조식은 엉성하기 그지 없어서, 우유, 계란, 콘후레이크, 맛이 별로인 빵과 약간의 과일들 밖에 없으니,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하여 다소 걱정스러웠습니다.
오늘의 주요 일정은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탐방이라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거의 정동 방향으로 버스가 달리는데, 동쪽으로 달리면서 서부 해안지역과는 다른 경관이 나타납니다.
누런 풀이 끝없이 대지를 뒤덮고, 고지에는 수없이 많은 풍차가 무공해 에너지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높고 낮은 언덕이 자동차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합니다.
11. 곡창지대를 설산 아래 감추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그런데 언덕배기들을 넘다보면, 어느새 지평선 아스라이 설산만이 아물아물 손에 잡히는 일망무제 평야지역이 나타나면서, 포도 농장· 아몬드 농장이, 고속도로와 경쟁하여 이기고야 말겠다는 듯 끝없이 펼쳐집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대략 40만 ㎢로 대한민국(남한) 영토의 4배 쯤 되는데,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이고(3500만 인구, 다른 주에 비해 아시안계가 많이 살며, 히스패닉계의 비중도 큼) 넓이는 3번 째인데, 농업 생산량도 단연 1위라고 합니다.
(농업 뿐 아니라, 상업· 공업도 고루 발전하여, 세계 6위 국가의 경제규모라고 합니다)
동부 산악지역에 시에라네바다 산맥(Sierra Nevada Range)이 있고, 서부 해안지역에 해안 산맥(Coast Range)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그 중간 지역 중앙분지를 개간하여 비옥한 곡창지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1년 중 300일 이상이 쾌청한 지중해성 기후지역이라 일조량이 많고,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가 없으며,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녹은 물이나 콜로다도강을 막은 거대한 후버댐의 풍부한 강물을 500km이상의 수로를 이용하여 끌어와서 관개농업을 하니, 농약이 필요 없는 축복받은 곡창지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시에라네바다는 스페인어로 <눈내린 산>의 뜻)
11시 경, 꾸불꾸불 산길을 기어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는 언덕이 나타나는데, 서부 개척 시대에 기병대가 주둔한 곳이라고 합니다.
눈앞으로 멀세드 강(Merced River)이 꿈결 같이 나타나는데, 비가 오지 않는 8월이라 강이라기 보다는 작은 개울 같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누런 풀과 각종 수목이 자란 낮은 산악지역을 통과하고 나서, 마침내 12시 30분 경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미국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시에라네바다 산맥 서쪽 사면에 위치한 산악지대로,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절경으로 유명합니다.
(요세미티는 아메리카 원주민 말로 <곰이 나타났다>의 뜻, 실제로 많은 곰이 살고 있음)
12.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엄청난 규모와 멋진 정경
면적이 3061㎢이니 제주도의 2배 가까이나 되고, 해발고도 해발 671~3998m로 우리나라의 백두산은 물론 일본의 후지산이나 대만의 위산산을 훌쩍 뛰어넘으니,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우리나라 산악공원 중 최대, 최고의 지리산 국립공원은 440㎢, 1915m)
약 1백만 년 전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화강암 절벽과 U자형의 계곡이 형성되고 이어 1만여 년 전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서 300개가 넘는 호수, 폭포, 계곡 등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빙하가 만들어낸 기암절벽을 비롯한 절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이 연간 3백만에 이르며,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암벽이 많아 암벽 등반가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1890년 미국에서 3번 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4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록된
세계적인 보물입니다.
점심 식사는 공원 입구에서 차로 실어 온 도시락으로 해결하였는데, 피부 알러지로 오래 고생한 나연이는 혹시 낯선 벌레나 화학물질로 알러지가 나타날까 두렵다며 벤치에 앉지 않고 서서 식사하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일행이 차에서 내려 가장 먼저 감탄한 것은 면사포 폭포(Bridal veil Fall)이었습니다.
계곡 서남쪽 입구에 위치하는데, 낙차가 무려 189미터이고, 바람이 불면 위로 치솟으면서
무지개를 일으켜서 신기하였습니다.(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설악산 대승폭포는 88미터)
휘날리는 모습이 신부의 면사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요세미티 계곡의 가장 큰 볼거리는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들입니다.
딸과 나는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가장 먼저 <요세미티의 파수꾼>을 만나러 달려갔습니다.
13. 대자연의 신비, 면사포 폭포, 엘 캐피탄, 하프 돔, 요세미티 폭포
<대장 바위>로 불리우며 계곡 입구에서 압도적인 기상으로 여행객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엘캐피탄(El Capitan)은 화강암 절벽 중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데, 1023미터의 거대한 수직 절벽을 오르기 위해서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암벽 등반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강암 바위절벽인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은
200미터 정도)
그러나 절벽 정상까지 오르려면 3~4일은 수직 절벽 위에서 대롱대롱 매달린 채 숙식을 해결하여야 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심각한 등산 중독에 걸렸다고 하여야겠지요^^*
엘캐피탄과 함께 손꼽히는 또 하나의 명물은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 같은(혹은 독수리 머리나 돌고래 상체 모양의) 하프돔(Half Dome)입니다.
계곡의 동쪽 끝에 우뚝 솟아 있고, 8700만년 전 생성된 무려 2695미터의 바위 산인데,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반쪽이 잘려나가서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거대한 숲속의 개미떼 같이 꼬물거리고 있는 서쪽 계곡에서는 너무 먼 거리기에, 혹시 출발 시간에 늦을까봐 나연이와 가슴 졸이며 뛰어가서, 일행 누구 보다 가까이에서 인사를 했다는 데 위안을 삼을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총높이 739미터에 3단으로 이루어진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는 하프돔과 반대로 지근거리까지 가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를 압도하는 미국 최고 높이의 웅장한 폭포인데, 8월이라 수량이 줄어서 물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강우량이 많은 철에 다시 와서, 지축을 뒤흔들 웅자를 상상해보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나연이와 내가 가장 부러웠던 것은 하늘을 가리고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는 나무들이었습니다.
14. 미국의 '금강송' 수림
계곡을 가득 메운 거인- 자이언트 세쿼이아(Giant Sequoia), 레드우드(Redwood) 수림에 파묻혀서 오가다 보니 길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가장 큰 것은 높이 120미터에 밑동 지름이 8미터가 넘으며, 나무 한 그루로 나무 아파트 40채를 지을 수 있다고 하니, 미국이 얼마나 축복 받은 나라인가요?
