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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의 2번 타자가 실종되었다.
다소 자극적인 문구일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플레이를 보자면 확실히 실종에 가깝다.
바로.. 한상훈의 부진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현대 야구에서 짜임새 있고 탄탄한 타선을 갖추려면....
2번 타자의 역활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득점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필수적 요인에 가깝다.
시즌전.. 이미 기록과 함께 필자가 언급한바 있었는데....
시즌을 마친후.. 각팀의 총 득점과 타점을 2번 타순의 비율로 나누어 확인해 보면....
그 격차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다시말해 2번 타순의 활약도 여부가 팀간 득,타점 차이에 가장 극명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커리어 하이나 다름없던 그의 2번 타순에서의 활약은....
바로 이글스의 약진과 다름없었다고 하겠다.
그런 그의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각종 기록과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1. 변화하는 타격 분포도
먼저 그의 타격 분포도를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
아래 그림을 보자.
<2008년 타격 분포도> <2011년 타격 분포도>
한삼푼이라며 놀림 받던 2008년....
그의 타격은 극단적인 밀어치기에 집중했었음을 알 수 있다.
컨택과 파워도 대단히 부족했었는데 내야에 집중된 분포도가 그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작년....
한상훈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좌우 균형잡힌 고른 분포뿐 아니라 현저히 늘어난 외야에 형성되는 타구의 방향과 질이....
스프레이 히터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전과 달리 극단적인 밀어치기에서 진화하며.....
한층 나아진 선구안을 바탕으로 힘 있게 잡아당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올 시즌 현재까지 타격 분포도를 확인해 보자.
아마.. 깜딱 놀랄 거다. -_-;
매 경기 놋북으로 정리했기에 매우 조악하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정확하다. -_-;;
모두 11개를 기록한 안타의 방향만 보자면 여전히 스프레이 히터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아웃 카운트의 분포도다.
좌중간에 형성된 5개의 외야 카운트에 비해....
무려 5배 가까운 23개의 카운트를 그는 내야 땅볼과 플라이로 소비한 것이다.
그것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1~2간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그의 타격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으며....
아울러 각팀이 사용하는 수비 쉬프트와 투구 패턴에.....
얼마나 무참히 당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안스런 자료이기도 하다.
2. 폭증한 병살타와 2번의 역할
현재까지 그가 기록한 타격 성적은....
타율 0.233.. 안타 10개.. 볼넷 11개.. 삼진 11개.....
정확히 군복무 이전 그러니까 2008년으로 돌아간 느낌의 아쉬운 성적표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벌써 5개나 기록한 병살타....
작년.. 거의 전경기 출장에 가까운 풀타임을 뛰며 6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기에....
코칭 스탭 또한 당혹스러운 결과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도 2번 타순에서 말이다. ㅠ_ㅠ
그나마 위안거리는 좌투수 상대 성적이 좋다는 것인데....
기록을 자세히 보자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타율만 보자면 0.300으로 분명 좌투수에 강한 것처럼 보이는 기록이다.
그러나 10타수 3안타(정대현(두), 김창훈(두), 권혁(삼))....
그 나머지 7번의 아웃카운트중 무려 5번을 삼진으로 잃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병살타도 하나 추가.
이것은 무려 7번중 6번이나 팀에게 아무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며.....
2번 타순에게 기대하는 진루타나 작전 야구등을....
전혀 펼칠 수 없었다는 실망스런 결과를 말해주는 것이다.
팀 컬러와 코칭 스탭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2번 타순에 바라는 희망의 기대치는 진루타와 작전 야구의 수행능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0.269의 타율로도 그는 훌륭히 2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고....
8개 구단 최다의 희생번트 성공등 팀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한 뛰어난 2번 타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으로는 좌투수를 상대로 전혀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암튼.. 2011년 엘지 상대성적은 비교적 열세였는데....
0.204의 타율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득점권 타율(0.462)은 높기에....
한 감독은 일단 주키치를 감안.. 선발에서 제외하고 찬스때 기용하는 대타로서.....
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겠다.
물론.. 또 다른 기대를 걸었던 2번 타자가 아무 결과물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결과를 떠나서 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한상훈을 위해서도....
선발 제외.. 대타 출장은 적절한 기용이라는 생각이다.
그의 회복(?)과 약진....
진루타 부재에 시달리는 이글스에겐 정말 꼭 필요한 요건이라고 하겠다.
3. 끌고가라 그리고 길게 승부하라
먼저.. 각 카운트별 승부 결과를 보자.
타자에게 초구를 치지 말라는 것은 좋은 기회 하나를 빼앗는 것과 같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치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경우가 있다.
바로..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와 상대 투수가 흔들릴 때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한상훈의 경우는 전자라고 하겠다.
표에서 보듯.. 초구와 2구 이내 배팅이 이루어졌을 경우....
15타수 3안타 0.200으로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초구 공격의 경우 6타수 무안타에 병살타만 1개다.
타격감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초구는 무조건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차라리 이롭다.
그에 비해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갔을 경우인 2&2 혹은 3&2의 경우....
13타수 5안타 무려 0.385의 고타율을 기록중인데....
이것은 대부분의 타자가 자신의 타율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대단히 높은 수치이다.
결국.. 커트 능력과 선구안.. 둘 중 하나라도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둘 다 부족하다. ㅠ_ㅠ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 올리거나....
여러 슬럼프의 요인을 회복하는 방법은 선수마다 다르다.
그리고 저마다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처럼 팀이 한계 상황에 임박했을 경우는 그 처방도 달라야 한다.
한마디로 모든 루트와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를 선발에서 제외하기도 만만치 한다.
