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
'믿음?.......'
주영을 만나고 오피스텔로 돌아온 성국은 쇼파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녀에게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라는 보연의 말,
그 말이 자꾸만 그의 머릿속에 맴돌아 쉽게 잠이 들지 못하게 했다.
성국은 얼음이 가득 담긴 잔에 술을 따라 마시며 초조한 듯 검지 손가락을 까딱인다.
어서 청혼을 해야 하는데.. 어서 그녀를 아내로 만들고 싶은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에게 가장 어려운 상대는 주영 하나인 듯 했다.
한참동안 생각에 빠져 있던 성국은 무거운 얼굴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들어서자 쌓여있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오는지
성국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꼼짝 하지 않고 누워있는데..
잠시후 똑바로 누우려는 성국의 시선을 가득 채우는 액자 하나,
그 액자 속 사진을 보며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입에 건다.
그 사진속 주인공은 당연히 주영이였다.
2년전 그녀를 잃고 몇날 몇일을 그녀의 집을 찾았던 성국이
끝내 인정을 받고 얻어왔던 그녀의 어릴적 사진이였다.
10살난 그녀의 사진을 빤히 바라보던 성국은 순식간에 무언가 떠오르는게 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주영은 잠에서 깨어났으면서도 눈만 말똥먈똥 뜬채로 침대에 뒹굴고 있었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까닭에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였다.
세수조차 하지 않은채, 베개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던 주영은
심심한지 몸을 틀어 침대 맡에 놓아둔 과자봉지를 집어 든다.
그걸 보자 어젯밤 과자만 한가득 사들고 왔던 그가 생각나 그녀의 입가에 작게 웃음이 터졌다.
한참 쿡쿡 거리던 주영이 과자봉지를 열으려는데 방문이 열리며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워 있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두다리를 접어 모은다.
엄마의 등장에 그녀는 특유의 귀여운 눈짓을 지어보였다.
"갑자기 딸보고 싶어서 올라온거예요?"
"후훗 아니 할말이 있어서.."
그녀의 엄마는 무언가 좋은일이 있는지 입가에 웃음을 한껏 머금고는
들어오자 마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에 주영은 순식간에 들고 있던 과자를 떨어뜨릴 뻔했다.
"오늘 선보기로 했다."
"엇...아..안돼요."
"안되긴 뭐가 안돼? 오늘 선볼꺼니까 그렇게 알아."
"저 사귀는 사람있어요."
"아 글쎄. 이번엔 사장아들이 아니라 진짜 사장이야.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있는 줄 알아? 잔말 말고 준비해."
"사..사귀는 남자도.. 그러니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도 사장이라고..
13년전 놓쳐버리고 엄마가 그렇게 아쉬워 했던 민회장 아들이라고..
그 말을 하려던 주영은 이내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예전부터 민회장 아들이라며 노래를 불렀던 엄마를 아는 탓에
만약 자신이 사귀는 남자가 성국이라고 하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망설여 진 것이다.
주영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자 그녀의 엄마는 완강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잔말 하지 말고 이쁘게 꾸며서 나가. 이번에도 놓치면 그땐 모녀간의 관계를 끊는거다."
"엄마!"
"그건 그렇고 저 과자는 다 뭐니? 애도 아니고..."
주영의 엄마는 침대 옆에 놓여있는 커다란 봉지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주영이 멋쩍은 듯 말했다.
"그러게요. 애도 아닌데.. 살찌라고 누가 이렇게 사다주더라구요. "
"살찌라고? 그러게.. 삐적마른 니가 뭐가 좋다고...민서방도 참.."
"네??"
주영은 듣지 못하도록 작게 혼잣말을 하던 그녀의 엄마는
되묻는 주영에도 불구하고 모른척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준비 하고 있어."
"엄마. 선보러 나가면 죽어요. 아니..어쩌면 맞선 상대자가 밟힐지도 몰라요."
"그럴리 없을테니 준비나 하고 있어."