그러나 <미국의 금강송 휴양림>에서 마음껏 산책하는 호사도 한계가 있는 법!
2시 40분 경, 요세미티 폭포와 마주보고 있는 2199미터의 요세미키 공원의 거인 전망대- 글레이셜 포인트(Glacier Point)의 환송을 받으며 <미국의 금강산>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미국 서부 지역 중 해발고도가 높은 요세미티 공원 같은 곳은 연강수량이 많아서 수목이 울창한 반면, 낮은 곳은 비가 오지 않아서 민둥산이나 누런 풀만 자라는 초원, 사막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3시 경, 글레이셜 포인트와 함께 최고의 전망대인 요세미티 공원 서쪽 끝 터널 뷰(Tunnel View)에서 일행은 <그림 보다 아름다운 신세계의 신선세계>를 청명한 날씨 속에 바라볼 수 있는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고, 나연이와 나는 체면불구하고 카메라를 다른 가족에게 내밀며 한폭의 몽유도원도 속에 우리 가족을 담아주길 부탁하곤 하였습니다.
6시 경, 미국 서부 곡창지대의 중심, 프레즈노(Fresno) 지역 중국 식당에서 석식으로 중국요리를 맛보았는데, 중국 본토와 달리 향료가 거부감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원래 여행 일정으로는 훨씬 남쪽까지 달려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에서 숙박하려 했으나, <미국의 금강산>에 일행이 도취되어 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프레즈노에서 99번 도로로 멀지 않은 비살리아(Visalia) 지역의 홀리데이 인 호텔에 여장을 풀게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고나니 10시 10분 경이 되었고, 이틀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서, 정신없이 꿈나라에 납치되고 말았습니다^^*
15. 그랜드 캐년을 찾아가는 길(3일째 여행 시작)
8월 10일(토), 벌써 여행 3일째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주요 일정은 바스토우에서 아울렛 쇼핑을 하고, 오후에 은광촌 관광을 한 뒤에, 애리조나주까지 가서 그랜드캐년 인근에서 숙박하는 것으로 짜여져 있어서, 아침 일정이 바쁘게 되었습니다.(5:30 기상, 6:30식사, 7:30까지 버스 탑승)
미국의 서부 주들은 우리나라 보다 몇 배나 크기 때문에, 한국 관광 후 다음 날은 만주에 가고, 또 그 다음 날은 몽골 여행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4.1배, 애리조나주 3배, 네바다주 2.9배, 유타주 2.2배)
그런데 피로 탓으로 기상 시간이 다소 늦어지는 바람에 허겁지겁 식사하다 보니, 나연이는바나나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7시 15분 경 버스에 서둘러 올랐는데, 벌써 일행들이 꽉 자리를 채우고 있어서 8째 줄에 가서야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어제는 6째 줄)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미국서부의 곡창-프레즈노 지역에는 이제 한인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멕시칸들과 대조적이라고 합니다.
한인들은 부지런히 일해 영주권을 취득하고 자녀 교육에 열심이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데 비하여, 히스패닉계는 현재를 즐기면서 영주권이나 자녀교육에는 무관심하다고 하니,
어느 생활이 모범적인 인생살이의 정답일까요?
험준한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자 유명한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 일행을 품었는데, 시골 아이들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것처럼, 잡목과 덤불 숲이 점점이 자리잡고 우리 일행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어서, 사막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은 군사시설이 많다고 하는데, 많은 해병대·육군 병력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사막전 대비 훈련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니, 강력한 미국의 군사력이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지역에는 지평선 아득히 전신주가 줄을 서 있고, 대륙 횡단 열차가 끊임없이 지나가는 것이 구경거리입니다.
그런데, 화물 칸이 무려 100량 혹은 200량이 넘어서 끝이 없다보니, 기관실도 4칸 정도나 앞뒤로 배치되어 끌고가고 있었습니다.
12시 경, 마침내 캘리포니아 교통의 요지 바스토우(Barstow)에 도착하여, 먼저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직 캘리포니아주를 벗어나지 않아서인지, 한식당 <대호>에 들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도 시원치 않았던데다가 한국 음식을 먹게 되니, 나연이와 함께 된장국을 마음껏 먹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포식한 뒤에야 주인이 고추장을 내놓는 바람에 비빔밥 맛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식사 후 아울렛 매장에 들어갔는데, 다양한 매장과 멋진 옷들이 여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물심양면으로 성원해준 가족들을 위해 여러 매장에 들어가다 보니, 환전해 놓은 돈이 금방 바닥을 드러내어 깜짝 놀랐습니다.
16. 유령의 도시, 캘리코 은광촌
<미국 서부의 민속촌>이라 할 수 있는 캘리코 은광촌(Calico Ghost Town)은 바스토우에서 동쪽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1881년 무렵 이곳에서 다량의 은 광석이 발견되면서, 하루에 대략 300명 가량의 광부들이 투입되어 연간 1200만불 어치의 은괴를 생산하자 인구가 급증하여, 사막 가운데 커다란 도시가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896년 은값이 폭락하면서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유령의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막장에서 은을 캐던 광부 가운데 중국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사막의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다 보니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들의 공동묘지가 마을 입구에 있었는데, 밤 마다 흐느끼는 곡성이 들려와서 이곳 명칭이 믿거나 말거나 <유령 마을>이 되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참배하고 돌아가는 이 지역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연이와 마을 안쪽 끝 언덕 위까지 올라갔는데, 사막지역이라 더워서 반팔 차림으로 바꿔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966년 경 옛 모습으로 재현해놓았다고 하는데, 광산과 철도 시설은 물론 당시의 마을회관, 술집, 가게, 무기고들이 여행객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대포를 발사하려는 우리 딸 모습이 멋지지 않은가요?^^*
언덕 위에서 청명한 하늘 아래 시원하게 탁 트인 세상을 굽어보니, 유령이 나오기 보다는,
내가 한 마리 독수리가 되어 창공을 훨훨 나는 듯, 호연지기가 꿈틀거리는 것이었습니다!
17. 사막 가운데 넘실거리는 푸른 물
이런 대자연의 조화 덕분일까요?
은광촌을 벗어나자마자, 난생 처음 <신기루>를 목격하는 행운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풀 사이로 넘실거리는 오아시스 물이 자꾸 우리 일행을 따라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길고 긴 사막 길을 달리고 달려서 마침내 저녁 6시 경 서부 최대의 강, 콜로라도 강을 건너서 애리조나주에 도착하였는데, 동아시아와 비교한다면 국경을 넘는 셈이라고 합니다.