그만큼 우리의 선수층은 여전히 얇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일단 현재로선 이학준과 함께 분담하고....
그의 회복을 기다리는 것말곤 방법이 없다.
"짱구 아빠"의 약진....
정말 간절한 심정으로 기다려 본다.
4. 수비 쉬프트와 타석의 위치
우선.. 그가 부진을 겪고 있으며 타구 방향이 편중된 이유중 하나로....
수비 쉬프트의 압박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필자 생각에 그것은 애매하다.
자칫..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수비 쉬프트의 경우....
SK와 개막 2연전을 치른 이용큐의 전용 쉬프트를 돌아보게 되는데....
2:6.. 1:4로 연패를 당한 두 경기에서 모두 8타수 무안타를 기록....
팀 패배에 책임을 느낄만큼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용큐였었다.
특히.. 제2경기서 SK 수비 쉬프트에 진가를 확인하게 되는데....
4차례 모두 2루 땅볼과 플라이로 아웃 카운트를 얻어내며 완벽히 무력화시켜....
수비 명가의 명성이 헛말이 아님을 증명했던 것.
결국.. 이후 용큐는 최소한 SK 투수를 상대로는....
타석에 바짝 붙는 종전의 타격 위치를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음을....
애매한 표현으로 시사하기도 했었다.
비록.. 용규와는 사뭇 다르지만 한상훈 타석때도 종종 쉬프트를 볼 수 있다.
앞서 확인했던 타격분포도라면 쉬프트를 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거의 모든 타구가 1,2간 땅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암튼.. 쉬프트의 압박으로 1,2간 땅볼이 많아진 것인지....
1,2간 땅볼이 양산되자 쉬프트가 횡행하는지는....
누구보다 한상훈 자신이 가장 정확한 이해도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해법 또한 그에게 달려 있다고 하겠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타석에서의 위치를 조금 늘려 잡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한발이나 반발 정도 물러나도 좋을때 라는 의미이다.
<뒷발이 거의 라인에 붙고 앞발을 약간 오픈시키는 스탠스.. 제구된 몸쪽 볼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사실.. 지금처럼 타석에 바짝 붙는 방법은....
좌우 어느 한쪽의 선구안에 이로울 수도 있고 배터리에게 몸쪽볼 구사에 압박을 줄 수도 있겠지만....
제구력을 지닌 수준급의 투수들에게는 별로 이로울 것이 없는 위치이다.
아니.. 손해가 더 많은 위치이다.
그런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적당히 오픈 스탠스 형태를 취하기도 하지만....
그럴바에야 스스로의 장점을 지닌 스탠스를 유지한 채 조금 물러서는 것이 훨 나을 수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온갖 쉬프트를 뒤받침하는 몸쪽볼 구사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몸쪽볼에 많은 약점을 지닌 현 위치와 스탠스를 고집한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대처 방법 같지는 않다.
운이 좋아 몇 번 몸에 맞고 나갈 수는 있겠지만....
그 댓가로 잃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댓가가 무엇인지는....
안타까운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던 타격 분포도가 명확히 말해주고 있다.
<고동진과 장스나의 위치와 스탠스를 보면 쉽게 비교가 가능하다>
"짱구 아빠"
이글스의 붙박이 2루수이자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2번타자....
그의 현명한 대처와 빠른 회복을 기다려 본다.
5. 미안한 마음으로....
지금 이글스의 부진을 바라보는 시각엔 여러가지 이유들이 존재한다.
초반 믿었던 지냉이의 부진.. 이제 곧 방사할듯 싶은 배스와 선발진의 불안....
매 경기 우리를 실망시키는 실책과 주루미스 게다가 진루타의 실종 등등....
그중 진루타는 다소 소외된 기록에 가깝다.
타이틀로서 진루타 상은 들어본 적도 없으며....
뛰어난 진루타의 능력만으로 이름을 날리고 선발 자리를 보장받는 선수 또한 없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팀 플레이의 속성상.. 야구에서 진루타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짱구 아빠는....
오래도록 희생을 강요(?)당한 이글스의 차남에 가깝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8개 구단 최다 희생번트 성공....
경기 후반 공식이나 다름없던 대타 교체 등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올 해는 주장의 책무까지 얹어주었다.
특히.. 마음껏 배트를 휘두르며 선뜻 눈에 띄는 타율과 장타를 남긴 이대수가....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골글을 수상하고 상종가를 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상훈이 품었음직한 비장한 각오는 쉬 상상이 가기도 한다.
그도 분명.. 마음껏 휘두르고 싶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 마음껏 휘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필자는 염치없게....
다시 그에게 희생을 부탁하고 싶다.
아마 많은 이글스의 팬 또한 필자처럼 염치 없는 부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흔쾌히 들어주리라 기대해 본다.
"짱구 아빠"
부탁한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
진루타를 부탁해. ㅠ_ㅠ
by 투랑타랑
<그래.. 4구 이후의 너는 불방망이다 제발 날자꾸나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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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외감이 드는 포스팅에 간절함이 묻어나는 글입니다. 좋은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말 좋은 글입니다.
대단한 분석이네요 ~
투랑타랑 님의 식견에 저는 그저 감탄에 또 감탄합니다.
전문가 보다 훨씬 전문가적 입장의 글 잘보았습니다. ^^ 한화를 위해 우리 팬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ㅎ
전문가 출현!!!!
웬만한 기자보다도 가공할만한 데이타 분석과 글솜씨...ㅠㅠ 님 진짜 정체가 뭐세요?
한상훈이 작년만큼만하면 되는데... 아직 초반이니 조금더 지켜보자구요!! 승부욕은 대단한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