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대표
신조야)은 지난 5일 새벽 4시 30분 광천버스터미널에서 갑자기 사망한 고려인동포 3세인 손에브게니(35세, 남)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장례식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우즈벡출신 고려인동포인 손씨는 지난 6월 20일 광주로 이주했다. 그후 그는
용역업체를 통해 고려인마을 인근 산단의 일용직 근로자로 일해왔다. 하지만 그는 지병을 갖고 있어 얼마되지 않아 다리가 심하게 붓는 등 건강이상을
호소하다 쓰러지고 말았다.
보다 못한 공장 사장은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못했다. 현행법상 고려인은
외국인으로 취급돼 국내 입국 후 90일이 지나야만 건강보험 가입자격이 부여되는지라 일용직 근로자인 손씨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무보험인지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심하게 앓다 결국 동생의 권유로 출신국인 우즈벡에 돌아가 치료를 받기위해 귀국중 출발직전인 버스에서 쓰러져 사망하고
말았다.
게다가 숨진 손에브게니(35)씨의 가족사가 듣는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손씨가 10살때인 1991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로 오가는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강도를 만나 살해당했다. 남편을 잃은 손씨의
어머니는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두 아들을 남겨둔체 홀로 한국행을 택해 2007년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했었다. 당시 둘째아들이 만 25세가 안돼
한국행 비자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 마을'에 정착한 어머니는 신조야 대표의 도움을 받아 취업한 후
7년 동안 두고온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고단한 삶을 살다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자 2014년 우즈벡으로 돌아가 사망했다.
부모를
모두 잃은 손씨는 동생마저 2년 전 새로운 이주지를 찾아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지난 6월20일 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광주에서 동생을 만난 손씨였지만, 8년전부터 앓아온 고혈압과 심장ㆍ신장 질환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유랑민 고려인 선조들처럼 한많은 고난의 삶을 극복하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객사하고 말았다.
이에 광주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는 장례비을
마련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리는 손씨 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고 "주민대표를 중심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 장례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며 "
모금운동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고 말했다.
문의: 062-961-1925 고려인마을
나눔방송:
덴마리나(고려인마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