세관 검사가 이루어졌고, 사막의 기묘한 붉은 바위 기둥들이 도열하여 새로운 세상에 도착했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애리조나주는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아서, 시간도 1시간 씩 늦추어진다고 합니다.
원래 예정은 네바다주 콜로라도 강변의 도박도시 라플린(Laughlin)에서 숙박하려 하였으나, 내일 여정의 주인공인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National Park)의 알찬 관광을 위해 주인공의 고향 애리조나주까지 가려고, 콜로라도 강을 넘은 것입니다.
이 지역을 개척한 군인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킹맨(Kingman)이란 도시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스테이크가 나오는 특식(양식)으로 배를 채우니 그간의 피로를 다소 보상받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숙소 역시 그랜드 캐년 여행 출발지라는 이 도시의 홀리데이 인 호텔이었는데,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서 뉴스 확인은 물론 가족에게 안부도 전하지 못하고, 9시 경 사막의 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18. 사막의 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된 여행(4일째 여행 시작)
8월 11일(일), 오늘은 이번 여행의 후반부가 시작되는 4일 째이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그랜드 캐년을 탐방하니, 서부 여행의 정수를 맛보는 날입니다.
오늘 여정은 하루종일 대협곡 상류까지 돌아보고, 저녁에 유타주로 건너가서 숙박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있다고 합니다.
여행이 진행되면서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투어가 이어지면서, 은퇴한 부부팀 등 나이 많은 분들은 물론이고 일행 모두가 점점 피로가 누적되어, 힘들다는 호소를 서로 나누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주를 넘어가는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기상 시간과 버스 탑승 시간은 매일 30분 씩 빨라진다고 저녁에 가이드가 선언하니, 이구동성 비명 소리가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오늘은 5시 기상, 6시 식사, 6시 50분 출발 예정)
여행에 지친 나연이를 푹 쉬게하기 위해 어제 일찍 자리에 누운 덕분으로, 오늘은 새벽 4시 10분에 일어나서 먼저 씻고, 휴대폰을 확인하니 와이파이가 터져서 카카오톡으로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호텔은 식당이 협소하여 회의실에 들어가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음식 탓인지 피로 탓인지 나연이는 가져온 빵, 고기, 과일들을 대부분 남겨서 안스러웠습니다.
가는 도중 윌리암스(Williams)라는 도시에 들러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이 도시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노인들의 도시라고 합니다.
애리조나주는 주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관광산업 육성은 물론 노인들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막과 고원의 삼림지대가 노인 건강에 좋고, 물가가 싸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주가 되어서, 노인 마을이 많다고 합니다.
19. 소나무 숲에 숨겨진 원주민 전사들의 염원
그랜드 캐년에 가까이 다가가자, 끝없이 펼쳐진 소나무 삼림이 여기저기서 감탄사를 토해내게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세계 최대의 소나무 숲이라고 하는데, 푸르르기 그지 없는 보석 같은 청명한 하늘과 금방이라도 신선이 타고 내려올 것 같은 솜털 구름, 그리고 유유히 창공을 휘젓는 독수리 떼가 한데 어우러지니, 이곳이야말로 <신선 세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9시 15분 경 아메리카 원주민 전사의 수호신이라는 독수리산(Eagle Mountain)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전사들은 미국 기병대와 싸울 때, 먼저 자기 가족을 죽이고 이 벌판을 피로 물들이며, 계백 장군 같이 장렬히 전사하였다고 하는데, 이들의 염원은 죽으면 독수리가 되어 부족을 수호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고귀한 영혼이,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으로 환생하여, 우리 일행에게 그 시절의 처절하였던 역사를 들려주는 듯하여서, 나도 모르게 숙연하여졌습니다,
오늘 날 애리조나주는 원주민 보호구역이 가장 넓은 주라고 하는데,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가게 점원, 경비행기 조종사들도 원주민들이 많다면서, 가이드는 이들의 인사말인 <야떼헤>를 익히도록 여러 번 연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20. 경비행기를 타고 내려다 본 신기한 그랜드 캐년 정경
관리사무소에 도착하자 우리 일행은 샌프란시스코 항구의 크루즈 유람선 관광(1인 28달러) 때처럼 선택관광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8명은 지상에 남아 아이맥스 영화 관람을 선택했고(1인 15달러), 대다수인 34명은
경비행기 탑승(1인 150달러)을 신청하였는데, 서부 대자연 탐방 의욕에 불타는 나연이와 나는 물어볼 것도 없이 독수리처럼 창공을 훨훨나는 쪽을 선택하였습니다^^*
관리사무소 안에서 여권을 보이고 탑승권을 받았는데, 경비행기 탑승자는 대부분 미국인이 아니면 한국인이어서, 한글 안내판은 물론 헤드셋 주파수도 한국어 안내 방송이 2번이었습니다.(1번은 당연히 영어)
10시 경부터 45분간 공중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도취되었다가 내려왔는데, 우리가 찾아온 사우스림(South Rim,Rim은 계곡의 가장자리)은 물론 동쪽으로는 상류 지역인 마블 캐년(Marble Canyon), 찾아가기 어렵다는 험준한 노스림(North Rim), 원주민 보호구역인
웨스트림(West Rim)까지 속 시원히 가슴 속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경비행기를 타면서 수직 상승, 하강하는 아찔한 경험을 하면서도, 나연이는 오른쪽 창가 좌석인 것을 십분 활용하여 열심히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선글래스와 안경을 바꿔 착용하면서 이 대자연의 신비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는데, 소나무 숲은 붉은 성냥개비를, 자작나무 숲은 하얀 철사를 웅장한 대지에 신이 박아놓은 것처럼 보여서 신기하였습니다.
21. 지상최대의 조형물, 그랜드 캐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 신이 빚은 지상 최대의 조형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위! 수십억 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 등 온갖 찬사를 받고 있는 그랜드 캐년은 2350km, 미국 서부 최대의 콜로라도 강이 몇 백만 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콜로다도 고원을 침식하여 생겨난 지상 최대의 계곡입니다.
길이가 447㎞나 되니 서울에서 부산에 걸쳐 있는 셈이고, 너비 6~30㎞, 깊이 1500m이니 태백산 높이로 파인 골짜기 폭이 북한산에서 관악산에 이르니, 아무리 탐나더라도 우리나라에 이 계곡을 옮겨놓는다면, 일시에 나라 기능이 정지되고 말겠지요^^*
깎아지른 듯한 절벽, 다채로운 색상의 단층, 높이 솟은 바위산과 형형색색의 기암괴석이 도도히 흘러가는 콜로라도 강과 어우러져 장엄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1919년,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79년에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22. 사우스림에서 바라본 그랜드 캐년의 웅장한 정경
파웰 호수에서 미드 호수까지 447㎞에 이르는 그랜드캐년 중에서도 사우스림(South Rim)은 가장 교통이 편한 곳이자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전체 관광객의 90%이상이 이곳을 찾습니다.