주영의 간곡함에도 불구하고 끝내 할말을 다했다는 듯 나가 버리는 야속한 엄마,
닫히는 문을 보며 주영은 바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정말 난감했다. 선을 봐야 할지.. 어떨지..
만약 몰래 선이라도 보다가 걸리기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렇게 된다면 맞선남의 멱살이 잡히는 건 일도 아닐것이다.
아니 싹 굳어진 차가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볼지도..
주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가만히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
'그냥 내가 먼저 민성국씨 한테 결혼하자고 할까?'
"쿡쿡..."
순식간에 드는 엉뚱한 생각에 주영은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듯 웃어버렸다.
남편이 있다면 이런 고민따윈 하지 않을 텐데..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에게 고백을 해버릴까 하는 갑작스럽고도 깜찍한 발상을 만들어 낸 것이였다.
주영은 새빨개진 얼굴로 2년전 결혼하자고 했었던 성국을 떠올려본다
자신의 눈을 마주치지 않은채 은근슬쩍 키워서 결혼하겠다고 하던 그,,
그땐 결혼에 대해 부담스러워 은근슬쩍 그의 대답을 피했었는데
여전히 어린 나이의 그녀이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였다.
오히려 2년이란 공백기간 때문인지 하루라도 빨리 그의 아내가 되고 싶었다.
예전보다 그를 더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젠 그가 아닌 남자는 사랑할 자신이 없는 탓이였다.
주영은 자신이 생각하고도 쑥쓰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생각을 지우려는 듯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런데 순간 그녀의 폰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폰액정 속에 뜨는 [젊은오빠]라는 글자에 주영은 웃으며 폰을 받았다.
젊은오빠.. 그건 성국이 해놓은 것이였다.
"민성국씨...."
[일어났나? 못난이.]
"아까 일어났어요."
[콩우유는 먹었나?]
"어제 먹고 잤어요.."
어제 헤어지기 전 성국은 콩우유를 한가득 사줬었다.
아침, 점심, 저녁 꼬박꼬박 챙겨먹으라고..
[먹으니까 어때? 막 몸이 볼록볼록 나오려고 하지 않나?]
"몸이 볼록볼록 나와요."
[이런...쿡쿡 당장 보러 가야겠군...]
"그런데 민성국씨!!"
[왜?]
주영은 긴장을 했는지 침을 한번 삼키며 말했다.
"이건 제 친구일인데요.."
[응]
"제 친구가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떠밀리다 시피 선을 보게 되었대나 봐요.
민성국씨가 남자친구라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주 불쾌하겠지.]
"눈 감아줄 수 있을까요?"
[눈 감아주다니!!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고
당장 선자리를 쫓아가서 멱살부터 잡고 봐야지.]
"여...여자를요?"
성국의 불같은 말에 주영은 순식간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버렸다.
##
주영에게 전화를 걸었던 성국은 조심스레 물어오는 그녀 때문에 웃음이 나 죽을 지경이다.
그냥 자신이라고 하면 될것을 궂이 친구를 들먹이다니..
사실 선자리를 주선한 사람은 그녀의 엄마가 아닌 성국이였다.
그리고 그녀와 맞선을 보게 될 남자도 바로 자신,
어제 저녁 많은 생각을 한 끝에 끝내 청혼하기 위한 첫 테이프를 끊은 그인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청혼의 완벽한 시나리오는 이랬다.
먼저 그녀와 선보는 장소에서 마주한다.
놀란 그녀를 보며 능청스럽게 실망이라며 말한다.
그녀가 어쩔줄 몰라하면 큰 인심이라도 쓰는 듯 한가지 제안을 한다.
오늘 하루 자신이 하자는 대로 하면 용서해 주겠노라고..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면 바로 그녀와 함께 오피스텔로 간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청혼한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멋진 계획인지 성국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능청스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더욱 겁을 주기 시작했다.
"선이라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없을때만 하는건데..
