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입속으로 가만히 뇌까려만 보아도 가슴에서 더운 피가 뭉글뭉글 솟아오르는 말입니다.
난폭한 일본 제국주의의 말발굽 아래 강토가 짓밟히고 육체는 부서지고 정신은 노예가 됐던
식민치하 36년,
치욕과 고통의 시절은 삼천리 방방곡곡이 빛을 잃고 어둠에 울부짖던 시대였습니다.
국권을 빼앗긴 나라도 빛을 잃고, 주인 잃은 강토도 빛을 잃고, 나라 잃은 백성도 빛을 잃었던 나날,
그러나 마침내 우리는 빛을 되찾았습니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에서 한라까지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철갑을 두른 남산의 소나무들도
다시 푸르른 빛을 되찾았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은 그렇게 늘 감격과 환희와 벅찬 가슴으로 다가오지만 올해는 더욱 그랬습니다.
우리 땅 독도를 이 나라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도, 이를 트집잡는
일본 사이에 긴장이 흐르고 있고, 보름동안 밤잠을 앗아갔던 런던 올림픽 축구경기에서
우리의 건각들은 2:0 으로 라이벌 일본을 통쾌하게 무찔렀습니다.
이 긴장과 감동의 묘한 동거가 이뤄지는 가슴을 안고 67주년 광복절을 맞았습니다.
이날 이병욱 선생님의 곡 두 곡이 춘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강원도 광복절 기념식장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 검정 고무신! ' 강제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지아비를 기다리는 지어미의 애절한 사부곡이
독립 애국 열사들의 넋을 달래주었습니다.
이어 광복의 기쁨과 다짐을 노래한 '이 기쁨 이어가세'가 강원도 시립합창단과의 협연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엄숙하면서도 흥이 넘치는 노래였습니다.
어김없이 이 공연에서도 이무성 화백님의 그림과 자료 영상이 공연의 감동을 증폭시켜 주었습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하는 기념식은 으례 상투적이고 관료적이고 딱딱해서 도무지 감동도 즐거움도 찾을 수 없기
마련입니다. 참석하는 이들도 의무감에서 마지못해 참석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념행사는 이병욱 선생님의 공연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참석사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광복의 기쁨과 해방의 나라 국민된 도리와 책무를 새삼 돌이켜 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새로운 경축 기념식에 공감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풍성하게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넣겠다는 약속도 있었습니다.
타들어가던 여름에 재갈을 물리는 단비가 아침부터 쏟아졌지만 30명 가량의 어울사랑 가족 여러분도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김종규 국민문화유산 신탁 이사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기꺼이 새벽잠을 반납하는
열성을 보여주셨습니다.
감동과 박수 속에 이병욱 선생님의 연주가 끝나고 리셉션에서는, 역시 어울사랑의 든든한 회원이신 서예가
중리 하상호 선생님의 작품 기증식이 있었습니다.
" 악화민성 (음악으로 화합하는 백성들)" 이라는 전서체의 힘차고 유려한 작품이 춘천 예술회관에 걸리게 된 것입니다.
선생님의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어 어울가족들은 국립 춘천 박물관장님의 친절한 안내로 박물관 유물을 둘러보고, 홍천 마리소리골로 향했습니다.
바짝 말랐던 마릿골 계곡은 호랑이의 포효소리를 내며 우렁우렁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물이 기세등등! 흘러가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쩌면 마릿골의 계곡물도 광복의 환희를 그렇게 온 몸으로 분출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흥겨운 사물놀이 체험에 이어 우리는 정식으로 마리소리골 본채 옆에 멋지게 완공된 '야외식당' 준공식을 했습니다.
더운 여름, 온 몸을 땀으로 적셔가면서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기까지 한 야외 식당을 지어주신 김응산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 마릿골이 국악의 산실로, 온 국민이 음악으로 한데 어우러지는 국악의 '옴파로스'가
되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더욱 굵어진 빗줄기는 오히려 식당의 가치를 더했습니다.
평소같았으면 비 때문에 도저히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없을텐데, 미려한 천막이 처진 야외식당이 있어 맛있게
음식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쉴새없이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오히려 술맛을 더욱 감칠나게 하는 하늘이 내린 무한리필~안주였습니다.
이번 경축행사와 식당 준공식에도 예외없이 많은 분들의 기부와 참여가 이어졌습니다.
'부여8경 기행'때 인연으로 아예 어울사랑 가족이 되신 이명숙 미녀 운전기사께서도 버스 임대비용을 대폭 깎아주셨고,
김종규 국민문화유산신탁 이사장님께서는 맛있는 부대찌개 점심을 내주셨고, 막걸리와 시루떡을
흔쾌히 내놓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제 맛있고! 멋있는! 마리골 야외식당이 완공되었으니 더욱 많은 어울 사랑 가족 여러분들의 발길을 기대합니다.
감동의 8.15 경축공연을 준비하느라 애쓰신 이병욱 선생님과 식당 건립에 혼신의 힘을 쏟으신 김응산 사장님,
언제나 든든한 마리소리골의 안방마님 황경애 선생님, 그리고 건립기금을 내주신 어울사랑 가족 여러분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이날 하루 종일 쏟아진 비는 분명 축복의 비, 환희의 비였습니다.
- 여의도에서 어울사랑 운영위원장 goforest 合掌 -
첫댓글 네 선생님, 동감입니다, 늘 일상으로만 지나치는 국경일이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되살리고 되새기며
상기하는 하루를 보내는것이 국민된 도리요 의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강원도 관계자들도 이런 감동처음이라며
더우기 어울사랑이 함께 해주심에 감사를 전해왔습니다, 어울사랑 여러분, 자랑스럽고요
하상호선생님의 글이 광복절을 더욱 빛내주서어 더더욱 자랑스러웠습니다
마리소리골 야외 식당을 준공하며
비오고 눈와도 전천후로 식사에 불편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멋진 하루였습니다,
함께 해주신 어울사랑 여러분, 수고하신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비가 많이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광복의 환희를 온몸으로 분출하는것 같았다'는 위원장님의 멋진 표현에 다시한번 감동합니다. 사람의 마음 가짐이 그렇게 중요한가 봅니다.
늦게 접한 이 글을 보면서 다시금 요즘 붉어지고 있는 독도 문제가 상기됩니다. 가슴이 참으로 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