전망대가 설치된 포인트들이 계곡 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면 노새를 타거나 걸어서 협곡으로 내려가는 트레일 코스도 있고, 경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관광도 가능합니다.
강에 의해 침식된 계단 모양의 협곡과 색색의 단층, 기암괴석들은 일출이나 일몰 때 훨씬 풍부한 색감을 드러내므로, 한낮보다는 새벽이나 저녁에 찾으면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골짜기 절벽에는 시생대 이후 20억년 동안의 많은 지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지질학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곳곳의 녹지대에는 수천 년 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하바수파이(Havasupai) 족, 나바호(Navajo) 족 등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들이 흩어져 있어서 역사적 가치도 높은 지역입니다.
점심 식사는 관리사무소 쪽 식당에서 해결하였습니다.
샐러드와 음료가 먼저 나오는가 했더니 한국식 불고기가 따라 나와서 일행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12시 20분 경, 식당을 나와 매더 포인트(Mather Point)까지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였습니다.
매더 포인트는 깍아지른 절벽 위에 만들어져 그랜드 캐년의 광활함과 아름다움을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로 매년 3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시바삐 이곳에 오고 싶은 욕심으로 달려나오다 보니, 목 받침대가 그대로 목에 붙어있어서 한번 되돌아가고,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나연이 양산을 갖고 오느라고 또 한번 들어갔다 나오니, 딸이 핀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 20km나 북쪽으로 떨어진 노스 림 지역의 험준한 절벽과 천연 돌탑을, 솜털 같은 흰 구름이 오가는 청명한 하늘 아래 바라보니 꿈 같은 정경이라, 나연이와 번갈아 자세를 바꿔가며 사진 촬영을 하였고, 동행 가족들과 덕담을 나누며 서로 사진사 역할을 하며, 잊지 못할 고운 추억을 신비로운 바위 위에 새겼습니다.
23. 천변만화하는 그랜드 캐년이 빚어놓은 에피소드
그런데 놀랍게도 갑자기 천둥이 울리면서 장대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지역은 계곡 바닥과 절벽 위가 1500m 표고 차이라, 위 아래의 기온 차이가 5~7℃나 되어서 오후에는 소나기 구름이 발달하여 이렇듯 비가 내리게 되니, 늦게 도착하면 낭패를 당한다고 합니다.
선계의 경치에 중독(?)되었던 우리 일행은 꿈에서 깨어 황급히 뛰어 대피하였는데, 멀리 떨어져 있었던 대구에서 온 자매팀 아가씨들은 너무나 다급하였던지, 차 속 동행이 지켜보든 말든 의식하지 않고 비명을 질러대면서 우산까지 집어던지고 달려들어와서, 차속에서 웃음 꽃이 피어났습니다.
1시 5분 경, 사우스 림을 버스로 출발하여 이스트 림으로 이동하는데, 소나무 아래에 흰 우박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 얼마나 심한 폭풍우가 휘몰아쳤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24. 이스트림에서 맛본 벅찬 감동
1시 20분 경, 이스트 림에 위치한 데저트 뷰 포인트(Desert View Point)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은 그랜드 캐년의 동쪽 끝으로서 동쪽으로 펼쳐진 사막과 서쪽으로 이어진 그랜드 캐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매더 포인트 보다 지대가 낮아서 콜로라도강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이곳엔 아메리카 원주민 첨성대(정식 명칭은 데저트 뷰 워치타워)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폭풍우가 다시 몰아치는 속에서 뛰어들어가 보니, 1층에는 원주민 할머니가 직접 직물을 짜고 있는 기념품 가게가 있었고, 3층으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화가가 그린 원주민 생활 그림들이 여행객들에게 이곳이 원래 원주민의 터전임을 속삭여주고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창문을 통해 대협곡을 내다 보니, 햇빛과 시커먼 구름, 빗줄기가
교차하면서, 천변만화하는 신선세계의 오묘한 조화를, 선녀님이 미소지으며 보여주는 듯하여,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2시 경, 다시 차를 타고 애리조나주 페이지(Page)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89번 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원주민 보호구역을 지나치게 됩니다.
점점 사막이 확장되면서, 원주민들이 기르는 소가, 풀을 먹지 못하고 선인장을 먹게 되니 비쩍 마르게 되어, 원주민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원주민 마을의 가옥들은 허름한 나무 집이나 조립식 집, 차량 집이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나연이의 노력으로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LA 다저스 야구경기 입장권을 예매하였는데, 미국에 와서 확인하여보니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이어서 뛸듯이 기뻤습니다.
가이드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고 양해를 구하였더니, 친절한 폴박은 오늘 이동하는 차속에서 그런 상황을 동행들에게 설명하면서 동참 인원을 확인하였는데, 뜻밖에도 26분이나 번쩍 손을 들어 눈물이 날만큼 고마웠습니다!
그랜드 캐년과는 또 다른 경관 - 마블링이 잘된 소고기를 보는 듯한, 서양 중세의 성채나 우리나라 독립문을 보는 듯한- 을 뽑내는 마블 캐년이 얼굴을 내밀자 잠이 훌쩍 달아나서, 나연이와 카메라를 주고 받으며 연달아 멋진 모습을 담기에 바빠졌습니다.
25. 콜로라도 강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5시 경, 콜로라도강의 속살(Green River)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나바호 다리(Navajo Bridge)를 건너 페이지 지역 휴게소에 차가 정차하였고, 우리 일행은 촬영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블 캐년과 멀리 상류의 글렌 캐년(Glen Canyon), 하류의 그랜드 캐년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고, 신비한 초록색 콜로라도 강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멋진 다리에 기대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일행은 버스 기사와 폴박의 성화같은 독촉을 받고 나서야 엉덩이를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소나무 숲이 반겨주는 제주도 오름 같은 언덕 길을 꼬불꼬불 넘고 넘어 6시 30분 쯤 <서부 영화의 메카> 도시인 유타주 캐납(Kanab)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 묘지가 공원처럼 조성된 모습을 둘러보고나서 식당에 들어서는데, 서부 영화의 불량배 같이 생긴 주인이 갑자기 기합 소리를 질러대길래 빙긋 웃어주었더니, 무안한지 자리를 뜨는 것이었습니다.