그 친구는 어떻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도 선을 보나?"
[그래도 엄마가 막 떠밀면....]
"그래도 안되는 거야. 만약 그래도 어쩔수 없이 보게 되었다면
그 남자가 해주라는 데로 다 해줘야 해. 그건 알고 있나?"
............
성국은 계속적으로 그녀를 놀리며 자신의 손에 들린 사진 한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에게 하고픈 고백을 속으로만 되뇌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예쁜 아이, 평생 사랑할 자신있는데...나 믿고 따라와줄수 있겠어?'
##
선을 보기로 한 레스토랑에 약속시간보다 한 30분 먼저 도착한 성국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초조한지 계속 시계를 훔쳐봤다.
2층에 자리잡은 곳이라 그런지 창밖을 내려다보자 수많은 머리들로 가득했다.
성국은 혹시나 주영이 오게 되면 먼저 몸을 숨겨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창밖을 바라봤다.
겁이 많은 그녀가 자신을 보면 숨어버리진 않을까, 그는 내심 초조하기만 했다.
어느새 그의 앞에 놓인 물잔의 물이 비워져 버리고 시간이 10여분 남았다.
초조한지 다시 한번 손목시계를 훔쳐보던 성국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 때문에
심장이 달아날 지경에 이르렀다.
그녀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속이 다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
창밖으로 보이는 그녀가 레스토랑으로 들어오지 못한채 망설이더니
이내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성국은 갑작스런 상황에 놀랐는지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뛰어 내려가 그녀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분홍빛 원피스를 입은채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주영은 터벅터벅 걸으며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얀 핸드백을 뒤적이더니 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려는 듯 보였다.
성국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는지 그녀를 붙잡으려 좀 더 다가가려 하는데..
순식간에 진동하기 시작하는 자신의 폰 때문에 급하게 몸을 숨기며 전화를 받는다.
그녀였다.
"어. 서..성인 아가씨..."
성국은 최대한 목소리를 작게 했다.
[민성국씨...]
"응?"
[미안해요]
"뭐...뭐가?"
[그냥.. 미안해요.]
"가..갑자기 왜그래? 왜 울려고 그래?"
[그냥 미안해서요..]
성국을 두고 선을 볼 생각을 해서 그런걸까?
주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그냥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주영의 목소리에 성국은 가슴이 철렁 하는 기분인지
폰을 귀에 댄채로 빠른 속도로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늦어서 미안해요. 담엔 완결까지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ㅜ 완결싫어요 번외꼭꼭!! ㅋㅋ 담편 원츄@!!
억,, 벌써 완결이예요??ㅠ ㅠ 아쉽다,,ㅠ ㅠ
ㅜ 완결싫어요 번외꼭꼭!! ㅋㅋ 담편 원츄@!!
