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로운 大韓民國 旅券
여권은 정부가 자국 국민에게 외국 여행을 허가하며 소지자의 신분과
국적을 증명하고 외국에서 보호받을 권리와 모국으로 재입국할 권리를
보장하는 공식 문서다.
그런데 이 여권을 들고 힘세고 잘사는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줄서서
기다리다 보면 괜히 주눅이 든다. 반면 힘없고 못사는 나라 심사대 앞에선
공연스레 의기양양해진다. 같은 줄에 서 있어도 강대국 사람의 여권은
고급스러워 보이고, 약소국 사람의 그것은 초라해 보인다.
실제로 여권에는 등급이 있다. 영국의 컨설팅그룹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전 세계 200여 국가의 여권을 94등급으로 분류했다. 여권만 있으면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도 언제든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의 숫자,
즉 여행 자유 정도에 따라 여권 강대국과 약소국 순위를 매겼다.
국력이 강할수록 국민의 여행이 제한받거나 금지당하는나라 숫자가
적다는 데 근거한 것이다. 비자 요건은 국제사회 내 한 국가의 관계와 위상을
반영한다는 데 착안했다.
한국 여권(旅券)의 영향력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1위다.
워싱턴포스트는 금융자문사인 아톤 캐피털이 전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각 국의 여권만 갖고 무비자 또는 도착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 수’를
집계해 ‘패스포트 파워’ 순위를 매긴 결과를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은 프랑스, 독일과 함께 2위 그룹에 포함됐다.
한국 여권으로는 방문 전에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145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147개국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1위 그룹 미국과 영국에 이어
최다였다.
3위 그룹(144개국)은 이탈리아와 스웨덴,
4위 그룹(143개국)은 덴마크와 싱가포르, 핀란드, 네덜란드, 일본 등이었다.
북한은 레바논과 가봉, 캄보디아와 함께 73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북한 여권을 소지하고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44개국에 그쳤다.
그나마 여권 발급 대상은 극히 제한돼 있어 북한 주민들은
여권이 뭔지도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