양식 뷔페 음식이었는데, 스테이크 고기가 질겨서 잘 잘라지지 않았습니다.
숙소는 컴포트 인 캐납 호텔이었는데, 가이드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별 경치가 멋지다고 추천하였지만 한밤중에 낯선 시골도시에서 부녀가 배회하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 지 알 수 없어서 나가지 못하고, 나연이와 실내에서 오늘 대협곡에서 받은 감동을 주고 받으면서, 다시 서부에 돌아와서 긴 시간 동안 더욱 알찬 여행을 하자고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26. 몰몬교도의 성지, 유타주(5일째 여행 시작)
8월 12일(월), 이제 여행 5일 째 날입니다.
오늘 여정은 유타주의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National Park),
자이언 캐년(Zion National Park)을 돌아보고, 네바다주로 건너가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관광을 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기상시간: 5시, 식사시간: 5시 50분, 버스 출발시간: 6시 40분)
역시 타이트한 버스 여행인데, 비행기를 이용하여 여유롭고 편한 여행을 하는 유럽인이나 일본인에 비교하면, 고된 것이 단점이지만, 대지를 달리면서 생생하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인 것 같습니다.
유타주는 그 크기가 한반도와 쌍둥이처럼 비슷하나, 한반도와는 달리 그레이트 솔트호란 소금 호수만 있을 뿐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내륙 주인데, 구리, 석유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하고 미사일, 항공기 등의 첨단 산업도 발달하여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황무지나 다름 없었던 이 지역이 개발된 계기는, 1847년 몰몬교도들이 동부에서 박해를 피해 이 지역 북부지방으로부터 이주하여, 원주민들을 제압하고 관개농업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면서부터입니다.
몰몬교도(말일성도)는 지금도 이 지역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미국 전체에서도 3대종교의 하나) 근검, 박애 생활을 강조하고 개인의 발전과 가족의 단합을 중요시하여, 계속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타주의 상징 동물이 바다 갈매기라는 것입니다.
몰몬교도들이 관개농업을 시작하였을 때 메뚜기 피해가 심하였는데, 어디선가 바다 갈매기 떼가 날아와서 메뚜기들을 퇴치해주었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첨탑의 향연! 살구빛 계곡의 눈물! 등 수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먼저 이동하였습니다.(브라이스는 1870년대 이 지역에 최초로 농장을 개척한 사람 이름)
오늘 여정 후반부의 라스베이거스 관광은 미국의 휴양도시 탐방이기 때문에, 예절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사, 숙녀 복장을 해야 한다는 나연이의 권유로, 우리 부녀는 간편한 여행복을 벗고 오늘은 정장 차림으로 차에 오르니, 신선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27. 너무나 고운 '선녀들의 목욕탕' 브라이스 캐년
8시 15분 경,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거대한 원형경기장 같은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선셋 포인트(Sunset Point)에 서니, 수만개의 분홍색, 크림색, 갈색, 흰색의 돌들이 각종 첨탑, 쌍둥이, 성곽, 인물 모습을 하고 끝없이 도열하여 있어서,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 돌들은 수천만년 전 바다 밑에서 모래가 눌려 형성된 사암이라 단단하지 못한데다, 이 지역이 백두산과 비슷한 2400m 고지대라서 강한 폭풍우가 자주 몰아쳐 풍화작용이 활발히 일어나서, 100년에 60cm 씩 계곡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하여서 안타까웠습니다.
계곡의 규모는 144제곱 킬로미터 정도인데, 남북 간의 길이가 34km나 되어서 남북으로 길쭉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192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고지대이지만 포장도로가 공원 전체에 잘 깔려 있으며, 13개나 되는 전망대가 있는데, 선라이즈 포인트, 브라이스 포인트, 선셋 포인트 등이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돌기둥이 대체적으로 살구 빛을 띄는 데다가, 가녀린 모습이라서 여성적인 고움이 두드러지니, <아마존(Amazon: 그리스 신화의 여자 무사 부족)의 성채> 또는 <선녀들의 목욕탕>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떠할까요?
나연이와 고운 모습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하여 계곡 길을 오가면서 부지런히 촬영하였는데, 가이드는 흰 돌기둥을 가리키면서 세종대왕 옆 모습을 닮지 않았느냐고 감탄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선녀들의 마을 길에 매혹되어 계곡 깊숙히 일행이 내려가려 하자, 폴박은 이 지역은 고지대라서 산소가 희박하여 1km를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데 1시간 30분이상 걸린다고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9시 45분 경 1시간 30분 동안의 <선녀들 목욕탕> 탐방을 마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서,
서남쪽으로 자이언 국립공원을 향해 다시 힘차게 나아갔습니다.
(자이언은 <시온> 즉 <신의 성지>라는 뜻입니다)
28. 삼손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자이언 캐년
자이언 캐년은 콜로라도 고원의 서쪽 끝에 위치하여 대분지 사막(Great Basin Desert)과
모하비 사막의 교차점에 있기 때문에 독톡한 지형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계곡은 가장 낮은 곳의 높이가 1,100m, 가장 높은 곳의 높이가 2,700m로
약 1,600m의 고도차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절벽이 형성되어 멋진 경관을 자랑합니다.
우리 일행은 동쪽에서 이 <신의 성지>에 진입하였는데, 바위 동굴 같은 터널 속에 난 창으로 바라본 웅장한 바위 덩어리 산에 모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이언 캐년은 버진강(Virgin River)이 사암층을 400만년 동안 침식하여 24km에 걸쳐 형성한 계곡이니, 여성의 위대함은 자연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브라이스 캐년이 선녀들의 어여쁜 모습을 볼 수 있는 여성미가 돋보이는 데 비하여, 자이언 캐년은 성경에 나오는 삼손 같은 거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웅장한 남성미가 흘러 넘칩니다.
12시 10분 경에 휴게소 겸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나연이와 더위를 피해 그늘을 오가면서 산책하였는데, 다양하면서도 웅장한 바위산들이 안내판에 초등학생처럼 명찰을 붙이고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유타주 남서부의 사막 중심 지역에서 다채로운 협곡과 절벽을 살펴볼 수 있는 자이언국립공원은 593 제곱킬로미터의 규모이며, 191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2시 쯤 자이언 캐년을 작별하고 네바다주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였습니다.