완결이 이럴게 빠르다니,ㅠ 안타까워요,ㅠ
완결이라니...휴가 다녀와서 보게 될것 같은데....그동안 삭제하는것은 아니겠죠...ㅜㅜ
ㅠㅠ 담편은 길게~~~써주세요..ㅠㅠ 2부도 잊지 마시구요,. 글구 된다면 3부도 플리즈~~~
와 . . 완결 . . -_ -꼬박꼬박 밤새면서 보고있었는데 완결이라니 ㅜ_ ㅠ 이어줘요 ~ ( 징그럽게 어리광은 -_ - )
정말 예측불허네요.~~ ㅋㅋㅋ 웃기당..ㅋㅋ
어떡해 완결될지 디게 궁금 ㅎㅎ 이렇게 빨리 완결이라니 쫌 아쉽기도 하네욧 ㅋ
어떡해 완결될지 디게 궁금 ㅎㅎ 이렇게 빨리 완결이라니 쫌 아쉽기도 하네욧 ㅋ
어떡해 완결될지 디게 궁금 ㅎㅎ 이렇게 빨리 완결이라니 쫌 아쉽기도 하네욧 ㅋ
어떡해 완결될지 디게 궁금 ㅎㅎ 이렇게 빨리 완결이라니 쫌 아쉽기도 하네욧 ㅋ
어떡해 완결될지 디게 궁금 ㅎㅎ 이렇게 빨리 완결이라니 쫌 아쉽기도 하네욧 ㅋ
★ , 작가님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ㅜㅠ? 저희집컴퓨터가망가지는바람에친구네서늘러붙어살았거든요ㅜㅠ 근데매일버디만붙잡고살다가소설일잊어버린거있죠 !!ㅋㅋ 너무재밌어요ㅜㅠ♡ 벌써완결이라니.. 작가님이쓰신소설한편도빼먹지않고다봤어요ㅇ _ㅇ , 역시재밌어요ㅋㅋ 완결편기대할게요~ 빨리써주세요ㅋㅋ
담편이완결이라니!!!!너무 빨라요~
뒤늦게서야 여시님의 소설을읽게되었네요^^ 처음부터 다른사람들과달리 늦게읽어서 어서어서 따라잡아야지 했거덩요..ㅋ 소설 너무재밋어요...잀으면서 눈물도많이흘렸구요,,ㅋㅋ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너무멋있어요~ 여시님화이팅!!
주영이 너무 순진하고 귀여워요>_<//ㅋㅋ 담편 완결이라니 너무 아쉬워요ㅠㅠ
완결 기대 되요>_<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2부..) 앞으로도 건필해주세요>_<
처음 꼬리말 남기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와 저도 이렇게 글을 잘 썼으면. 오늘 다 읽었답니다. 어휴. 눈아.
둘다.. 넘 좋아요.. 정말.. 그림이 그려집니다..ㅋㅋ 담편.. 빨랑 올려주세요... 앙큼2도.. 기대만빵..
계속 남깁니다 얼른얼른 써 주세용'-'
ㅋㅋ 성국이의 청혼 계획이 바뀌겠네요 ㅋㅋ 수련회갔다오자마자 여시님 소설보는 센스!! ㅎ 보고싶었어요 여시님♡
최고로 귀여운 커플이네요~~^ㅇ^
추천받고 소설읽었는데. 2일동안 87까지. ..... 억 !! 정말재밌어요 !!!!!!!!!!!!!!!!! ㅠㅅㅠ
재밌어요...ㅜ.ㅜ
몇주일동안1편부터87편까지다봤어요~^^ 요즘소설은거의고등학생들에관한소설밖에없더라구요..(귀여니의영향때문인가..) 그래서소설에목말라있었죠..수줍은여시님의소설덕분에소설에푹빠져있었어요~!그리고빨리완결내주세요~~~
에휴 참 ~ 주영이때문에 청혼할려던거망칠수도 잇겟네요 ㅋㅋ
움헤헤 ㅎㅎ 저는 오는 1시부터 지금까지 1편부터 87편까지 쭉 본 겁없는 아이랍니다 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요 ~ 중간에 꼴말을 달려고 했는데염;; 너무 재밌어서 얼른얼른 읽어서 거의 7시간 봤네요 ㅎ 전기세 많이 나오면 엄마한테 죽는데 ㅠ ㅠ 담편 올려주세요> < ♡ 재밌습니다!!
↑저두요 ㅋㅋ 아직까지 꼬릿말 한번달았어요 잠깐 나왔던 악녀이름이 윤선인데 제 이름도 윤선 ㅡㅡ... 막 즐겁게 보다가 끊기니까 너무 아쉽..ㅜㅜ 다음편 빨리 갔고 와주시길 바래요 ~ 작가님 진짜 재밋어요 ㅋㅋ
우와^^주영이 너무 귀여워요^^ 헤헤헤~ 그럼 소설열심히 쓰세요 화이팅!!
우리 작가님 최고입니다..乃너무 재밌어요~오랜만에 들어왔느데,..ㅎㅎ작지님 화이팅~!!