네바다주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동쪽 분지지역으로 고원· 산지 지형인데다가, 강수량 500mm이하의 스텝· 사막기후라 사람이 거주하기에 불리한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관광산업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박과 이혼에 가장 관대하다고 합니다.
라스베이거스는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인구 58만명의 네바다주 최대의 도시입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와 유타주를 연결하는 대륙 횡단 철도가 이 지역을 통과하며 사람들이 이주하여 1911년에 시가 되었으며, 1936년, 부근에 당시 세계 최대의 후버댐이 완성되고, 도박장이 늘어나면서, 관광·도박도시로서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중무휴의 사막휴양지로서, 고속도로 인근에 호화스런 호텔·음식점·도박장 등이 즐비하며, 특히 야간에 관광객들이 성황을 이루어 ‘불야성’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환락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29. 세계 제일의 관광도시 꼭대기에 우뚝 선 귀여운 여신
4시 30분 경,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은 사막기후라 현지 기온이 무려 41℃나 되었으나, 그늘에서는 견딜만하여 신기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스트라토스피어 전망대(Stratosphere Tower)이었습니다.
선택관광지(1인 50불)이었는데, 서부지방 탐방 열의가 사막의 태양 못지않게 불타는, 나연이와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109층, 350m의 바벨탑 위에 서니, 일망무제, 잘 구획된 관광도시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와서, 통쾌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세계 제일의 관광도시 맨 꼭대기에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 우뚝 선 우리 딸 모습이,
귀여운 여신 같지 않은가요!^^*
라스베이거스는 세계 최대의 휴양도시답게, 지상 최대최고의 호텔들이 즐비합니다.
엠지엠 그랜드 호텔(MGM Grand Hotel)은 객실이 무려 5005개나 되어서, 만일 신혼부부가 이 호텔에 투숙하여, 매일 밤 방을 바꾸면서 모든 방을 다 사용한다면, 허니문 베이비가 어엿한 14살 짜리 중학생으로 자라서 호텔문을 나가게 된다고 하여서,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이 지역 대형 호텔들은 하나 하나가 한 도시 인구를 포용할 수 있을 정도이고,
연간 3000만 명이 호텔에 머물며 이 도시에 돈 비를 뿌려, 사막의 도시를 오아시스로 만든다고 합니다.
이 호텔들은 엄청난 규모를 유지하고 계속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바벨탑 같은 전망대, 아방궁을 능가하는 초특급 객실, 가장 멋진 골프장· 수영장을 갖추고 있고, 카지노 외에 컨벤션센터, 지상 최대의 쇼, 호화롭기 그지 없는 나이트 클럽, 전 세계의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매점을 운영하여 수입원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30. 에밀리아노의 노래 소리와 다리 위에 서 있는 요정
다음으로 들른 곳은 베네시안 호텔(Venetian Hotel)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 온 것처럼, 푸른 하늘과 저녁 노을에 물들어가며 흘러가는 구름, 넓고 아름다운 회랑이 줄지어 있는 산마르코 광장, 건물 사이로 찰랑찰랑 흐르는 운하, 곤돌라의 노를 저으면서 세레나데를 부르는 에밀리아노(Emiliano: 곤돌라 뱃사공), ……
호텔 실내에 들어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노젓는 에밀리아노의 노랫 소리를 들으면서 다리 위에 서 있는 우리 딸이 멋진 요정 같지 않은가요!^^*
꿈결 같은 베네시안 호텔 탐방 후, 오늘 숙식 예정인 플래닛 헐리우드(Planet Hollywood) 호텔로 돌아와서 숙소에 가방을 옮겨놓고 식당으로 내려와서 석식을 하였습니다.
역시 양식이었는데, 메뉴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31. 아메리칸 나이트 세계에서 '지니'를 따라 나선 모험 여행
석식 후 이 도시 최고의 호텔이라는 윈(WYNN) 라스베이거스 호텔로 이동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최고의 공연으로 평가받는 르레베(LEREVE: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 쇼를 관람하였습니다. (선택관광, 1인당 180달러)
대형공연으로는 처음으로 원형 아쿠아 극장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무대에서, 세계적인 수영 선수 출신 무용수들이 아찔한 공중 곡예와 수중쇼를 펼치면서, 판타지와 모험의 세계로 인도해나가는 것이었습니다.
45분 정도 이어졌는데, 나연이와 나는 숨죽인 채, <불야성>의 아메리칸 나이트 세계에서 신세계의 지니(Genie: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마신)를 따라 멋진 모험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쇼가 끝난 후 우리 일행은 버스로 이동하여 구 시가지로 갔습니다.
우리나라의 LG전자가 후원하는 전구쇼를 관람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작 시간이 가까와오자 교통이 통제되고, 시가지 천정에서 전개되는 영상쇼를 보기 위해서 거리는 온통 인산인해를 이루어,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솟아나오는 것이었습니다.
LG 전구쇼는 세계 최대의 멀티미디어쇼라고 합니다.
길이 400m, 폭20m의 돔 형식으로 구성된 공간에서, 조명, 영상 등이 복합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쇼가 열리는데, 연간 1800만명 이상이 이 쇼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고 합니다.
2005년 라스베이거스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LG전자가 1,7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설계, 시공을 하였고, 낡은 전구를 1,250만 개의 LED조명으로 교체하면서,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총 220개의 내장 스피커를 통해 55만 와트의 출력으로 음악을 연주하여, 쇼가 더욱 박력 있었습니다.
나연이와 내가 다정히 서 있는 모습을 본, 나이 지긋한 서양 노인 부부가 자진해서 우리 부녀의 모습을 담아주어서, 고마웠습니다.
붉은 전구 불빛 아래, 다정히 서 있는 부녀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같지 않나요!^^*
다음으로 벨라지오(Bellagio) 호텔 앞 인공호수에서 연출되는 벨라지오 분수쇼를 보기 위해 이동하였는데, 여기도 인산인해라서 나연이와 내가 함께 연못가로 걸음을 옮기기도 벅찼습니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물의 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여개의 분수에서 화약을 터뜨려 아찔한 높이까지 쏘아올리는 물과 조명, 음악의 조화는, 고생 속 발품판 것을 충분히 보상받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파리를 테마로 건축된 라스베이거스 패리스(Paris) 호텔, 에펠탑의 아름다운 모습이 멋진 배경을 이루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벨라지움(Bellagium) 호텔에 들어가서 꽃 구경을 하였습니다.
멋진 그림, 조형물과 함께 천자만홍의 꽃들이 일행을 반기니, 동행 중 여성분들은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나연이도 정신 없이 고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특히 보라색 수국을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쉼 없이 멋진 영상을 싣다 보니, 그만 사진기 배터리가 고갈되어 아쉽게 돌아서야 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10시 30분이 되었는데, 폴박은 11시까지 호텔 로비로 나오면 카지노에 안내하겠다고 제안하였지만, 너무 피곤하여 부녀 모두 불야성의 슬롯머신 체험은 다음에 하기로 약속하고, 지니를 따라서 마법의 나라로 달려갔습니다.
32. 마법의 나라를 뒤로 하고, 로스앤젤레스로(6일째 여행 시작)
8월 13일(화), 여행 6일째 날로 오늘이 사실상 서부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 여행 일정은 네바다주에서 다시 캘리포니아주로 서남쪽으로 이동하여 서부 최대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를 관람하고, 헐리우드(Hollywood) 거리로 이동하여 기념촬영한 다음에, 한인촌으로 이동하여 석식을 하고, 다저스 구장으로 이동하여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시 주를 넘어 먼 남부캘리포니아까지 이동하는 여정이기 때문에, 더욱 서둘러야했습니다.
3시에 기상하여, 4시 30분 캄캄한 새벽에 버스로 출발하니 정신이 멍하였습니다.
버스로 3시간 가까이 달려 7시 10분 경이 되니, 3일 전 중식하고 쇼핑했던 모하비 사막의 교통 요지 바스토우 건물들이, 다시 돌아와서 반갑다고, 아침 햇살 아래 반가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된장국 맛을 즐겼던 한식당 <대호>를 다시 찾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색하며 이번에는 잊지않고 고추장을 먼저 테이블 마다 배달해주어서, 신세계에서 아쉬웠던 비빔밥 파티로, 여행의 피로를 녹일 수 있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에 가까와지니, 하늘 빛이 연무로 흐릿하고 교통 정체 현상이 나타나서, 대도시인 것이 새삼 실감이 났습니다.
33. 미주 한인동포의 고향,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는 나성(羅城),· 남가주로 불리우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은 1290 제곱 킬로미터로 서울의 두배 쯤 됩니다.
인구는 379만 명으로 미국 서부지방 전체에서 가장 많고, 미국 전체에서도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데, 주변 지역까지 포함한다면 약 1,02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기후는 온난건조하여, 여름 평균기온은 22~23℃, 겨울 평균기온은 13~14℃인데, 샌프란시스코나 마찬가지로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라서, 여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고 겨울에는 비교적 비오는 날이 많은데, 양은 많지 않습니다.
시차는 샌프란시스코나 마찬가지로 한국 보다 17시간이 느린데, 역시 3월 두 번째 일요일부터 11월 첫 번째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이 적용되어 16시간의 차이가 납니다.
로스앤젤레스는 1781년 9월 4일 스페인 총독 에 의해 설립되었고, 1821년 멕시코 독립전쟁이 일어나면서 멕시코에 편입되었는데, 1841년 멕시코· 미국 전쟁의 결과로 미국 영토가 되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주변 지역에서 농업이 발전하고, 1891년 석유 발견 이후 20세기의 대규모 유전 개발, 1914년의 파나마 운하 개통,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영화산업의 발전 등으로 로스앤젤레스는 비약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북서부의 헐리우드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고, 남쪽 애너하임에는 디즈니랜드가 있습니다.
34. 영화 속 나라, 유니버설 스튜디오
LA에서 우리 일행이 가장 먼저 간 곳은 LA 유니버설 스튜디오이었습니다.
(선택관광, 1인 120달러)
9시 쯤 도착하였는데, 나연이가 무척 가고 싶어한 곳이었습니다.
가장 규모가 크고 인기있는 테마파크이며, 헐리우드로 인하여 로스앤젤레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트램(tram: 노면 전차)을 타고 헐리우드 영화 제작 세트장을 찾아 추억의 영화를 돌아보는 스튜디오 투어(studio tour)를 하고, 영화를 주제로 한 갖가지 테마 쇼를 관광하며, 놀이기구를 탑승하게 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도시락과 물통을 미리 지급받았습니다.
정면 입구 오브제(objet: 상징 조형물) 앞에 서 있는 우리 딸 모습이 영화 주인공 같지 않은가요!^^*
일행이 함께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테마 쇼 장소, 터미네이터 세트장이었는데, 3D 안경을 착용하고 살인 기계와 인간 저항군의 박진감 넘치는 영화 관람을 하다 보니 자꾸만 눈을 감을 수밖에 없어서, 옆에 앉은 딸이 재미있다는 듯 웃곤 하였습니다.
35. 25m 높이에서 곤두박질치고, 온몸으로 물벼락도 맞고
다음으로 쥬라기파크 세트장에 입장하였는데, 영화 <쥬라기 공원>을 소재로 한 물을 이용한 놀이기구이었습니다.
급작스러운 공룡 출현으로 인한 충격을 피하기 위하여 맨앞자리를 피해 앉았는데, 출발 직전, 앞에 앉은 일행이 자리 교체를 사정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용감한 나연이가 선뜻 수용하여, 울며겨자먹기로 나도 맨앞에서 아찔한 체험을 할 수밖에 없었고, 25m 높이에서 급강하하면서 물벼락을 고스란히 맞고 말았습니다^^*
일행이 함께 가장 늦게 체험한 것은,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입구에서 직진하면 되는 스튜디오 투어였습니다.
코끼리 열차 같은 트램을 타고, 다양한 영화 세트장을 1시간 가량 돌게 되는데, 가장 박진감 있었던 것은 킹콩 세트장이었습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3D 안경을 끼고 관람을 하게 되는데, 소름끼치는 벌레들이 나오고, 킹콩과 티라노사우루스가 한 판 승부를 벌일 때는, 스테이지 자체가 흔들려서 4D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스튜디오 투어를 마친 뒤에, 우리 일행은 자기 가족이 보고팠던 어트랙션(attraction: 테마파크에서 관중을 끌어들이기 위해 연출하는 쇼나 놀이기구)을 즐긴 후에 3시에 후문 입구에서 모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나연이는 서둘러 심슨 가족과 만화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세트장(The Simpsons Ride)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끝도 보이지 않는 장사진 줄을 보고는 이내 마음을 되돌려서, 세트장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통제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36. 아빠는 밀쳐내고 , 딸만 납치한 고약한 '슈렉'
다음으로 슈렉일행과 모험에 동참하기 위하여 세트장(슈렉4-D)을 찾았는데, 이곳은 입장 시간이 맞지 않아서 발길을 돌리려하는데, 슈렉 분장을 한 인물이 성큼 다가오더니 아빠는 밀쳐내고 우리 딸 팔장을 끼고 멋진 포즈를 잡아주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교실 같은 곳에서 특수효과 촬영현장을 돌아본 다음에, 서둘러 워터월드(Waterworld)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한낮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아빠 모자를 쓴 우리 딸 모습이 귀엽지 않은가요!^^*
워터월드는 해상에서 치러지는 전쟁을 라이브 쇼 형태로 보여주는데, 제트보트가 초고속 스피드로 지나가고 비행기가 출현하면서 물벼락을 맞기도 하고, 불기둥 위로 전사들이 점프하는 박력 있는 액션이 이어져서, 재미있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3시에 일행이 모두 모여, 다시 버스를 타고 <스타의 거리> 관광을 위해 출발하였습니다.
스타의 거리는 헐리우드 대로의 인도를 따라 새겨진 별 모양의 포석과 스타들의 사인으로 유명합니다.
포석 위를 걸으면서 헐리우드 분위기를 느낀 것은 좋았으나 기분에 도취되어,
영화 주인공 캐릭터 분장을 한 사기꾼들에게 속아 사진 촬영을 부탁하였다가 억지로 12달러를 빼앗긴 것이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습니다ㅠㅠ
헐리우드 거리에 오기 전 폴박이 경고하였는데도 당하였으니, 항상 평상심을 잃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맨스차이니스 극장은 헐리우드 거리에서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가장 빨리 영화를 개봉하는 극장으로 유명한데, 우리 일행은 서둘러 그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피로에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해 <코리아 타운> 한식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37. 한인촌 한식당에서 따뜻한 동포애를 느끼고
로스앤젤레스의 한인촌(LA Koreatown)은 로스앤젤레스시 서부 올림픽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이라기 보다는 소수민족 혼합 거주지역이고 한인들 상업지역이라고 합니다. (실제 거주 인구 비율은 히스패닉계가 절반 이상이고, 흑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45만 캘리포니아 한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많은 한인 단체, 기관, 은행, 병원, 가게들이 한글 간판을 내걸고 한국의 날 행사를 주최하는 등 정체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이민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다운타운을 벗어나 있어서인지 저층 건물이 이어져 있고, 한인들이 열심히 생활하여서인지 거리에 동양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서, 시골 중소도시에 온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인 동포가 운영하는 한식당에 들어가서 푸짐한 고기뷔페로 뱃속을 채웠는데, 곧 있을 류현진 선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하여 T.V 앞에 동포들이 모여들어 해설가와 캐스터의 대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한국에 온 듯, 따뜻한 동포애가 느껴졌습니다^^*
이제 LA 다저스 야구장으로 가서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직접 보면서, 이번 여행의 유종의 미를 거둘 차례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 꼽히는 LA 다저스 구장은 다운 타운에서 바로 북쪽 2km 거리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고, 숲속에 있어서 자연친화적이라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1962년에 개장한 후 끊임없이 편리하게 보수하여, 5만 6천명을 수용하면서도 쾌적하고 쉽게 경기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습니다.(전광판이 선명하면서도 다채롭게 잘 꾸며져 있고, 다른 야구 경기 스코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어서 좋았습니다)
38. 딸과 함께 한 다저스 구장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그라운드에 가까운 좌석(3층 중 2층 맨 앞좌석)을 미리 예약하여 선수들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었고, 나중에 합류한 일행 26분들은 3층 윗좌석에서 아름다운 그라운드 모습을 더 실감나게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좌석은 1인당 11만원 가량, 일행의 좌석은 1인당 5만원 정도)
경기는 7시 10분에 시작되었고, 상대팀은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뉴욕메츠 팀이었는데, 상대 투수가 강속구를 자랑하는 메츠의 에이스 맷 하비라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음식, 음료수 값이 비싸서 핫도그로 아쉬움을 달래고, 다저스 모자를 쓰고 류 선수를 신나게 응원하였는데, 1회부터 류 선수가 홈런을 맞아 불안했으나 결국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고 다저스 타자들이 역전 타점을 올려서, 귀중한 12승을 거두어서 찾아온 보람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동참한 일행들, 폴박과 어울려 기쁨의 하이 파이브(High five)를 타국에서 나누며 숙소에 돌아오는 감격은,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숙소: 라킨타 인 로스앤젤레스 호텔)
39. LA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채, 마지막 날 여행을 떠나다(여행 마지막 날)
8월 14일(수) , 6박 8일 미국 서부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미국에서는 7일 째 날인데, 6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하고 7시 20분에 호텔을 출발하여 30분 거리의 LA 공항에서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하였습니다.
9시 56분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이동하였는데, 스튜어디스들이 나이 많은 노인들이라, 이곳에서는 비행기 승무원이 기피 직종인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40.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도락을 즐기며 마무리 한 '신세계 여행'
샌프란시스코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으니, 역시 미국은 큰 나라인 것을 느꼈고, 샌프란시스코 공항 면세점에서 나연이와 직장 동료, 친구들 선물을 골랐는데, 나는 견과류와 수건을 산 반면 딸은 초콜렛을 사서, 세대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여행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한 아름다운 도시, 샌프란시스코 식당에서 나연이와 마주 앉아 마지막으로 식도락을 즐기노라니, 이번 여행의 멋진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가서, 나도 모르게 사랑스런 딸에게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오후 2시 20분, 미국에 올 때처럼 싱가포르 항공 비행기로 출발하였는데, 제트기류 때문인지 미국으로 갈 때 보다 1시간 더 걸려서 12시간이 소요되었고, 역시 2번 식사· 1번 간식을 하면서 8월 15일(목) 오후 6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사진 위주> 2015년 3월 1일 완성, <글 위주> 2015년 4월 24일 완성)
첫댓글 사랑스런 딸에게 부족하나마 함께 한 여행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2년 가까이 된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려니 힘들어서, 꼬박 2월 방학을 이 글을 쓰는데 바쳐야 했습니다.
또한 컴퓨터 지식이 부족하여, 알 수 없는 인터넷, 컴퓨터 장애와 싸우면서 힘겹게 글을 쓰다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이글을 찾으시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신세계 여행을 함께 한 나연이, 그리고 걱정해 준 가족들, 또한 패키지팀 일행들, 인솔자 강현우씨, 현지 가이드 폴박씨, 이름을 알 수 없는 기사분들, 그리고 이글에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